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하지도 영원하지도 않은 우리

사회 / 허상범 기자 / 2019-08-14 00:12:54
<맥주를 마셔도 사람이 죽지 않는 소설> 작가 최은경



책 소개


[맥주를 마셔도 사람이 죽지 않는 소설]은 최은경 작가의 소설집이다.


작가의 전작 [도착하는 계절]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죽어 나갔다고 한다. 그래서 이번 소설집은 제목에서처럼 사람이 맥주를 마셔도 죽지 않는다고 한다.


독립서점 '올오어낫싱'의 서평을 빌려오자면 이번 작품에서 사람은 죽지 않지만, 죽음보다 더한 '여정'이 있다고 한다.


과연 죽음보다 더한 여정은 얼마나 지독하고 슬픈 것일까? 궁금하다면 책을 펼쳐보자.


다음은 본문에 수록된 소개 글이다.


『"현서야, 사람이 죽지 않는 소설을 써 줘. 나는 맥주를 마시면서 네가 쓴 소설을 읽는단 말이야. 그럼 맥주를 마실 때마다 죽고 싶어져."


"맥주를 안 마시는 건 어때?"


"너는 소설을 안 쓰는 게 어때?"


이 소설집은 사랑 이야기입니다. 완전하지도 영원하지도 않은 우리를 담았습니다. 어딘가 부족한 모습 그대로 그저 살아가고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엮었습니다. 맥주는 마시지만 사람은 죽지 않습니다.』






[출처: 퇴근길 책한잔]



저자 소개


저자: 최은경




주로 술을 마시고 때때로 소설을 씁니다.


첫 독립출판 소설집 [도착하는 계절]에서 하도 사람을 죽여서 이번 책에서는 단 한 명도 죽이지 않았습니다.


목차


007. 시작하는 이야기


009. 팬지소년의 여정


015. 맥주를 마셔도 사람이 죽지 않는 소설


053. 여정의 여정


063. 미미한 것들에 대하여


109. 수지의 여정


121. 편지가 왔어


153. 민의 여정


165. 끝나지 않는이야기


167. 하루의 여정


본문


바닷속 깊은 곳에서부터 터져 오르는 뜨거운 용암. 위가 수축하며, 중력을 거스르고 식도를 타고 올라온 것이 거침없이 흘러나온다.


"욱! 우웩······ 우우엑! 욱, 우워엑······!"


뭘 먹었는지 생각할 겨를도 없이 꿋꿋하게 뱉어낸다.


바닥은 망가진 과거로 얼룩진다. 온전했던 모습은 상상도 할 수 없는 나의 오래된 숙명, 나를 망가뜨리는 근원. 나의 추함을 증명하는 증거, 증거.


폭식과 구토는 아주 오랫동안 나를 괴롭혀온 습관이자 병이었다.


애인은 전이하는 나의 병을 견디지 못하고 천천히 말라 죽어 갔다. 결국은 떠나버렸다. 이렇게 될 줄 이미 알았지만, 결국은 떠났다. 떠나버렸다.



***


민과 나는 3년 전 만났다. 그건 우연이라고 운명이라고 말하기에도 애매했다. 모든 연인이 만남을 운명처럼 포장하려는 경향이 있었고 나 역시 아마 그랬을지도 모른다고 믿는 시절이 있었다. 사랑해야 할 운명, 운명적인 사랑.


- 미미한 것들에 대하여, 66페이지 중에서 -












[ⓒ 사회가치 공유 언론-소셜밸류.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허상범 기자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