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내년엔 남도 배려하는 이타적 민주주의가 정립돼 정치에서도 한류가 시작되길

인물·칼럼 / 김완묵 기자 / 2024-12-29 06:02:56
헌법재판관 임명이나 윤석열 구속과 같은 당연한 일에 대해서는
정치인의 양심을 걸고 빠른 추진을 촉구
우리 민주정치가 태생적으로 노출했던 문제점들을 시정하고 보완하는 노력도 병행하길
▲사진은 서울윈터페스타 '자정의 태양' 조감도/연합뉴스 제공

 

[소셜밸류=김완묵 기자] 푸른 용(靑龍)의 해인 갑진년(甲辰年)이 저물고 청사(靑蛇)의 해인 을사년(乙巳年)이 시작된다. 다만 을사년엔 우리에겐 안 좋은 기억이 있는 듯하다. 1905년 일본의 강압에 의해 체결된 을사조약이 그렇고, 1965년엔 한일협정 반대투쟁이 거세게 일어났다. 모두 일본과 관련되는 일들로 결국은 한국의 국력이 부족했기에 터진 사달(사고나 탈)들이었다고 할 수 있다.

 

한국호는 과거 60년 전이나 120년 전과 유사하게 새로운 청사년의 해에 거센 풍랑에 휩쓸려 가는 모양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으로 쉽게 해결될 것으로 예상되던 계엄 사태가 갈수록 실타래가 꼬여 가는 분위기다. 그동안 한국호에 잠재돼 있던 문제점들이 한꺼번에 분출되며 민주진영과 기득권 세력이 격돌하고 젊은 층과 노년 층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노년 층과 보수 기독교계, 영남권을 중심으로 한 기득권 세력의 저항이 만만치 않은 상황으로 한국 민주주의가 탄핵, 대선, 개헌을 거치는 과정에서 내년엔 바른 민주주의로 성장해 갈 수 있을지 걱정이 커지는 상황이다. 특히 기득권층에 다수의 국민의힘 의원들은 물론 정부 지도층이 강력하게 결속이 돼 있어서 문제를 푸는 데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마도 1987년 6.29를 통해 세워진 한국 민주주의가 성숙해 오는 동안 놓쳤던 문제점들이 노정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새해는 한국 민주주의가 한층 젊어져 다시금 세계를 선도하는 민주주의 한류를 만들어가는 터닝 포인트가 되리라 확신한다. 현재 이뤄지는 민주주의에 대한 아픈 과정이 일부 특정 계층과의 갈등이라는 점에서 문제를 푸는 열쇠는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현재는 물론 미래에도 꾸준하게 설득하고 협상하는 과정을 통해 이들이 민주세력과 힘을 합치고 나라가 젊어지는 시대가 꼭 오리라 판단한다. 아마도 내년에는 4.19혁명, 5.18혁명을 넘어서 한 해가 모두 혁명으로 기록되는 하루하루가 될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해본다. 

 

청룡의 해를 돌아보건대 문제의 발단은 2월 중순쯤부터 시작된 의대생들의 무기한 학업거부가 도화선이 됐으리라. 의대생 증원이라는 지극히 당연한 국가적 과제를 우리 사회에서 가장 잘나가는 엘리트집단이 자신들의 이익을 챙기기 위해 수업을 집단으로 무기한 거부하면서, 집단의 힘을 남용하기 시작한 것에서, 윤석열 정부 관계자들은 이런 병폐를 치유하기 위한 방책을 고민했을 것으로 보인다. 

 

의대생 증원을 둘러싸고 일년 가까이 겪어온 극심한 갈등은 우리 사회가 이해타산의 문제로 상당히 곪아 있으며 이를 치유하기 위한 민주주의 기제도 전혀 작동하지 않고 해결의 기미도 보이지 않는 점에서 윤석열 정부는 절망감을 느끼기도 했을 것이라는 짐작을 한다. 

 

끝없이 길어진 의사 파업과 함께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명태균 사건 등이 터지면서 결국 민심의 이반이 나타나고 이는 4월 총선에서 압도적 여소야대가 되며 대통령에 대한 호감도 급락이라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 정도의 정치적 위기라면 의원내각제 국가에서는 내각 총사퇴 등의 해결책이 있겠지만, 우리 대통령제는 이런 치유적 기제가 작동할 수 없는 체제라서 결국 윤석열 정부는 계엄 선포와 무력 사용이라는 해서는 안 되는 일까지 저지른 것은 아닐까.

 

아마도 윤석열 대통령은 힘에는 힘으로 맞서야 한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민주적으로 안 된다면 힘을 사용할 수밖에 없고 국가가 힘을 쓸 유력한 수단으로 고민한 끝에 계엄을 떠올렸고, 시간이 흐를수록 사회적 혼란이 가중될수록 그의 뇌리는 힘으로 해결하리라는 생각을 굳혀 갔던 모양이다.

 

그는 결국 외적을 향해 사용해야 할 군대와 무력이라는 가공할 힘을 반대세력과 국민에게 행사할 생각에 12.3계엄을 선포했고 한국 민주주의 시계는 여기서 멈춰져 있는 상태다. 따라서 현재 리더십 공백을 메운 위정자들은 멈춰진 시계가 가능한 빠른 시간 안에 작동하도록 지혜를 모아 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늦어도 내년 4~6월엔 대선을 통해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해 차기 정부에 대한 리더십을 세우는 일이 필요하다. 이 길이 지금의 혼란을 줄이고 한국 민주주의가 빠르게 안착하며, 경제적으로도 불확실성을 없애고 다시 성장의 길로 나아가는 길이 될 것이다. 

 

아울러 그 과정에서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우리 정치에서 노정된 정당정치의 문제점이나 의사 파업 등을 해결할 수 있는 헌법 개정이나 법률 개정에도 적극 나서주길 바란다. 

 

헌법재판관 임명이나 윤석열 구속과 같은 당연한 일에 대해서는 정치인의 양심을 걸고 빠른 추진을 바란다. 지금 정치인들이 할 일은 차기 리더십을 빠르게 세우는 것과 함께 우리 민주정치가 태생적으로 노출했던 문제점들을 시정하고 보완해서 중도 통합과 타협의 민주주의로 갈 수 있는 방향으로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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