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상장사 내부 통제 신뢰 훼손”…법정 구속은 면해
남양유업 “경영권 변경 전 개인 행위…현 체제와 무관”
[소셜밸류=한시은 기자]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이 회사 자산 사적 유용과 거래처 리베이트 수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이현복)는 지난 29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홍 전 회장에게 징역 3년과 43억7600만원의 추징을 선고했다. 다만 고령과 건강 상태를 고려해 법정 구속하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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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이 2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
재판부는 홍 전 회장이 남양유업 거래업체 4곳으로부터 약 43억7000만원의 리베이트를 수수한 혐의(배임수재)와 법인 소유의 고급 별장·차량 등을 사적으로 유용해 회사에 총 30억원의 손해를 입힌 혐의(특경법상 배임)에 대해서 유죄로 판단했다. 홍 전 회장이 회사 자산을 개인 용도로 활용하며 상장기업으로서의 내부 통제 시스템을 훼손했다는 지적이다.
반면 검찰이 제기한 일부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 또는 면소 판단이 내려졌다. 남양유업이 납품 과정에서 중간업체를 끼워 넣어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는 배임 혐의에 대해 재판부는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회사 손해를 초래한 행위로 단정하기 어렵다”며 무죄 판단했다.
또 감사 급여를 돌려받아 비자금으로 조성했다는 횡령 혐의 역시 “적법한 절차에 따른 감사 선임과 보수 지급으로 볼 수 있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광고 대행 수수료를 지급한 뒤 반환받았다는 혐의는 공소시효 만료를 이유로 면소 판단했다.
코로나19 시기 자사 제품 ‘불가리스’가 항바이러스 효과가 있다고 광고하는 데 관여했다는 혐의와 수사 과정에서 증거 인멸을 교사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도 “범죄 사실이 충분한 증명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사촌 동생을 납품업체에 취업시켜 급여 6억원을 받게 한 혐의(배임수재) 역시 근로의 대가로 판단돼 처벌 대상이 아니라고 봤다.
재판부는 양형 사유와 관련해 “피고인이 재직 기간 중 남양유업이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달성하는 성과를 내는 등 정상 참작할 사정이 있다”면서도 “유죄로 인정되는 피고인의 범행 규모가 74억원에 달하고, 이 같은 행위가 회사가 제3자에 인수되는 배경 중 하나가 되기도 해 실형을 선고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회사 자금 약 37억원을 사적으로 사용한 혐의로 기소된 홍 전 회장의 부인 이운경 전 고문과 홍진석 전 경영혁신추진담당(상무), 홍범석 전 외식사업본부장(상무보)도 이날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이 전 고문에게는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 홍 전 상무에게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홍 전 상무보에게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이 선고됐다.
앞서 검찰은 결심 공판에서 홍 전 회장에게 징역 10년과 추징금 약 43억원을 구형한 바 있다. 홍 전 회장은 구속기소됐다가 지난해 5월 보석으로 석방돼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아왔다.
한편 이날 남양유업은 입장문을 통해 “이번 사안은 경영권 변경 전 특정 개인의 행위와 관련된 이슈”라며 “현 지배구조와 경영 체계와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의 안정적인 경영 기조나 사업 운영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과거 회사에 중대한 부담으로 작용해 왔던 오너 리스크가 제도적으로 마무리되는 계기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남양유업은 지난 2024년 1월 사모펀드 한앤컴퍼니로 최대주주가 변경되며 기존 오너 체제와의 단절을 공식화했다. 이번 재판 역시 경영권 변경 이후 진행된 내부 점검 과정에서 과거 경영진의 위법 정황을 회사가 확인하고, 이를 토대로 수사기관의 본격적인 수사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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