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올라운드 플레이어 삼성전자 '10조 전자' 등극 '세계 1위' 이제 시작 아닌가

인물·칼럼 / 김완묵 기자 / 2024-07-07 06:40:32
삼성전자도 도요타와 같은 한때의 굴곡을 넘어 다시 비상을 할 때
이재용 회장이 밝힌 파운드리 분야에서도
2030년 세계 1위에 오르는 일이 불가능하지 않을 듯
▲사진은 지난 6월 11일(현지시간) 이재용 회장이 미국 서부 팔로 알토에 위치한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자택에서 기념 사진을 촬영하는 모습/연합뉴스 제공

 

[소셜밸류=김완묵 기자] 삼성전자가 지난 5일 2분기 실적 발표에서 '10조 전자'로서 위용을 되찾았다. 삼성전자 분기 영업이익이 10조원을 넘은 것은 2022년 3분기(10조8520억원) 이후 7개 분기 만이다.

 

인공지능(AI) 시장 확대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수요 회복과 가격 상승으로 반도체 부문의 실적이 크게 개선되며 전체 실적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매출 역시 74조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3% 증가했다. 덕분에 5일 주가가 8만7100원으로 장을 마쳤는데 3년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52주 신고가이자 종가 기준 2021년 1월 25일(8만9400원) 이후 3년 5개월여 만에 최고가다. 이젠 주가도 '10만 전자'를 내다볼 수 있는 위치에 오지 않았는가 생각된다. 

 

삼성전자의 호실적으로 코스피 역시 2년 반 만에 2860대로 올라섰다. 이날 코스피 시가총액은 2338조3150억원으로 역대 2번째로 많았다. 거래소에 따르면 사상 최대 코스피 시가총액은 지난 2021년 8월 10일 기록한 2339조2060억원이다. 약 1조원을 추가하면 코스피 시가총액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본격적인 상승장을 맞지 않을까 생각된다. 

 

국내 증시에서 현대차그룹, SK하이닉스가 선전을 하고 있지만 역시 삼성전자가 제 몫을 해줄 때 활기를 되찾는 구도는 여전한가 보다. 일본에서 도요타자동차가 제 구실을 할 때 일본 증시와 경제가 살아나는 것처럼, 삼성전자도 도요타와 같은 한때의 굴곡을 넘어 다시 비상을 할 때 국내 경제와 증시도 한 단계 점프를 하지 않을까 생각을 해본다. 

 

도요타자동차도 품질 문제로 세계 1위에서 내려와 고전하던 시절이 있었다. 에어백 품질문제로 CEO가 언론에서 사과를 하고 CEO 자리에서 내려와야 하는 절체절명의 위기의 시절이 있었다. 또한 전기자동차에 대한 투자가 늦어 테슬라에 한참 뒤지는 주가를 기록하는가 하면, 글로벌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하는 자동차 기업으로 낙인이 찍힌 시절도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최근 들어서는 세계 1위의 위상을 완전히 되찾고 자동차 업계에선 상상하기 힘든 실적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다. 도요타자동차는 작년도 영업이익이 5조3529억엔(약 47조883억원)으로 전년 대비 96% 늘어 일본 기업으로는 처음 5조엔대 영업이익을 올렸으며 순이익은 4조9449억엔으로 102%나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전기자동차에서는 다소 뒤졌을지도 모르지만 대신 하이브리드(전기와 가스를 동력으로 함께 사용) 자동차에 대해 일찌감치 집중적인 연구개발을 하고 투자를 한 덕분으로 보인다. 요즘 잘나가는 하비브리드 자동차 판매에서는 미국 시장에서 압도적 1위를 하고 있다. 아마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는 11월 대선에서 당선을 해도 하이브리드 자동차 판매는 순항을 하리라 판단되는 만큼 다른 자동차 기업들보다는 리스크도 적으리라고 본다. 

