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경영 스타일에 딱 어울리는 리더십을 지닌 점에서 일맥상통
척박한 땅에서도 뚝심으로 강한 생명을 꽃 피우던
LG그룹의 기업가 정신을 물려 받은 점에서 닮은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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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LG그룹 회장(가운데)이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왼쪽),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오른쪽)과 지난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6경제단체·기업인 간담회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
[소셜밸류=김완묵 기자] 최근 경찰이 구광모 LG그룹 회장 상속을 둘러싼 과정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발표하면서 LG가 모녀의 고발사건은 해프닝에 그칠 가능성이 높아졌다. LG그룹 구성원이나 투자자들 또한 LG그룹의 안정적인 성장을 기대하는 사람들에겐 굉장한 희소식이 될 것임에 틀림없다.
더 이상의 흔들기는 없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 하지만 LG가 모녀가 이런 경찰의 판단에 이의신청을 내면서 다시 한번 검찰의 판단을 받게 돼 안타까운 여운을 남기게 됐다. LG가 모녀가 일으킨 상속 분쟁이 구본무 선대회장이 타계하신 2018년 이후 7년이 지난 시점에서도 클린하게 마무리가 되지 않은 셈이다.
검찰은 더 이상 LG그룹이 상속분쟁과 그에 따른 불확실성에 휩싸이지 않도록 바른 판단으로 사건을 잘 마무리하기를 촉구한다.
기업의 경영은 무엇보다 확실한 지배구조와 로드맵이 생명이다. 7년 전의 사건을 소환해 불확실성을 유발하는 것은 누가 봐도 바람직하지 않다. 그런데도 많은 이해관계자들의 희망과 바람에도 고 구본무 LG그룹 선대회장의 부인 김영식 여사와 장녀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는 구광모 회장에게 구본무 선대회장의 LG 지분을 상속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있다는 소송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사건의 법적인 분쟁은 오래된 사건을 소환하는 문제도 있지만 선대회장의 좋은 뜻을 훼손하는 측면도 있다. 돈이나 권력보다도 더 중요한 게 선대회장의 유지를 명예롭게 이어가는 것일 게다.
선대회장의 유지는 어느 특정한 자손이 많은 돈과 권력을 갖는 것보다는 LG그룹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고 성장시켜 국가경제를 부흥하며, 사회의 이해관계자에게 부와 가치를 공정하게 환원하는 것일 게다. 사소한 지분 싸움을 위한 법적 분쟁과 진흙탕 싸움으로 가는 것을 원하지 않으셨을 것이다.
LG그룹 구광모호는 지난 2018년 6월에 출범한 이후 딱 7년을 넘기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가 글로벌 산업의 중심에 있었을 때는 대단한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도 했지만, 전기차시대가 캐즘으로 돌아선 요즘은 도약을 위한 암중모색의 단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LG그룹은 LG에너지솔루션과 LG화학을 중심으로 선대회장 시절부터 한국 2차전지와 전기차 산업을 일으키고 성장시키는 가장 중심에 선 기업집단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두 기업의 노력과 LG그룹의 헌신적인 노력이 없었다면 과연 한국의 전기차와 2차전지 산업이 명함이나 내밀 수 있었겠는가.
지금은 중국 정부의 지난 10여 년간 집중적이고 편파적인 지원으로 CATL, BYD(비야디) 등이 득세를 하고 있지만, 선대회장과 구광모 회장의 대를 이은 노력으로 서방진영의 배터리산업은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캐즘을 넘긴 시점에 전기차 시장이 정상화될 경우 두 회장의 노력은 다시 한번 빛을 발하리라 확신한다.
구본무 선대회장도 그렇지만 구광모 회장의 리더십은 한국 경제에서 '막걸리에 뚝배기'처럼 모나지 않은 경영으로 국가경제와 서민들의 든든한 동반자가 되고 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단단한 브랜드 이미지를 갖고 있다.
이들 두 부자는 대중에 잘 나타나지는 않는 편이지만, 뚝배기나 질화로와 같은 LG그룹 경영 스타일에 딱 어울리는 리더십을 지닌 점에서 일맥상통한다. 척박한 땅에서도 뚝심으로 강한 생명을 꽃 피우던 LG그룹의 기업가 정신을 물려 받은 것에서 이들 두 부자만큼 닮은꼴이 또 있을까.
요즘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을 비롯해 김동관, 김동원, 김동선 3부자의 경영이 빛을 발하고 있다. 오랜 세월 바닥을 단단하게 다진 후 그 잠재력을 마음껏 뽐내며 만개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는 느낌을 갖는다. LG그룹도 마찬가지다. 지금 세계 경제의 격변기를 넘기고 잘 이겨낸다면 아마도 머지않은 시절에 만개하는 꽃을 다시 볼 수 있을 것이다.
그 분야는 역시 배터리산업과 IT 전자-전장산업, 화학산업 등이 될 전망이다. 그러나 개념 없이 지속되는 법적 분쟁은 그룹에 시련의 불씨가 될 수 있다. 성장의 불씨가 되기 위해 안팎으로 힘을 모아야 할 때 힘을 분산시키고 낭비하는 소모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소리다.
지난 23년 칼럼에서도 지적했지만 기업의 경영은 물 들어올 때 힘차게 노를 저어야 속도를 더해 나아갈 수 있다. 어떤 연유든 뒤늦게 상속권 분쟁을 벌이는 것은 안타깝게 이른 나이에 돌아가신 구본무 선대회장의 유지에도, 구인회-구자경 선친의 경영철학에도 어울리지 않는 행위가 될 것이다.
한치의 양보도 없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비상시국에서 상속권 분쟁은 더더욱 어울리지 않는 용어다. LG가의 단합되고 단단한 경영철학과 지혜가 필요할 때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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