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밸류=이정근 기자] 그리드엔터테인먼트 연습생들의 데뷔를 향한 6개월간의 여정이 예상 밖의 결말을 맞았다.
최종 목표였던 데뷔는 성사되지 않았고, 같은 출발선에서 달려온 연습생들은 꿈을 계속 붙잡을지 새로운 길을 찾을지를 두고 각기 다른 선택의 순간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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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어도 아이돌'./사진=채널 '죽어도 아이돌' |
지난 17일 유튜브 채널 ‘죽어도 아이돌(Idol Till I Die)’에서 공개된 최종회에는 6개월간 진행된 신인개발 프로젝트의 마지막 과정이 담겼다. 연습생들은 최종 평가까지 치열하게 달려왔지만 회사는 현 단계에서 데뷔를 추진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성장 가능성은 충분하지만 대중 앞에 정식으로 나서기까지 추가적인 준비가 필요하다는 판단이었다.
마지막 평가를 준비하면서 여섯 연습생은 그동안의 이야기를 자신들의 손으로 음악에 옮겼다. 기존 곡을 받아 연습하는 대신 직접 제작 과정에 참여해 하나의 자작곡을 완성하는 과제에 도전했다.
오준희와 루카스, 매튜가 각각 아이디어를 내놓은 가운데 멤버들은 논의를 거쳐 오준희가 만든 비트를 선택했다. 이를 토대로 여섯 명이 함께 작업을 이어가며 최종적으로 ‘SPARK’라는 곡을 탄생시켰다.
작업 방식 역시 이전과 달랐다. 멤버들은 녹음 과정에서 서로의 파트를 듣고 의견을 나누는가 하면 직접 디렉션까지 주고받으며 결과물을 다듬었다. 완성된 데모를 확인한 심혜진 대표는 특정 멤버에게 무게가 쏠리지 않고 여섯 명의 참여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졌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마지막 월말평가에서는 더욱 현실적인 시험이 기다리고 있었다. 회사 내부에서 관계자들에게 평가받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직접 거리로 나가 일반 관객을 상대하게 된 것. 데뷔 이후 실제로 만나게 될 대중 앞에서 자신들의 경쟁력을 확인해야 하는 최종 실전 무대였다.
공연을 만드는 과정부터 연습생들이 직접 뛰었다. 시민들에게 공연 정보를 알리는 것을 시작으로 홍보물과 SNS 활용 방법을 고민했고, 어떤 방식으로 관객에게 자신들을 소개할지도 함께 결정했다. 무대 구성까지 스스로 준비한 이들은 밤 늦게까지 연습을 거듭하며 마지막 평가에 모든 것을 쏟았다.
공연에서는 여섯 연습생이 아이돌을 꿈꾸게 된 각자의 사연도 공개됐다. 차이진신은 세 번째로 K-팝 아이돌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며 이번 도전에 남다른 절박함을 드러냈다. 사무엘은 독일, 매튜와 루카스는 캐나다에서 한국으로 건너와 연습생 생활을 선택한 이유를 이야기했다. 오랜 기간 데뷔를 준비해온 오준희와 새롭게 팀에 들어온 이기범도 자신이 무대에 서고 싶은 이유를 솔직하게 전했다.
이어 멤버들은 안무 제작에 직접 참여한 연습곡과 자작곡 ‘SPARK’로 그동안 준비해온 결과물을 관객들에게 보여줬다. 특히 ‘SPARK’는 쉽게 사그라지지 않는 데뷔에 대한 열망과 지난 시간 동안 품어온 감정을 담아낸 곡이라는 점에서 여섯 명에게 각별한 의미를 지녔다.
공연은 마무리됐지만 연습생들의 표정은 밝지만은 않았다. 연습 과정에서 만들었던 완성도를 실제 무대에서 모두 보여주지 못했다는 아쉬움 때문이었다.