 

대신 도요타전기차는 전고체 배터리와 관련 전기차 기술을 집중 연구해온 만큼 전기차 시장이 캐즘(일시적 판매 정체현상)을 넘어 다시 성장세를 구가할 때쯤엔 여기에도 충분히 대응을 할 수 있는 위치가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삼성전자가 최근 핫한 이슈인 HBM(고대역폭 메모리) 반도체와 파운드리 분야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데, 시간이 되면 오히려 이게 약이 되어 전화위복의 기회가 오지 않을까 생각하게 하는 대목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자리에서 종합반도체기업(IDM)의 정체성을 장점으로 승화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이는 파운드리-메모리-패키징 역량을 모두 지녔다는 강점을 살려 AI(인공지능) 시대에 맞는 ‘턴키’ 솔루션을 제공하는 전략을 펼쳐 다시 선두로 치고 올라가겠다는 구상이다.

 

즉 메모리 분야에서 초격차 전략을 유지하면서 여기에 파운드리와 패키징 역량을 끌어올려 수요 업체가 요구하는 제품을 가능한 빠른 시간 안에 가성비 있는 제품으로 만들어 공급하겠다는 구상이다. 삼성전자는 통합 솔루션 전략을 통해 2028년 AI 관련 파운드리 매출을 지난해보다 9.1배 늘려 ‘2030년 시스템 반도체 1위’ 목표를 밟아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재용 회장이 밝힌 2030년 시스템 반도체 1위 도약이 여전히 유효한 셈이다.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사장은 “AI 시대를 맞아 고성능·저전력 반도체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삼성전자는 AI에 최적화한 GAA(Gate-All-Around) 공정 기술과 적은 전력 소비로도 고속 데이터 처리가 가능한 광학 소자 기술 등으로 AI 시대에 고객사가 필요로 하는 원스톱 AI 솔루션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종합 반도체 기업으로서 파운드리-메모리-패키징 역량을 결합해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제품을 제공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송태중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 상무는 “세 개 사업 분야간 협력으로 고성능·저전력·고대역폭 통합 AI 솔루션을 선보여 공급망을 단순화하고 칩 개발부터 생산에 걸리는 시간을 약 20% 단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침내 삼성전자가 어려운 시기를 넘어 올바른 전략을 찾았다는 인상을 갖는다. 사실 삼성전자가 TSMC를 따라잡기에는 파운드리와 패키징 분야 경쟁만으로는 버거운 상대라고 할 수 있다. 대학생과 초등학생의 싸움에 가깝다는 비유도 나온다. 

 

하지만 향후 AI 구동을 위한 다양한 반도체는 메모리가 결합된 제품이 필요하고 개발될 텐데, HBM 반도체에서 드러나듯 삼성전자는 서서히 진가를 드러낼 가능성이 있다. 즉 메모리와 파운드리, 패키징 기술이 결합돼야 수요에 맞는 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이고, 삼성전자는 3가지 기술을 다 가진 강점을 활용해 제품을 개발하고 생산한다면 어느 특정 분야 기술에만 뛰어난 경쟁상대보다는 유리한 위치에 오르지 않을까 하는 점에 손을 들어주고 싶다. 

 

따라서 너무 조급해 하기보다는 긴장감을 갖고 노력은 하되 긴 호흡을 갖고 자신이 가진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는 데 집중하는 전략이 필요할 것 같다. 그렇다면 거금을 들여 거대 기업을 M&A 하기보다는 지금처럼 유망한 기술을 가진 기업을 중심으로 협력을 넓히고 소량의 지분 투자를 통해 관계를 강화하는 것이 효율적일 것이라는 데도 동의한다. 

 

자동차의 도요타처럼 향후 2030년쯤에는 이재용 회장이 2018년에 밝힌 바와 같이 파운드리 분야에서도 1위에 오르는 일이 불가능하지는 않을 듯하다. 이때쯤이면 대만에 못지않은 오히려 넘어서는 반도체 강국으로 한국이 우뚝 올라설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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