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월드컵 4강 신화가 현재진행형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아낌없는 응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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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후(현지시간) 무스카트 술탄 카부스 경기장에서 열린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대한민국과 오만의 경기에서 3-1로 승리를 거둔 대표팀 손흥민이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제공 |
[소셜밸류=김완묵 기자] 2026년 6월에 개최되는 북중미 월드컵에 승선하기 위한 본격 티켓싸움이 시작됐다. 3차 예선을 위한 조별리그에서 2위 안에 들 경우 본선에 직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제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은 B조에서 팔레스타인, 오만, 요르단, 이라크, 쿠웨이트 등 나머지 5팀과 경쟁을 벌인다. 이미 팔레스타인, 오만과 경기를 해 승점 4점을 획득했지만 분위기는 썩 좋은 편이 아닌 것 같다.
홍명보 감독(55)을 선임하는 과정이 매끄럽게 진행되지를 못했고 축구협회에 대한 팬들의 시선이 좋지 않다 보니 전폭적인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이런 어수선한 상황에서도 그나마 오만과의 원정 경기에서 뒤늦게 터진 2골로 인해 다시금 희망의 싹이 트고 있다. 월드컵 본선 진출은 물론 한국 축구를 되살려야 한다는 막중한 과제를 해결할 수도 있다는 희망감이다.
우리나라 축구 대표팀은 2002월드컵 4강의 신화를 만들었지만 그 이후 성적들은 기대치가 높아진 점을 감안해도 썩 좋은 결과를 내지 못했다. 이후 진행된 5번의 월드컵 본선에 꾸준하게 올랐지만 16강에 들지 못하는 경우가 3번이나 있었고 2번은 턱걸이 하는 수준에 그쳤다. 당연히 8강에조차 드는 꿈은 사치로 여겨졌다.
이에 비해 일본축구는 눈에 띄게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예선에서도 압도적인 실력으로 '탈아시아'를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런 일본축구의 실력이라면 본선 진출은 물론 본선에서 8강 이내 드는 것이 허황한 꿈은 아닌 것 같다.
우여곡절 끝에 홍명보 감독이 취임했지만, 현 시점에서 외국인보다는 국내파가 한국축구를 이끌 시점이 왔다는 지적과 함께 가장 좋은 실력을 가진 국내파 감독이라면 홍명보가 제일 먼저 거론된다는 점에서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본다. 하지만 그의 어깨에는 논란을 잠재울 실력 발휘와 함께 한국 축구를 월드컵 8강 수준으로 끌어올릴 잠재력을 키워야 한다는 과제가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한 경기 한 경기 그저 이기는 경기를 구상해서는 안 된다. 한국 축구선수들이 가진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올릴 전술과 전략을 구상하고 맞춤형 훈련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아울러 한국 축구선수들이 가장 잘하고 잘 소화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서 이를 잘 정착시켜야 한다. 어떤 감독이 와도 곧바로 적용할 수 있는 교본으로 전수돼 선수들이 빠른 시간 안에 최상의 컨디션을 발휘할 수 있는 시스템화가 됐으면 한다. 아울러 상대팀의 전술 변화에도 빠르게 적응하고 대응할 수 있는 탄력적인 현대 축구로 정교화시켜야 할 것이다.
사실 한국 축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교본은 이미 히딩크 감독 시절 만들어졌다고 본다. 그게 기존 감독들에게는 묻혀져 있었고 과거 홍명보 감독이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잘 활용을 못했다고 본다. 이제 다시 꺼내 쓸 때가 되었다. 다만 현대 축구에 맞는 흐름으로 재탄생시키는 과정이 남았다고 할 수 있다. 홍 감독은 2002년 월드컵에서 주장으로 활약을 했고 누구보다 히딩크 감독의 지휘체계를 잘 숙지했던 만큼 현 추세에 맞게 업그레이드된 복원이 가능하다고 본다.
여기에 현재 주장을 맡고 있는 손흥민(32)은 이번 월드컵이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각오로 최선을 다하고 있어 고맙게 느껴진다. 2014년 브라질 대회부터 2018년 모스크바, 2023년 카타르를 이어 4번째 맹활약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그는 오만전에서 이미 진가를 발휘하며 승리를 책임지고 있다. 그의 지칠 줄 모르는 체력의 비결이 다른 선수들에게도 전수됐으면 하는 생각도 있다.
아울러 차세대 주장이 될 이강인(23)에 대한 기대도 크다. 창의력을 중시하는 신세대답게 아름다운 축구를 한다는 인상을 받는다. 그는 양민혁 선수(18)와 같은 나이 어린 재기발랄한 선수들을 잘 이끌면서도 손흥민과 같은 선배 선수들과의 화합에 부응해야 하는 무거운 책무를 안고 있다. 신-구 조화의 연결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라운드에서 메시와 같은 연결점 역할을 잘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라운드 밖에서도 화합을 다지는 촉매제 역할이 기대된다.
이천수 전 축구 국가대표 선수는 "분위기를 정말 좋게 해갖고 이겨야 되는데 시작 전부터 분위기를 안 좋게 만든 거는 어른 책임이다"며 "항간에 '(협회가) 정신을 차리려면 차라리 월드컵을 떨어져야 된다'라는 의견이 있다는 말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우리 국민들이 염원하는 월드컵 본선 진출과 대활약을 감안한다면, 이제 성난 축구팬들도 축구협회를 향한 질타는 일단 뒤로하고, 앞으로의 우리 대표팀 경기에 아낌 없는 응원을 해주고 이를 통해 큰 성과가 나길 기도할 때라고 본다.
당장 10월에 맞붙을 상대는 요르단(10일), 이라크(15일)로서 한국 축구가 무난하게 3차 예선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꼭 넘어서야 하는 팀들이다. 한국에서 또는 적지에서 뜨거운 응원의 함성이 울려 퍼지길 기대한다. 한국 축구가 자중지란이라고도 볼 수 있는 혼란에 빠져 지척거릴 때가 아니다. 2002 월드컵 4강 신화가 결코 우연이 아니라 실력이었음을 보여줄 때가 되었다. 그리고 계속해서 자랑스런 신화로 이어갈 수 있도록, 현재진행형이 될 수 있도록 응원의 마음을 하나로 모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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