루카스는 더 좋은 무대를 만들 수 있었다는 생각 때문에 공연 직후 멤버들이 쉽게 말을 꺼내지 못했다고 밝혔다. 사무엘 역시 긴장으로 준비한 만큼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며 자책했다. 매튜도 평소 보여줄 수 있는 역량의 절반 정도에 그친 것 같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리고 6개월의 운명을 결정하는 최종 발표가 이어졌다. 결과는 데뷔 무산이었다.
심혜진 대표는 처음 정했던 프로젝트 기간이 끝난 상황에서 현재 멤버들을 곧바로 데뷔시키는 것은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회사가 기대하는 수준은 물론 실제 대중 앞에서 경쟁해야 하는 아이돌로서의 준비가 아직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였다.
다만 이번 결과가 연습생들의 가능성을 부정하는 의미는 아니었다. 심 대표는 여섯 명 모두 발전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데뷔 일정조차 정하지 못한 상태에서 계약만 연장해 연습생들을 무작정 기다리게 하는 방식은 선택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대신 결정권을 연습생들에게 돌려줬다. 다시 회사에 남아 다음 기회를 준비할 수도 있고, 연습생 생활을 정리한 뒤 자신의 또 다른 미래를 찾아갈 수도 있도록 했다. 6개월 동안 모두가 함께 바라봤던 하나의 목표가 사라지자 연습생들 앞에는 처음으로 서로 다른 길이 펼쳐졌다.
가장 현실적인 고민은 시간이었다. 차이진신은 중국으로 돌아가면서 23세라는 나이를 언급했다. 다시 데뷔가 미뤄질 경우 아이돌이라는 꿈을 언제까지 이어갈 수 있을지 확신하기 어렵다는 고민이었다.
사무엘 역시 선택의 기로에 섰다. 독일로 돌아가 대학 생활을 시작하는 방안과 한국에서 모델 활동을 이어가는 길, 다시 연습생으로 남아 데뷔에 재도전하는 선택지를 놓고 고민했다.
루카스와 매튜는 서로의 미래까지 생각하며 깊은 대화를 나눴다. 루카스는 매튜가 가진 실력을 인정하면서 자신 때문에 그의 데뷔 가능성이 영향을 받는 상황을 원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털어놨다. 결국 그는 캐나다로 돌아가는 쪽을 택했다.
하지만 떠남이 반드시 포기를 뜻하는 것은 아니었다. 중국으로 향했던 차이진신은 고민 끝에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다. 현실적인 이유로 잠시 꿈과 거리를 뒀지만 결국 아이돌에 대한 열망을 외면하지 못한 선택이었다.
‘죽어도 아이돌’의 마지막은 화려한 데뷔 쇼케이스도, 최종 멤버 발표도 아니었다. 오히려 데뷔에 실패한 뒤 연습생들이 마주해야 하는 현실을 정면으로 보여주는 데 집중했다.
아이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노력과 성장은 필수지만 그것만으로 데뷔가 보장되지는 않는다. 수개월 또는 수년을 투자하더라도 회사의 판단과 시장의 기준을 통과하지 못하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갈 수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그동안 쉽게 조명되지 않았던 연습생 세계의 불확실성을 여섯 명의 실제 선택을 통해 드러냈다.
그럼에도 6개월은 완전한 실패로만 남지 않았다. 여섯 연습생은 월말평가와 실전 미션을 거치며 무대 경험을 쌓았고, 마지막에는 직접 음악과 공연을 만들어 대중 앞에 서는 단계까지 나아갔다. 데뷔라는 결과에는 닿지 못했지만 각자가 앞으로 어떤 길을 선택할지를 판단할 수 있는 경험을 얻었다.
같은 꿈으로 시작했던 여섯 명의 방향은 이제 달라졌다. 누군가는 고향으로 향했고, 누군가는 새로운 가능성을 고민했으며, 떠났다가 다시 돌아와 도전을 선택한 이도 있다.
한편 '죽어도 아이돌'은 각기 다른 선택을 한 여섯 연습생들의 모습이 교차돼 향후 이들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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