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은 온다" 2배 베팅한 '신라·신세계'...'승자의 저주' 우려도

유통·생활경제 / 이호영 기자 / 2023-03-20 18:34:35
▲인천공항 향수·화장품 매장 모습. /사진=이호영 기자.

 

[소셜밸류=이호영 기자] 국내 신라·신세계 모두 향수·화장품, 주류·담배·식품 1그룹 DF1 구역과 DF2 구역에 2배 가까운 입찰가를 써내면서 복수 사업자로 선정됐다. 패션·액세서리·기타 2그룹도 신라·신세계가 복수 사업자다. 부티크 DF5 구역 선정 사업자(신라·신세계·현대백화점)엔 현대백화점면세점도 이름을 올렸다. 

 

우려가 집중됐던 중국국영면세점그룹 CDFG뿐 아니라 국내 롯데면세점도 전 사업권에서 탈락했다. 롯데면세점은 국내 업계 1위이지만 인천공항 10년 사업권이 아쉬운 상황이 됐다. 

 

롯데면세점이 결코 작지 않은 금액을 입찰가로 제시했음에도 불구, 탈락하는 이변이 생긴 덴 신라·신세계가 일명 면세점 꽃 '향수·화장품' 구역(최소 객당 임대료 5000원대) 경우 2배(약 9000원대) 가까운 입찰 금액을 제시하면서다. 

 

중국 CDFG로부터 국내 시장을 지켜낸다는 명분 이외 '봄날은 온다'는 실리적 판단이 읽히지만 일각에선 시장 전망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승자의 저주가 되풀이될 수 있단 우려도 나오는 이유다. 

 

20일 업계 등에 따르면 인천공항은 출입국객만큼은 분명히 급증했다. 인천공항에 따르면 2022년 10월 기준 2019년 대비 회복한 여객 수요는 39% 수준이다. 

 

다만 이처럼 늘어난 공항 이용객들의 면세점 이용 비중이 코로나 사태 이전만큼은 못해 향후 면세 시장 회복세를 전망하기가 쉽지는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불안정한 시장 상황 속 앞으로 장기간 신라·신세계 부담만 커질 수 있단 우려마저 나온다. 현재 반토막 난 국내 면세 시장 매출이 사업권 10년 중 절반 이상 더(5~6년) 코로나 사태 전 회복이 요원할 수 있어서다. 글로벌 해외 여행이 정상화하려면 항공 노선 등 인프라 회복이 우선이다.

 

특히 향수·화장품 구역은 핵심 사업권인 것만큼은 분명하지만 아직 이커머스 오픈마켓 등 대비 가격 경쟁력을 담보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인천공항은 이번 제안서에서 사업권을 스테디 셀러 주류·담배 등과 섞었다. 

 

10년 동안 면세 화장품 수요를 견인해온 중국 수요 자체가 흔들릴 여지마저 있다. 그동안 K 뷰티 중심으로 면세 시장 매출 절반을 유지시켜온 중국 수요도 젊은 층 자국품 소비 위주로 변화가 감지되면서다. 

 

국내 면세 시장이 가장 컸던 2019년 기준 전체 24조원대 매출 규모에서 인천공항은 매출 비중 2조8000억원대로 약 8분의 1 정도다. 단일 공항 사업자로는 큰 매출이지만 올 1월만 봐도 전체 매출 규모는 공항(출국장+입국장)보다 시내점이 더 크다. 

 

2023년 현재 국내 면세 점포수는 모두 53개로 롯데(인천공항 T2 포함 8개)·신라(5개)·신세계(4개)·현대백화점면세점(3개)은 이 중 20개로 약 40%(37%)다. 롯데면세점은 인천공항점에서 나오더라도 아직 국내 운영 면세 매장수(인천공항 제외 7개)로는 가장 많다. 해외 점포도 현재 13개(멜버른 공항 시내·하노이 15개)로 국내 점포 거의 2배다. 

 

이런 여러 이유로 롯데면세점은 인천공항을 잃었지만 분위기는 그렇게 침울하지 않다. 

 

당초 인천공항 매장은 규모가 작아 이번 탈락으로 당장 매출 타격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으로 롯데면세점은 시내면세점과 글로벌 진출에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 매출이 줄지는 않더라도 신라·신세계 매출이 더 늘어날 수 있지만 롯데면세점도 "해외 등지 대안을 찾아 계속 확장하면서 경쟁력을 지속해나갈 것"이라는 입장이다. 

 

롯데면세점은 "인천공항 미운영으로 인한 영향은 시간이 지나봐야 정확히 알 수 있을 것"이라며 "공항보다 시내, 온라인에 집중되는 트렌드도 있고 공항 임대료, 투자비 등을 시내점에 더 쏟을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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