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 자체만으로 태가 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정치 / 허상범 기자 / 2019-12-29 14:40:09
<흰 티에 청바지가 잘 어울리는> 저자 이희형


책 소개


[흰 티에 청바지가 잘 어울리는]은 이희형 작가의 에세이다.


다음은 책에 수록된 소개 글이다.


「흰 티에 청바지가 잘 어울리는 사람을 좋아합니다.


무난하고 뻔한 것들이 잘 어울리는 사람이. 그 사람 자체만으로 태가 나는 사람이.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 스물넷부터 스물다섯까지의 흔한 글들을 엮어봤습니다.」


[출처: 인디펍]

저자 소개


저자: 이희형


여행하고 사진 찍고 노래를 부르고 끄적끄적 글을 써 작은 책을 만드는 하고 싶은 것들을 하며 사는 공대생


목차


총 112페이지


본문


누군가에게 가닿을 수 있는 글을 쓰고 싶다.


잔잔히 퍼져 스며들어갈 수 있는 글을,


잔향이 그득한 그런 글을.


- '글쟁이의 다짐' 중에서 -


납작복숭아는 언제부터 납작해서


이름부터 납작복숭아일까


언제부터 납작복숭아라는 이름을 가져서


납작복숭아를 생각하기만 하면


나의 생각이 너에게로 수렴하려는 걸까


납작복숭아는 언제부터 납작해서


너의 눈에 띄었던 걸까


굳이 너의 관심을 받아서


나의 마음마저 사로잡아


납작복숭아를 생각하기만 하면


너의 이름이 겹쳐 보이는 걸까


납작복숭아는 언제부터 납작해서


나의 마음을 납작하게 만드는 걸까


그게 언제부터인지도 모르게


너에게 당겨지는 마음을


최대한 납작하게 눌어 붙인다.


납작복숭아는 언제부터 납작했을까


나는 언제부터 너였을까.


- 납작복숭아는 언제부터 납작했을까' 중에서 -


· 하얀 티에 청바지 같은 단순한 것이 좋다.


· 여전히 복잡한 것들도 좋다.


· 반려견, 반려묘를 키우고 싶다. 아마 조금 허한가 보다.


· 글과 음악만큼이나 나를 표현할 수 있는 나만의 그림을 그리고 싶다.


· 미술관, 박물관에서 한 작품 앞에 오랫동안 서있는 것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 노란색이 좋다. 따듯하고 안온한 느낌이 좋다.


· 곡선이 좋다. 특히 인체에 존재하는 곡선들이 좋다.


· 밥이 좋다. 한국인은 밥심이라는 게 틀린 말이 아니다.


· 기교가 적은 노래가 좋다. 투박한 것이 좋아졌나 보다.


· 어느 조직에 소속되어 있는 것이 부담스럽다. 소속감을 느끼고 싶다가도 느끼고 싶지 않다.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강해졌나 보다.


· 물론 억지 텐션으로 있는 것은 여전히 잘 할 수 있다. 하지만 억지로 텐션을 올리는 것이 힘들어졌다. 괜한 감정 소모를 하는 것이 싫어졌다. 그것이 괜한 것이라고 느끼게 되었다는 말이 정확하다.


· '좋다.'라고 발음할 만한 것들이 많아졌다.


- '반오십' 중에서 -


다따가 찾아오는 긍정을 긍정으로 받아들일 수 있기를.


켜켜이 쌓인 시간의 더께와 함께 더욱 짙어져


자신을 비춰볼 수 있기를.


- '흔한 편지' 중에서 -


흰 티에 청바지를 좋아한다. 요즘은 그냥 쉬운 게 좋다. 그러나 여전히 '데미안'을 좋아한다. 하얀 티에 청바지 입기를 꺼려했다. 너무 심플해서 본래 태가 나는 사람만 어울릴 거라 생각했나 즐겨 입지를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Simple is the best'라는 말이 그냥 하는 말인 것 같지 않다. 단순하고 뻔한 것들이 좋다. 굳이 재지 않고 하는 행동들, 날씨가 좋으면 훌쩍 떠나고 생각이 많아지면 멈추고, 휴대폰에 배터리가 없으면 없는 대로, 좋으면 좋고 싫으면 싫고, 그런 게 좋더라. 흰 티에 청바지가 잘 어울리는 사람이 되고 싶다. 무난한 것들이 잘 어울리는, 그 사람 자체만으로 예쁜 사람이. 내가 '나'라는 것을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다.


- '흰 티에 청바지가 잘 어울리는'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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