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스코퓨처엠 배터리 음극재 공장/사진=포스코퓨처엠 제공 |
[소셜밸류=최성호 기자] 포스코퓨처엠이 이차전지 핵심 소재인 음극재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대규모 투자에 나섰다. 핵심 원재료인 구형흑연의 국산화 생산 기반을 구축함으로써, 중국에 치우친 공급망 구조를 해소하고 장기적 수익성과 전략적 자율성을 확보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번 투자는 단순한 설비 확장이 아닌, 글로벌 배터리 공급망 재편 속에서 ‘자원 확보-가공-생산’으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 완성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3,961억 원 들여 ‘카본신소재’ 설립
포스코퓨처엠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국내에 구형흑연 전문 생산 법인 ‘카본신소재’를 신설하고 3,961억 원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오는 2027년부터 본격 양산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퓨처엠이 집중하고 있는 흑연 음극재는 리튬이온배터리 성능과 직결되는 소재로, 전체 배터리 소재 중에서도 기술적 난이도가 높다. 특히 구형흑연은 천연흑연을 가공해 둥글고 매끄러운 입자로 만든 중간재로, 배터리의 수명·충전속도에 큰 영향을 미친다.
현재 전 세계 구형흑연 생산의 99%가 중국에 집중돼 있다. 특히 가공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 문제가 커지면서 서방국가들은 생산기지를 중국에 의존해왔다.
최근 미·중 갈등 격화와 함께 중국이 흑연에 대해 수출 규제 조치를 단행하며 공급망 안정성이 흔들리고 있다. 이에 따라 구형흑연 내재화는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배터리 제조국가들의 과제로 떠올랐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흑연 음극재를 양산 중인 포스코퓨처엠은 중국산 저가 공세로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된 상황이다. 가격 하락은 원가 부담으로 이어지고, 이에 따른 영업이익률도 감소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포스코퓨처엠은 원가 절감을 통한 수익성 회복과 공급 안정성 확보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해 내재화 전략을 본격화한 것이다.
"중국이 사실상 독점… 글로벌 리스크 커져"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히 포스코퓨처엠 단독 투자로 끝나지 않는다. 포스코그룹은 이미 아프리카, 호주 등에서 천연흑연 광산 확보에 나서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한 자원개발-중간재 가공-최종제품 제조로 이어지는 전방위 배터리 소재 밸류체인을 구상하고 있다.
아프리카에서 수입한 인상흑연을 국내서 구형흑연으로 가공하고, 이를 포스코퓨처엠이 다시 음극재로 생산하는 완전 자립형 구조가 실현될 경우, 한국 배터리 산업의 소재 자립도는 획기적으로 상승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투자가 포스코퓨처엠의 중장기 실적 개선 뿐 아니라 한국 배터리 산업 전체의 경쟁력 제고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공급망 안정성을 기반으로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주요 고객사뿐 아니라 북미·유럽 고객사 유치에 유리한 위치 확보 가능하고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라 비중국 소재 공급망 확대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내재화를 통한 수출에 필요한 기준을 맞추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쟁 격화와 공급망 리스크를 고려할 때 소재 내재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포스코퓨처엠이 가장 먼저 시동을 걸었다는 점에서 상징적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포스코퓨처엠의 3,961억 원 투자는 단순한 설비투자를 넘어 ‘소재 독립’이라는 산업 대전환의 초석이다. 배터리 소재 패권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포스포 그룹은 자회사를 통해 지금 국산화와 공급망 자립화라는 ‘생존 해법’을 현실로 옮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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