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 타이어-차부품 글로벌 명품그룹 도약 채비

인물·칼럼 / 김완묵 기자 / 2025-03-09 07:22:55
10여 년 잠룡의 시기를 지나 본격적으로 기지개
험난한 시련을 겪으며 담금질 과정 거쳐
최근 실적이 비약적으로 성장하며 글로벌 경영을 향한 자신감 회복한 듯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왼쪽)이 지난 6일 서울 광진구 파이팩토리 스튜디오에서 스테판 윙켈만 람보르기니 회장과 면담한 뒤 기념 촬영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소셜밸류=김완묵 기자]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53)이 10여 년 잠룡의 시기를 지나 본격적으로 기지개를 펴려는 기상이다. 그것도 회사 규모만 키우는 다른 그룹들과는 달리 내실까지 함께 가져가며 명품그룹으로 도약하려는 모양새다. 주력 기업들의 영업이익률이 20%를 넘나드는 수준에 이르며 질적으로도 눈 부신 성과를 거둔 덕분이다.

 

조 회장의 나이를 볼 때 넉넉하게 20여 년 열심히 달리다 보면 그룹이 얼마나 성장해 있을지, 얼마나 많은 고용창출을 하며 얼마나 많은 배당금을 주는 기업으로 성장해 있을지 궁금한 대목이다. 

 

작년 말에는 굵직한 인수합병을 마무리지으며 그룹 규모도 한 단계 점프를 했다. 자동차 열관리 전문기업으로 한 해 매출액이 10조원 수준에 이르는 한온시스템을 온전한 계열사로 품었다. 이 인수로 한국앤컴퍼니그룹은 한 해 매출액이 20조원이 넘고, 자산은 27조원에 이르면서 30대 그룹으로 진입하는 성과를 이뤘다. 지금까지 질적인 성장을 모색하던 것에서 벗어나 그룹의 규모가 한꺼번에 두 배로 커진 셈이다.   

 

조 회장은 이미 타이어와 배터리 업계에서는 경영능력이 검증된 것으로 평가된다. 국내 타이어업계 1위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매출액이 9조원 수준으로 명실공히 한국 타이어업계를 이끌고 있다. 현재 글로벌 순위에서는 세계 6위권으로 평가되는데, 지금과 같은 성장세를 지속하면 향후 글로벌 3~4위권 기업으로 진입하는 것도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으로 기대된다. 

 

배터리 분야에서는 프리미엄 AGM(Absorbent Glass Mat) 배터리에 주력하면서 미국 유럽 등 글로벌 주요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한 덕에 높은 판매 단가로 성장세가 두드러진 것으로 전해진다. 

 

회사 관계자는 "조현범 회장이 주도하는 글로벌 프리미엄 성장 전략이 먹히며 자동차용 타이어, 배터리 시장에서 업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품질 경쟁력을 인정 받고 있다"고 말한다.

 

한온시스템은 자동차 열관리 세계 2위 업체로 알려져 있다. 한온시스템은 자동차가 전동화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열관리에 기술력이 뛰어난 기업으로 조 회장이 지향하는 명품기업으로서 자격을 갖춘 셈이다.

 

한국앤컴퍼니그룹은 한온시스템을 품으면서 타이어, 배터리, 열관리에 이르는 자동차 종합부품 기업으로 자리잡게 됐다는 평가다. 향후 타이어, 배터리와의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 차세대 자동차 부품 분야에서 뛰어난 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 

 

무엇보다 조현범 회장의 경영능력은 오랜 시절 험난한 시련을 겪으며 담금질 과정을 거쳐 성과가 나오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대목이다. 그는 배터리도 있지만 일단은 타이어 분야에서 한우물을 파는 데 집중한 것 같다. 그런 과정에서 최근 실적이 비약적으로 성장하며 글로벌 경영을 향한 자신감을 회복한 듯하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는 지난해 9조2000억 수준의 매출액을 올리면서 영업이익이 1조7600억원을 넘어 영업이익률이 20%에 육박하는 성과를 거뒀다. 최근 자동차 시장을 이끌고 있는 SUV, 전기차에서 선제적이며 독보적인 활약을 한 덕분으로 향후에도 견조한 성장세는 유지될 것으로 기대된다. 즉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18인치 이상의 고인치 타이어 판매 비중을 높이며 고부가가치 전략을 성공적으로 수행했고, 미국 테네시주에 일찌감치 공장 건설을 하고 증설에도 나선 까닭에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장벽을 효과적으로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한국타이어의 고객들이 글로벌 자동차시장을 이끄는 기업들로 채워져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자동차 레이싱대회에 타이어를 독점 공급하고 대회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슈퍼카에 장착하는 초고성능 타이어를 연구개발하는 과정이 이어지며 웬만한 명품 자동차 기업에는 대부분 제품을 공급하는 관계를 형성했다. 

 

대표적으로 포르쉐의 SUV 카이엔, 전기 스포츠카 타이칸, 스포츠 세단 파나메라, 메르세데스 벤츠 AMG GT, 아우디의 고성능 브랜드 RS라인, BMW의 프리미엄 브랜드 M 라인업 등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최근에는 조현범 회장이 국내 자동차 부품 기업 중 최초로 슈테판 빙켈만 람보르기니 회장과 회동을 갖고 납품 및 마케팅 협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을 끌었다. 

 

조현범 회장은 타이어-배터리 분야에서 터득한 경영 노하우 및 성공 DNA를 한온시스템에도 그대로 접목시켜 현재 적자 상태인 기업을 우량기업으로 탈바꿈시킨다는 구상을 밝히기도 했다. 즉 한온시스템은 세계 2위의 열 관리 솔루션 시스템 기업으로 국가 핵심 기술을 보유한 만큼, 자신들만의 프로액티브한 기업 문화를 바탕으로 재무구조를 정상화하고 첨단 기술 연구개발에 온 힘을 쏟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3년 내 경영을 정상화한다는 목표다.

 

조현범 회장이 매출 20조원대를 넘기는 그룹을 이끌면서도 초심을 잃지 않고 프리미엄 영업이익률을 거두는 명품그룹 이미지를 지속해서 창출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그의 말대로 모든 것은 불확실하지만, 한 걸음씩 구름을 걷어내며 온 세상에 필요한 기업으로 남는다면 불가능한 일도 아닐 것이다.

[ⓒ 사회가치 공유 언론-소셜밸류.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