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누가 뭐래도 술이 너무 좋아]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술을 좋아하는 보라차 작가의 에세이다.
술을 좋아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술의 종류, 술을 마실 때 떠오르는 사람들, 그리고 그와 관련된 작가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보라차 작가의 술에 대한 각별한 사랑은 더 나아가 자신의 삶을 술에 대입하여, 작가가 추구하는 가치관과 목표로 하는 삶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는 술을 좋아하지 않는 이들마저도 충분한 공감과 위안을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애주가의 에세이답게 목차 또한 술의 종류로 나열되어 있어, 책을 펴고 덮을 때까지 술로 시작해 술로 끝나는 이 책에서 음주의 갈증을 느낄 수밖에 없으리라. 무더운 여름 시원한 맥주와 함께 안줏거리로 즐기기 딱인 책이 아닐까?
다음은 본문에 수록된 소개 글이다.
『저는 술을 참 좋아합니다. 보통의 시간들이 조금 더 특별해지는 것, 별것 아닌 순간들조차 아름답게 기억되는 것은 모두 제가 그동안 마신 술 덕분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돌아보니 제가 지나온 길 여기저기에서 저는 이런저런 술들을 참 많이도 마셨더군요. 제가 사랑해 마지않는 술과, 술을 마실 때면 늘 떠오르는 사람들 그리고 저의 이야기를 이 책에 담았습니다. 제가 들려드리는 이야기들이, 저와 같이 술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도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도 은근한 위로와 공감으로 다가갔으면 합니다.』

저자 소개
글·그림: 보라차
남들과 비슷하게 살아보려 했지만 역시 무리라는 것을 깨닫고 2018년 겨울부터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목차
시작하는 글 11
막걸리를 빚는 마음으로 - 막걸리 17
아빠의 술주정 - 담금주 25
나의 첫 베트남 - 사이공 비어 31
루언의 노래 - 넵머이 41
풍물이 얼마나 재밌는데요 - 동동주 51
아, 그리운 코크 - 비미시 61
등산의 추억 - 백화수복 75
타인의 삶 - 더덕 막걸리 83
쿠스코의 아름다운 청년, 빠차 - 치차 91
꼭 그렇게 살아야 하는 줄 알았지 - 연태고량주 99
처음 만나던 날 - 참이슬 109
비어라오의 씁쓰름한 뒷맛 - 비어라오 119
내가 사랑하는 우리 동네 - 소성주 127
나의 하루 - 처음처럼 135
아날로그 여행 - 칭다오 위엔장 맥주 143
트비 트비 - 아쿠아비트 155
내가 좋아하는 것 - 블랑 163
마치는 글 169
본문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을 감수할 만큼 저는 술을 좋아합니다.
술을 마시고 들뜬 기분이 되면 밤하늘에 뜬 초승달만 보아도 눈물 나게 행복해져요. 여행지에서 마시는 술은 그 순간을 오래오래 기억하게 하죠. 술이 아니었다면 저를 둘러싼 사랑스러운 사람들에게 애정을 고백하는 일도 얼어나지 않았을 거예요. 수줍음 많고 무뚝뚝한 제 성격에, 맨정신으론 절대 불가능한 일이거든요.
그리고 무엇보다, 이 맛을 상상해보세요. 새콤하면서도 고소한 두부김치의 맛을 부드럽게 감싸주는 막걸리, 삼겹살 먹고 느끼해진 입안을 개운하게 씻어주는 소주 한 잔, 자그마한 중국 술잔에 따라 홀짝홀짝 마시는 향긋한 고량주, 이 술은 역시 양꼬치나 훠궈같은 중국 음식과 잘 어울리죠. 일본의 작은 술집에서 마시는 하이볼, 반신욕 후 몸도 마음도 노글노글해졌을 때 마시는, 기가 막히게 시원한 맥주 한 모금.
술이 아니라면 이렇게 심하게 행복해질 수 있을까요?
- 시작하는 글, 12페이지 중에서 -
제가 꿈꾸는 인생은 바로 이런 겁니다. 단순하게, 그러나 중요한 것을 놓치지 않으며 사는 것.
발뒤꿈치 관리는 못 하더라도 좋아하는 사람에게 생일 카드를 쓰고, 누군가 정해놓은 수많은 원칙을 미처 숙지하지 못해 늘 겉돌 망정 꼼지락 꼼지락 무언가 세상에 도움이 될만한 일을 해나가면서 살고 싶습니다. 좋은 사람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고, 맛있는 음식에 향기로운 술을 곁들이며, 그저 잘 걷고 잘 자고 잘 쉬면서, 마치 막걸리 빚듯이 단순하지만 정성스럽게.
- 막걸리를 빚는 마음으로 막걸리, 23페이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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