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지수 나란히 1% 이상 급락...유가 상승도 금리인하 어렵게 하는 요인
연준이 6월에 금리를 25bp 인하할 가능성은 61.4% 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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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증시는 4일(현지시간) 각종 악재가 쏟아지면서 3대 지수가 일제히 1% 이상 하락하며 마감했다. 사진은 뉴욕증시 입회장에서 일하는 트레이더들의 모습/연합뉴스 제공 |
[소셜밸류=김완묵 기자] 미국 뉴욕증시는 오전만 해도 일제히 상승곡선을 그렸지만 오후 들어 일제히 급전직하하며 장을 마쳤다. 중동에서 이란과 이스라엘 간 긴장의 파고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판단된다. 3대 지수는 나란히 1%대 급락했고, 특히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500포인트 넘게 추락하며 4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다우지수가 종가 기준 500포인트 이상 내린 것은 지난 2월 13일 524.63포인트 이후 처음이며, 이날 하락폭은 올해 들어 가장 컸다.
4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30.16포인트(1.35%) 급락한 38,596.98을 나타내며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64.28포인트(1.23%) 내린 5,147.21을,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228.38포인트(1.40%) 급락한 16,049.08을 나타내며 마감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전장보다 147.43포인트(3.01%) 급락한 4,756.07을 가리키며 마감했다.
주요 종목으로는 엔비디아가 3.2% 급락한 것을 비롯해 AMD는 8.2%, 애플 0.4%, 마이크로소프트 0.6%, 아마존닷컴 1.3%, 구글의 알파벳이 2.8%, 코인베이스가 0.7%, 넷플릭스가 2.0%, ARM이 2.6% 하락하며 장을 마쳤다. 이에 비해 테슬라는 1.6%, 메타가 0.8% 상승하며 마감했다.
이날 미국 국채금리는 장 마감 무렵 일제히 하락세로 전환했다. 현지시간 오후 3시 59분 현재 10년물이 전날보다 0.052%포인트(5.2bp) 하락한 4.303%를 나타내고 2년물이 전날보다 0.042%포인트(4.2bp) 하락한 4.637%를 기록하고 있다.
외신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증시는 올해 금리인하가 없을 가능성과 중동 지역 지정학적 위험이 합쳐지면서 급락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비농업 고용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고용시장 둔화 신호에 주목했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금리인하를 하지 않을 가능성과 이란과 이스라엘의 군사적 긴장 상황이 불거지면서 주가지수는 가파르게 하락했다는 평가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인하에 미지근한 태도를 보이면서 조정을 받았던 주가지수는 장 초반에는 지지력을 보였다. 하지만 올해 금리인하가 어려울 수 있다는 연준 당국자의 발언이 나오면서 상황은 빠르게 바뀌었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이날 대담에서 "인플레이션이 계속 횡보하면 금리 인하가 정말 필요한 것인지 의문이 들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1~2월 물가 지표에 대해서는 "약간 우려스러웠다"고 평가하면서 "계속 하락하기보다는 횡보했다"고 지적했다.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 모든 긴축 정책은 결국 경제를 둔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연준이 시간을 갖고 천천히 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라고 바킨 총재는 예상했다.
미국 비농업 고용보고서를 앞두고 고용시장 관련 지표들은 약간 둔화 조짐을 보였다. 지난달 30일로 끝난 한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계절조정 기준으로 22만1천명을 기록해 직전주보다 9천명 증가했다. 다만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증가했지만 여전히 20만명대 초반에 머무르면서 견조한 고용시장을 반영했다.
챌린저, 그레이 앤드 크리스마스(CG&C) 감원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기업들의 3월 감원 계획은 9만309명으로 전달보다 7% 증가했다. 감원 규모는 작년 1월 이후 1년 2개월 만에 가장 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로 볼 때 3월 비농업 고용은 20만명 증가, 실업률은 3.8%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3월 고용 증가세는 지난 2월보다 둔화되고, 실업률은 낮아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하지만 올해 금리인하가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는 당국자의 발언에 금리인하의 끈을 놓지 않고 있던 투자 심리는 빠르게 냉각됐다. 중동 관련 지정학적 위험도 주가지수에 하락 압력을 더했다.
이란이 시리아의 이란 영사관 폭격의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하고, 강한 보복을 예고하면서 중동 지역에 전운이 감돌았다.
이스라엘은 이날 모든 전투부대원의 휴가를 중단하고, 각 부대에 서한을 보내 "이스라엘군은 전쟁 중이며 병력 전개 문제는 필요할 때마다 지속해서 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일 이스라엘은 방공시스템 운용 경험이 있는 예비군을 추가로 동원하기로 했다.
이날 유가는 2023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5월 인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86달러대를 웃돌았고, 브렌트유는 배럴당 90달러를 넘었다. 지정학적 위험에 따른 유가 상승세는 인플레이션이 둔화되기 어려운 요인으로 꼽히기도 한다. 이 역시 금리인하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주가지수가 높은 상황에서도 유지되던 위험선호 심리는 금리인하 기대가 희석되고 지정학적 위험이 커지면서 빠르게 타격을 입었다. 이에 이날 업종 지수는 11개 모두 일제히 하락했다. 특히 임의소비재, 금융, 소재, 헬스, 기술, 통신 관련 지수가 1%대 이상 하락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마감 무렵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오는 6월에 금리를 25bp 인하할 가능성은 61.4%로 반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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