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이우 모든 거리, 모든 건물, 모든 진입로 요새화
키이우 시민 절반가량인 200만명 도시 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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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군 공격으로 초토화된 우크라 키이우 거리가 거의 폐허로 변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
[소셜밸류=김완묵 기자] 전쟁 탈출구 마련을 기대했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외무부 장관 회담이 뾰족한 돌파구 없이 종료된 것으로 전해졌다.
10일(현지시간) 터키 안탈리아에서 만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약 1시간가량 회담한 후 각자 기자회견을 하고 회담 내용을 전했다.
터키 관영 아나돌루 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쿨레바 장관은 "러시아는 현시점에서 휴전을 논의하겠다는 입장이 아니다"라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항복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라브로프 장관은 휴전을 논의할 권한이 없었기 때문에 휴전 합의에는 아무런 진척이 없었다"고 전했다. 이어 "라브로프 장관은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그들의 요구를 받아들일 때까지 적대행위를 계속하겠다는 메시지를 전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의 라브로프 외무장관도 회담 후 기자회견을 열고 "누구도 여기서 휴전에 합의하려 하지 않았다"며 휴전 문제가 회담 의제가 아니었다고 밝혔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간 정상회담 가능성을 이날 회담에서 논의했지만 러시아는 '회담을 위한 회담'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은 한 번도 접촉을 거부한 적이 없다. 우리는 다만 회담이 회담을 위한 회담이 아니라 어떤 구체적 합의를 확정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군사작전은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키예프)에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0일(현지시간) CNN 방송 등에 따르면 키이우로 이어지는 주요 고속도로마다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의 격전이 이어지고 있다.
키이우 서북쪽 전선에 위치한 소규모 도시는 그간 계속된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완전히 폐허가 됐다. 키이우 동북부 외곽에서 불과 5㎞ 떨어진 고속도로에서도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다.
AFP는 러시아군 전차의 잔해가 도로 곳곳에 흩어져 있었다고 전했다. 교전에서 패한 러시아군은 멀지 않은 곳에 다시 진을 쳤다. 그간 소강상태를 보였던 드니프로 강 동쪽 전선에서도 새롭게 교전이 시작됐다.
더타임스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이 공개한 비디오에는 수도 키이우로 향하던 러시아군 대열의 장갑차들이 폭발물 공격을 받는 장면이 나온다. 전차 중 일부는 포격 또는 지뢰에 의해 파괴되거나 손상된 것으로 보인다.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은 이날 국영방송을 통해 "부차, 이르핀, 호스토멜, 보르젤 등지에서 우크라이나군의 항전으로 러시아군의 키이우 진입 작전이 좌절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키이우는 하나의 거대한 요새가 됐다"며 "모든 거리, 모든 건물, 모든 진입로를 요새화시켰다"고 말했다.
그는 "평생 무장해본 적이 없는 시민도 자발적으로 군복을 입고 총을 들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도시 전체 인구의 절반가량인 200만명에 조금 못 미치는 사람이 도시를 떠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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