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 부적절 운영, 모니터링도 제대로 안해
자회사 GA도 불법행위로 최근 기관주의 및 과태료 제재
[소셜밸류=황동현 기자] 대형 생명보험사인 KB라이프생명이 자금세탁방지(AML) 의무를 소홀히 한 사실이 금융당국 검사 결과 드러났다. 고위험군 고객과의 거래에서 자금 출처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는 등 보안 체계에 허점이 발견되면서, 그동안 강조해 온 ‘내부통제 강화’ 구호가 무색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KB라이프생명에 대한 검사를 통해 자금세탁방지 및 고객확인 의무 위반 사실을 적발하고, 이와 관련 이미 퇴사한 전 임원(준법감시인)에게 ‘주의 상당’의 제재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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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라이프생명보험 본점 전경/사진=KB라이프 제공 |
다만, 금감원은 이번 사안에 대해 회사 차원의 ‘기관 제재’는 부과하지 않았다. 위반 사례가 발생한 시점이 푸르덴셜생명과 KB생명의 합병 초기, 구법인의 전산 시스템을 교체하고 통합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점을 고려한 결과다.
KB라이프는 고객확인을 위해 고객의 자금세탁행위 등 위험을 평가하는 절차와 방법을 이미 마련했음에도 시스템 설계·운영의 부적절과 모니터링 미흡 등의 사유로 2022년 1월부터 2024년 2월까지 일부 고객에 대한 위험평가를 수행하지 못하는 등 고객위험평가관련 절차와 업무지침을 부적정하게 운용했다. 그 결과 고위험 고객이 식별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됐다.
고객확인 의무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사실도 드러났다. 2022년 1월부터 2024년 2월까지 대량의 현금 거래가 빈번한 대부업자와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가 지정한 고위험 국가의 외국인 고객 수십명을 ‘고위험군’으로 제대로 식별하지 않았다. 특히 이들과 보험약관대출 등 수억원대 금융거래를 하면서 거래 목적이나 자산의 원천 등 추가 정보를 확인해야 하는 ‘강화된 고객확인(EDD)’ 절차를 생략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외에도 자금세탁방지 내부통제와 관련 ▲비거주자 고객확인 업무절차 ▲고객확인 정보 관리 및 적정성 점검 ▲요주의 인물 여부 확인절차 ▲고객위험평가 업무 운영 ▲의심스러운 거래 모니터링 체계 ▲신상품에 대한 사전위험평가 체계 등이 미흡한 사실이 확인돼 이의 개선을 요구받았다.
금감원 관계자는 의심스러운 거래모니터링 부실 관련 "거래 추출기준의 유효성에 대한 구체적인 점검기준과 절차를 마련하여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그 결과에 따라 추출기준을 개선해야 한다"며 "고액현금거래보고 회피목적의 현금 분할거래를 효과적으로 식별할 수 있도록 추출기준을 신설하는 등 의심스러운 거래 모니터링 체계를 강화하여 한다"고 주문했다.
◇ 자회사 GA 이슈까지… ‘내부통제’ 시험대
KB라이프생명은 이번 AML 위반 외에도 최근 자회사형 법인보험대리점(GA)인 KB라이프파트너스가 부당승환계약 등으로 기관주의와 과태료 처분을 받는 등 겹악재에 직면했다.
금감원 검사 결과 △보험계약의 체결 또는 모집에 관한 금지행위 위반(부당 승환계약 체결 및 비교안내 불철저) △보험계약의 체결 또는 모집에 관한 금지행위 위반(허위·가공의 보험계약 모집) △특별이익의 제공 금지 등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KB라이프파트너스는 2023년 7월부터 2024년 8월까지 모집한 신계약 중 6416건에 대해 동종·유사 상품의 비교 설명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 또, 10만건이 넘는 신계약이 발생하는 동안 분기별로 단 2건의 점검만 실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합 이후 조직 관리 체계가 영업 현장까지 충분히 작동했는지에 대한 의문으로 이어지는 대목이다.
시장에서는 통합 3년 차를 맞은 KB라이프가 외형 성장에 치중하느라 내부 통제라는 ‘내실’을 놓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이번 자금세탁방지 규정 위반은 금융회사의 기본인 ‘신뢰’와 직결되는 만큼, 전사적인 시스템 재점검과 임직원 교육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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