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 전국 주요 점포 담보신탁으로 확보…원금 회수 안정성 장치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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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플러스 강서점 전경/사진=연합뉴스 제공 |
[소셜밸류=소민영 기자] 홈플러스 회생 절차의 향방을 가를 핵심 변수로 메리츠금융그룹이 떠오르고 있다. 홈플러스는 정상 영업과 회생계획 이행을 위해 2000억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 지원이 필요하다고 호소하고 있지만,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메리츠가 이같은 태도를 취하는 이유로 이미 전국 주요 점포를 담보신탁으로 확보해 원금 회수 안정성을 상당 부분 마련해 뒀기 때문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서둘러 추가 자금을 넣을 유인이 크지 않아 홈플러스 정상화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증권·메리츠화재·메리츠캐피탈은 2024년 홈플러스에 1조2166억원 규모의 자금을 대출하면서 전국 대형마트 62개 점포를 담보신탁 형태로 확보했다. 메리츠는 해당 신탁의 1순위 우선수익권을 보유하고 있어 회생 절차가 흔들리더라도 담보 처분을 통해 채권을 회수할 수 있는 구조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반적인 회생절차에서는 채권 회수와 담보권 행사가 제한될 수 있지만, 담보신탁 자산은 수탁자 명의로 관리되는 별도 재산 성격이 강하다. 이 때문에 금융권에서는 메리츠의 홈플러스 익스포저가 다른 일반 채권자보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고 본다.
실제로 회생 관련 평가에서 메리츠가 담보로 확보한 신탁자산 가치는 2조8000억원대로 거론돼 잔여 채권 규모를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감정평가 기준으로는 62개 점포 가치가 4조원대를 넘는다는 평가도 나왔다.
이 같은 구조는 올해 들어 이뤄진 다른 금융지원 사례와 대비된다. 앞서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 회생계획안 가결 기한 연장 과정에서 1000억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을 투입했고, 이 가운데 우리투자증권이 500억원을 공급했다. 해당 자금은 임직원 급여 지급과 협력업체 납품대금 정산 등 급한 운영자금으로 사용됐다. 반면 메리츠는 추가 DIP 금융에 대해 회생 가능성, 담보 보강, 대주주 보증 등을 따져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최근 메리츠가 MBK파트너스의 연대보증 범위 안에서 1000억원 지원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지만, 홈플러스는 이 정도로는 회생 절차를 완수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홈플러스는 1000억원만으로는 점포 폐점 절차를 마무리하기 어렵고 상품 공급 재개에도 한계가 있다며, 2000억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홈플러스 사태는 이미 대규모 구조조정 국면으로 번지고 있다. 홈플러스는 전체 104개 대형마트 점포 중 수익성과 기여도가 낮은 37개 점포를 폐점하기로 했다. 해당 점포에서 근무하는 직원은 약 3500명 규모로 추산된다. 올해 들어 이미 2600명가량이 회사를 떠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노동계는 협력업체와 외주업체, 입점업체 종사자까지 포함하면 최대 2만명 수준의 고용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홈플러스의 회생계획안에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 대규모 DIP 금융 조달, 부실 점포 정리 등이 담겼다. 법원은 회생계획안 가결 기한을 연장하며 정상화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자금 조달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회생 절차가 다시 중대 고비를 맞을 수 있다. 특히 점포 폐점과 상품 공급 차질이 장기화될 경우 영업 기반이 더 약화되고, 새 인수자를 찾는 작업도 어려워질 수 있다.
메리츠 입장에서는 회생과 청산 모두 열어둘 수 있는 구조다. 회생이 성공하면 기존 채권 회수와 담보 가치 유지가 가능하고, 회생이 불발되더라도 담보 처분을 통해 상당 부분 원금 회수를 기대할 수 있다. 다만 담보권 실행이 곧바로 최선의 선택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37개 점포 폐점만으로도 수천명의 고용 불안이 현실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신규 자금을 투입할 경우 향후 배임 논란이나 주주 반발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반면, 시장일각에서는 최대 채권자로서 일정 수준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홈플러스가 영업을 지속하며 기업가치를 유지해야 담보 가치 역시 안정적으로 보존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메리츠는 단순한 채권회수를 넘어 기업가치 보존과 사회적 파장, 주주 이익이라는 복합적인 요소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아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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