초저가에서 현지화로…C커머스의 한국 공략법

유통·생활경제 / 한시은 기자 / 2025-12-17 12:58:52
한국 온라인 소비 시장에 중국 이커머스 집결
알리, G마켓과 손잡고 사업 구조 재편
테무, L2L·식품 확대·김포 물류센터로 속도전

[소셜밸류=한시은 기자]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을 뜻하는 이른바 ‘C커머스’가 한국을 전략적 거점 시장으로 주목하고 있다. 높은 인터넷 보급률과 촘촘한 물류 인프라를 갖춘 데다, 온라인 소비가 이미 성숙 단계에 접어들어 신규 이커머스가 진입하더라도 별도의 시장교육이 필요 없다는 점 때문이다.


17일 하나은행 하나금융연구소가 발간한 ‘소비 환경 변화에 따른 소호 업종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소매 시장의 온라인 침투율은 50.4%로 집계됐다. 2020년 35% 수준이던 온라인 침투율은 코로나19 확산기였던 2022년 43%까지 상승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전체 소매 소비의 절반을 넘어섰다. 

 

▲ 알리익스프레스·테무 등 C커머스 플랫폼이 한국 시장을 겨냥한 현지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사진=AI 생성(Perplexity AI)

 

주요 유통업체 매출에서도 온라인 부문의 성장률이 오프라인을 웃돌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커머스를 중심으로 한 소비 구조 재편이 이미 가속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같은 환경을 바탕으로 C커머스는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초저가 전략으로 국내 시장에 진입했다. 최근에는 한국 소비 환경에 맞춘 현지화 전략으로 무게 중심을 옮기고, 법인 설립과 물류 거점 구축, 국내 셀러 연계 등을 통해 시장 침투 속도를 높이고 있다.

◆ 알리, 가격 경쟁 넘어 ‘플랫폼 전략’으로 진화

1세대 C커머스 ‘알테쉬’(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 가운데, 국내 시장에서 가장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곳은 알리익스프레스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신세계 계열 이커머스 플랫폼 G마켓과 손잡고 한국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알리바바인터내셔널은 신세계그룹과 합작법인(JV) ‘그랜드오푸스홀딩’을 설립하며 한국 사업 구조를 재편했다. 이 과정에서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는 G마켓과 함께 합작법인 산하로 편입됐다.

이는 G마켓이 보유한 물류 인프라와의 연계를 통해 배송 경쟁력을 강화하고,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보다 깊숙이 뿌리내리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서비스 측면에서도 현지화 행보가 두드러진다. 알리는 국내 전용 상품관 ‘케이베뉴(K-Venue)’를 통해 한국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우는 한편, 24시간 한국어 고객센터 운영과 3일 내 무료 배송 등 국내 이용자 편의에 맞춘 서비스를 확대했다.

최근에는 군제를 맞아 서울 성수동에서 체험형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온라인 중심의 쇼핑 이벤트를 오프라인 공간으로 확장해 소비자가 직접 참여하고 몰입할 수 있는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 테무의 승부수는 속도…물류 투자로 차별화

테무 역시 경쟁사 알리익스프레스의 성공 사례를 벤치마킹해 한국 시장 맞춤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 상품 전용 카테고리 ‘K스토어’를 개설하며 국내 생산·발송 상품 비중을 확대했다. 기존 중국 직구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올해 초 선보인 ‘L2L(Local to Local)’ 서비스도 같은 맥락이다. 현지에서 재고 관리와 주문·배송 역량을 갖춘 판매자가 직접 입점하는 방식으로, 국내 셀러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구조다.

취급 품목도 빠르게 넓히고 있다. 테무는 최근 ‘식품·식료품(Food & Groceries)’ 카테고리를 신설하고, 통조림과 음료 등 가공식품은 물론 과일·채소·육류 등 신선식품 판매까지 본격화했다. 비식품 중심이던 기존 포트폴리오에서 생활 밀착형 카테고리로 영역을 확장하려는 전략이다.

물류 인프라 투자도 눈에 띈다. 테무는 김포에 대규모 물류센터를 확보하며 배송 속도 개선에 나섰다. C커머스 기업 가운데 국내에 자체 물류 거점을 마련한 것은 테무가 처음이다.

이 물류센터는 연면적 약 16만5000㎡ 규모로, 상·저온 복합 설비를 갖춘 대형 시설이다. 인천국제공항과 김포국제공항, 인천항과 가까운 입지에 위치해 배송 리드타임 단축에 유리한 조건을 갖췄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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