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유명 작가들의 아름다운 산문 선집

정치 / 허상범 기자 / 2020-01-31 23:12:00
저자 다자이 오사무 외 15명


책 소개


[꽃을 묻다]는 일본 유명 작가들의 산문 선집이다.


수많은 글이 넘치는 시대지만, 크게 주목받지 못하고 묻혀버리는 좋은 글들 또한 많다. [꽃을 묻다]는 그중에서도 일본의 저명한 근대 작가들의 아름다운 산문을 역자가 직접 선별하고 번역한 산문선이다.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가슴에 와닿는 글들을 독자들과 나누고 싶은 마음에서 기획된 산문 선집이다.


이번 선집에는 '추억', '인생', '그리움'이라는 세 가지 테마를 중심으로 하여 총 30편의 작품이 실려있다. 가족, 친구, 스승 등 그리운 이들에 대한 작가들의 추억과 아련한 옛 기억이 아름다운 문장으로 되살아난다.


[꽃을 묻다]는 자신의 과거를 진솔하게 돌아보는 작가들의 모습을 통해 독자들에게 자신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해줄 것이다.


[출처: 인디펍]

저자 소개


저자: 나쓰메 소세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다자이 오사무, 니이미 난키치, 미야모토 유리코, 하기와라 사쿠타로, 사토 하루오, 사토 고세키, 시마자키 도손, 호리 다쓰오, 나카지마 아쓰시, 오카모토 기도, 마사오카 시키, 데라다 도라히코, 고이즈미 야구모, 김사량



목차


1. 마음속에 흐르는 쓸쓸함이 더더욱 쓸쓸해지고


꽃을 묻다 - 니이미 난키치 11 / 운모편암 - 미야모토 유리코 20 / 여름 모자 - 하기와라 사쿠타로 29 / 비와 아이 - 미야모토 유리코 38 / 소세키 산방의 겨울 -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46 / 나쓰메 소세키 선생의 일화 -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52 / 장의기 -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63 / 목련꽃 - 호리 다쓰오 74 / 싸리꽃 - 호리 다쓰오 83 / 불에 쫓겨 - 아카모토 기도 89 / 술의 추억 - 다자이 오사무 101


2. 거리에 비 내리듯 내 마음에 눈물을


좋아하는 친구 - 사토 하루오 121 / 아버지 -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127 / 10년 - 나카지마 아쓰시 137 / 병상 생활에서 깨달은 발견 - 하기와라 사쿠타로 142 / 세 명의 방문객 - 시마자키 도손 150 / 사후 - 마사오카 시키 159 / 의무 - 다자이 오사무 174 / 달리지 않는 명마 - 다자이 오사무 181


3. 은은한 향을 남기고 사라진 선향처럼


도토리 - 데라다 도라히코 185 / 유리문 안에서 (중에서) - 나쓰메 소세키 197 / 꽃을 든 여자 - 호리 다쓰오 206 / 어린 시절의 기억 - 이즈미 교카 212 / 풀종다리 - 고이즈미 야구모 219 / 시키의 그림 - 나쓰메 소세키 228 / 산잔 거사 - 나쓰메 소세키 236 / 화롯가 - 호리 다쓰오 242 / 아버지의 모습 - 사토 고세키 247 / 어머님의 냄새 - 사토 고세키 254 / 고향을 그리다 - 김사량 257


엮고 옮기며 264


본문


그 놀이에 어떤 이름이 붙어 있는지 모른다. 요즘 아이들도 아직 그런 놀이를 할까. 동네를 걸으면서 나는 주의 깊게 살펴보지만 여태껏 본 적이 없다. 그 무렵, 그러니까 우리가 그 놀이를 했을 때조차 다른 아이들도 그 놀이를 알았는지 의심스럽다. 내 또래 친구들에게 한번 물어보고싶다.


왠지 내 친구들만 알던 놀이이고, 그 전에도 후에도 없었던 것 같다. 그렇게 생각하면 즐겁다. 생각해보면 우리 중 누군가가 만들어낸 것일 텐데, 대체 누구였을까, 그런 쓸쓸한 놀이를 만든 아이는.


그 놀이는 두 사람만 있으면 할 수 있다. 한 사람이 숨바꼭질할 때 술래처럼 눈을 감고 기다린다. 그 동안 다른 한 명은 길바닥이나 밭에 피어있는 갖가지 꽃들을 꺾어온다. 그리고 땅바닥에 밥공기만 한 크기-아니, 좀 더 작은, 술잔만 한 크기의 구멍을 파서 그 안에 꺾어온 꽃을 적당히 넣는다. 그리고 유리 조각으로 구멍을 덮고 그 위에 흙모래를 뿌려 땅의 다른 부분과 똑같이 보이게 한다.


"됐어?" 하고 술래가 재촉한다. "됐어" 하고 신호를 보낸다. 그러면 술래는 눈을 뜨고 주변을 두리번두리번 둘러보다가 여기다 싶은 곳을 손가락으로 더듬으면서 꽃이 숨겨진 구멍을 찾는 것이다. 그게 전부다.


그런데 이 놀이에서 우리가 느낀 재미는 다른 놀이와는 달랐다. 술래에게 끝까지 숨긴 걸 보여주지 않는 것, 술래는 빨리 숨겨진 걸 찾아서 어서 술래를 그만두는 것, 그런 것들에는 그다지 흥미가 없었다. 우리의 흥미를 끈 것은 오직 흙 속에 숨겨진 꽃 한 줌의 아름다움이었다.


- '꽃을 묻다-니이미 난키치', 11페이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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