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올해 IPO 무산, 내부통제 개선 숙제 부각
KT, 인사태풍 악영향 받을 수도
[소셜밸류=황동현 기자] 케이뱅크가 실적과 건전성에서 악화된 신호를 보이면서 고전하고 있다. 게다가 모기업인 KT의 인사를 앞두고 있어 올해 말 임기 만료를 앞둔 서호성 행장의 연임이 불투명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케이뱅크는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 38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46.4% 감소했다. 10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오고 있지만 건전성 지표가 악화하면서 올해 쌓은 누적 충당금만 1835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 815억원의 2배가 넘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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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뱅크 본사 전경/사진=케이뱅크 제공 |
3분기 연체율은 0.90%로 지난해 말 0.85%에서 0.05%포인트 상승했다. 가계 연체율은 0.86%에서 0.93%로 0.07%포인트 올랐으며, 기업 연체율은 0.06%에서 0.47%로 0.41%포인트나 뛰었다. 9개월간 기업여신이 성장하면서 연체율을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경쟁사인 카카오뱅크의 연체율은 지난해 말 0.49%에서 이번 3분기에도 0.49%로 변화가 없었다는 점에서 대조가 된다. 가계 연체율은 0.50%로 그대로이고, 기업 연체율은 0.00%에서 0.11%로 올랐지만 낮은 수준이다. 중저신용대출 연체율만 살펴보면 더 심각해 카카오뱅크는 1.68%, 케이뱅크는 4.13%를 기록했다.
게다가 금융당국이 중저신용대출 추이를 주시하고 있는 만큼 연체율을 관리하며 중저신용대출을 늘려야 해 적지 않게 부담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향후 케이뱅크가 다른 금융 신사업으로 확장하기 위해서라도 금융당국에 협력하는 일은 중요하다. 중저신용대출의 올 연말 목표는 32%인데 11월 현재 27.4%를 기록 중이다.
내부통제에서도 아쉬움이 남는다. 케이뱅크는 지난 4월 '대주주 신용공여 위반'으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과태료와 과징금 총 4억3000만원가량을 부과받은 데 이어 지난 13일에는 '고객 확인 의무 위반'으로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으로부터 4320만원의 과태료 제재 처분을 받았다.
물론 재임 중 서 행장의 업적은 적지 않다. 서 행장은 비 KT 출신으로 2021년 2월 3대 은행장으로 취임한 이후 다양한 금융회사 경험과 글로벌 감각을 갖춘 전략, 마케팅 전문가로서의 수완을 발휘해 취임 첫 해 인터넷은행 단일 규모로는 최대인 1조 2500억원의 자본금을 확충하며 안정적인 경영과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였다. 그해 흑자전환(225억원 순이익)을 달성해 연간 836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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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호성 케이뱅크 행장/사진=케이뱅크 제공 |
지난 8월엔 고객수 900만명을 돌파하면서 양적 성장도 이뤄냈다. 예수시장 점유율은 2021년 0.95%에서 올해 2분기 1.36%로 커졌고, 대출시장에서도 같은 기간 0.62%에서 1.04% 상승했다. 2017년 출범 이래 업권 내 존재감을 구축했다.
이 같은 성과는 서 행장의 연임을 점치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흑자전환으로 경영 능력을 입증한 만큼 케이뱅크를 몇 년 더 이끌 것이란 분석에서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다소 엇갈리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서 행장이 추진했던 IPO가 무기한 연기되면서 성장세에 제동이 걸린 것은 두고두고 아쉬운 대목이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9월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 예비 심사를 통과하고 상장 준비를 해왔지만 시장 상황이 악화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데다 기업가치 평가가 기대 수준에 못 미치는 등 다양한 이유로 과정을 중단했다. 케이뱅크 측은 시장 상황이 회복되는 등 시기를 봐서 다시 IPO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기약이 없는 상태다.
또한 케이뱅크가 3분기 국내 은행 중 순익이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고, 수익성-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동시에 나오는 상황인 만큼 업계에서는 앞으로 케이뱅크를 둘러싼 영업환경이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아울러 케이뱅크는 KT의 손자회사로 KT의 '인사 태풍'이 케이뱅크에까지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김영섭 KT 신임 대표이사가 정기 인사에서 대대적인 물갈이를 단행할 경우 KT 계열사 사장도 대폭 교체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서 행장과 최원석 BC카드 사장의 임기가 올해 말까지여서 교체가 거론되고 있다.
이 때문에 서 행장의 연임이 불투명해졌다는 풀이도 나온다. 서 행장의 임기는 다음달 31일까지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연임 절차는 정관에 따라 진행된다"며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후보군을 대상으로 각종 평가와 검증을 통해 최종 은행장 후보자를 추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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