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은 경기침체 가능성을 주가에 더 공격적으로 반영할 수도
11월 기준금리가 50bp 인하될 확률과 25bp 인하될 확률이 반반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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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증시는 23일(현지시간) 금리 빅컷 이후 뚜렷한 방향성을 찾지 못하고 소폭 상승에 그쳤다. 사진은 뉴욕증시 입회장에서 일하는 트레이더들의 모습/연합뉴스 제공 |
[소셜밸류=김완묵 기자] 미국 뉴욕증시는 이날 발표한 경기지표갸 대체로 부진한 가운데 다우 지수는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장중은 물론 마감가 역시 신고가 행진이다. S&P500지수는 마감가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를 터치하며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다만 나스닥과 반도체 지수는 이날 상승세를 보였지만 아직 최고치와는 거리가 있는 모습이다.
23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61.29포인트(0.15%) 오른 42,124.65를 기록하며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6.02포인트(0.28%) 높은 5,718.57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장보다 25.95포인트(0.14%) 상승한 17,974.27을 나타내며 장을 마감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전장보다 25.75포인트(0.51%) 오른 5,025.81을 가리키며 마쳤다.
주요 종목으로는 애플이 0.7% 내린 것을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가 0.4%, 구글의 알파벳이 1.0% 하락 마감했다. 이에 비해 엔비디아는 0.2%, 아마존닷컴 1.1%, 메타 0.5%, 브로드컴 1.0%, 테슬라 4.9%, 넷플릭스 0.6%, AMD 0.5%, ARM이 2.0% 상승하며 마감했다.
이날 미국 국채금리는 소폭 상승하고 있다. 현지시간 오후 3시 59분 현재 10년물이 전날보다 0.019(1.9bp) 상승한 3.747%를 나타내고 2년물이 전날보다 0.013%포인트(1.3bp) 오른 3.587%를 기록하고 있다.
외신과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국 뉴욕증시는 이날 전반적으로 보합권에서 좁게 오르내리며 숨 고르기를 이어간 장세였다. 미국 제조업 업황이 예상보다 더 악화했고 서비스업도 둔화한 가운데 금리인하 이후 뚜렷한 재료가 나오지 않으면서 방향성은 흐려졌다는 분석이다.
연준이 금리인하 주기를 개시했고 향후 3% 중반 정도까지 기준금리가 내려가는 것은 기정사실로 시장이 여기면서 새로운 촉매제가 부족한 상황이다. 그간 시장은 금리인하 기대감으로 주가를 밀어 올렸지만 실제 금리인하가 시작되니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충족시킬 재료가 부족한 것이다.
9월 미국 제조업 및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악화했으나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다. 고용 냉각을 이유로 금리인하에 나선다고 연준이 이미 밝힌 만큼 업황 둔화도 연준의 예상 범주를 벗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은 9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가 47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 수치는 15개월 만에 최저치였고, 전월치 47.9와 시장 예상치 48.6도 밑돌았다. 9월 서비스업 PMI도 55.4로 확장세를 유지했으나 이 또한 두 달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다만 서비스업의 확장세가 꺾이면 시장은 경기침체 가능성을 주가에 더 공격적으로 반영할 수 있다.
코페이의 칼 샤모타 수석 시장 전략가는 "투자자들은 고용시장의 완화가 연준 정책을 이끌었고 비농업 고용지표는 상대적으로 작은 변화만 있을 것으로 크게 베팅해 왔다"며 "하지만 이 같은 가정은 잘못된 것일 수 있고 그럴 경우 변동성 로드맵은 다시 짜야 한다"고 말했다.
주요 연준 인사들은 이날 잇달아 공개 발언에 나서면서 향후 금리인하 경로에 대한 견해를 드러냈다.
비둘기파로 여겨지는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지난주 연준이 빅 컷에 나선 배경에 대해 당초 예상보다 물가상승률이 빠르게 개선된 반면 고용시장은 빠르게 냉각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내 판단에 우리는 인플레이션에서 충분한 전진을 만들어 냈고 고용시장은 충분히 냉각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며 연준 정책금리는 여전히 제약적이고 중립금리를 향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비둘기파인 오스틴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도 이날 연설에서 경제 연착륙을 위해 더 많은 금리인하가 내년에도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최근 빅 컷을 단행했음에도 미국 금리가 여전히 20년래 최고 수준이라는 점을 짚으며 "경제 열기를 식히고자 할 때라면 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해야 하겠지만 경제 상황이 지금 같기를 바란다면 그렇게 둬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제 성장을 자극하거나 제한하지 않는 수준의 중립 금리가 실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매파로 분류되는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앞으로 나아가면서는 데이터가 크게 바뀌지 않는 한 균형을 맞춰서 더 작은 걸음을 내디딜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혀 금리인하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이날 1세대 반도체 기업 인텔의 주가는 3%대 넘게 올랐다. 최근 실적 부진으로 고전하던 인텔은 퀄컴에 인수를 제안하고 사모펀드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가 최대 50억달러 투자를 제안하면서 주가가 상승 탄력을 받았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오는 25일 실적 발표를 앞두고 주가가 3% 가까이 올랐다.
뱅크오브아메리카 글로벌 리서치 전략가 권오성은 "미국 증시는 최소 2015년 이후 가장 불확실했던 '연준의 날'(통화정책 결정)을 최상의 시나리오로 통과했다"로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50bp 인하될 확률과 25bp 인하될 확률이 반반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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