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바이든 정부 하루 비축유 100만배럴씩 방출...국제유가 100~105달러 거래

뉴스 / 김완묵 기자 / 2022-04-01 04:48:21
유전을 놀리는 석유 업체에는 과태료를 물리고 필수 광물 증산에는
한국전쟁 당시 만들어진 국방물자조달법(DPA)을 적용할 방침
원유 전문가 "비축유 방출이 유가 안정에 일시적 효과를 주는 데 그칠 것"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사진=연합뉴스 제공

 

[소셜밸류=김완묵 기자] 미국 바이든 정부의 비축유 대량 방출 소식에 국제 유가가 하염없는 하락세를 기록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산 원유 금수 조치에 따른 유가 상승을 잡기 위해 향후 6개월간 매일 100만 배럴의 비축유를 방출하기로 했다. 이는 사상 최대 규모다. 또 국가적 비상시국에도 유전을 놀리는 석유 업체에는 과태료를 물리고 일부 필수 광물 증산에는 한국전쟁 당시 만들어진 국방물자조달법(DPA)을 적용할 방침이다.

 

이에 국제 유가는 큰 폭 하락으로 응답했다. 3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7.54달러(7%) 하락한 배럴당 100.2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3월 16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북해산 원유인 브렌트도 런던거래소에서 한국 시간 오전 4시 30분 현재 전날보다 6.11달러(-5.48%) 떨어진 105.33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WTI는 같은 시간 뉴욕상업거래소 선물시장에서 마감시간보다 약간 상승한 100.93달러를 나타내고 있지만 전날에 비해서는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31일 외신과 연합뉴스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연설을 통해 "(블라디미르) 푸틴이 전쟁을 선택하며 시장에 공급되는 기름이 줄었다"면서 "생산 감소는 기름값을 올리고 있다"고 규탄했다. 

 

이어 단기적인 유가 안정을 위해 향후 6개월간 역대 최대 규모인 1일당 100만 배럴의 비축유를 추가로 방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6개월간 합해서 최대 1억8000만 배럴의 비축유가 방출된다는 계산이다.

 

백악관은 "이 같은 방출은 유례가 없는 일"이라며 "이는 연말 원유 생산이 확대될까지 가교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내 원유 시추를 늘려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석유 시추용 공공부지를 임대했지만 원유를 생산하지 않는 땅에는 과태료를 물리는 방안을 의회에 요청할 방침이다.


그는 유가 안정을 위해 동맹국에서 3000만에서 5000만 배럴의 비축유를 추가 방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클린 에너지로의 전환을 촉구하며 이를 위한 밑작업으로 전기차 배터리 등 생산에 필요한 필수 광물 증산을 위해 DPA를 발동해 해당 기업에 대한 지원 방침도 천명했다. 적용 대상은 리튬과 니켈, 코발트, 망간 등 대용량 배터리 생산에 필요한 광물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은 미래 성장동력을 중국 및 다른 나라에 의존하는 것을 장기적으로 끝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DPA는 대통령이 국가안보를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한 물품을 생산기업의 손실 발생 여부와 무관하게 우선 조달할 수 있도록 한 법이다. 이 법은 한국 전쟁 발발 직후인 1950년 미국이 한국전 대응에 필요한 철강 생산을 독려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도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미국의 의료물자 공급 확대와 백신 개발 지원을 위해 이 법을 발동한 적이 있다.

 

한편 원유 전문가들은 비축유 방출이 유가 안정에 일시적 효과를 주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발란데라 에너지 파트너스의 매니시 라지 최고재무책임자는 마켓워치에 "비축유 방출은 구멍 뚫린 선박에 접착테이프를 붙이는 것과 같다"라며 "(유가 하락세가) 잠깐은 유지되겠지만, 지속되진 못한다"라고 말했다.

 

골드만삭스의 데미안 쿠르발린 애널리스트는 비축유 방출이 올해 원유시장의 균형을 돕고, 수요 파괴 규모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추가 비축유로는 원유시장에 "수년간 누적된 구조적인 공급 부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라고 지적했다.

 

미즈호의 로버트 요글러 애널리스트는 러시아의 원유가 거의 하루 200만 배럴가량 시장에서 사라졌다며 하루 100만 배럴의 비축유 방출로는 "(유가) 하락세를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요글러 애널리스트는 백악관이 기대하는 대로 미국 원유업체들이 빠르게 생산을 늘릴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며 "많은 미국 원유 생산업체들이 생산을 늘릴 계획이 없다고 언급해왔으며, 고유가로 인해 생긴 이익으로 자사주 매입을 늘리고, 배당을 확대하는 데만 몰두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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