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LS ‘反호반 동맹’에 쏟아진 비판, "주주 돈으로 지배권 방어?"

산업·기업 / 최성호 기자 / 2025-05-19 16:13:59
거버넌스포럼, 자사주 활용한 지배권 연대에 ‘반칙’ 경고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로고/=사진=한국기업거버번스포럼 제공

 

[소셜밸류=최성호 기자] 한진그룹과 LS그룹이 호반그룹의 지분 매입에 맞서 이른바 ‘반(反)호반 연대’를 구축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의 행보가 “주주 이익을 침해하는 지배권 방어 꼼수” 라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19일 “자사주는 주주의 돈으로 사들인 회사 자산인데, 이를 백기사(友軍)에게 넘겨 지배권을 강화하는 행위는 명백한 반칙”이라고 직격했다.


한진과 LS는 최근 자사주를 서로 보유하며 ‘의결권 부활 효과’를 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사주는 보통 의결권이 없지만, 제3자에게 매각할 경우 의결권이 살아나기 때문에 상호지분 보유는 ‘백기사 연대’를 형성하는 가장 전형적인 지배권 수단이다.

실제 한진그룹의 지주회사인 한진칼은 지난 15일 자사주 44만여 주(약 663억원 규모)를 사내근로복지기금에 출연했다. 이어 16일에는 LS가 대한항공이 발행한 650억원 규모 교환사채(CB)를 인수해 LS 지분 1.2% 상당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업계는 이를 “지분 전쟁에 대비한 상호 지원 체계의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거버넌스포럼은 이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양측이 내세운 ‘협업 강화’라는 명분과 달리, 실상은 경영권 방어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자사주는 지배주주의 개인 돈이 아니라 모든 주주의 몫”이라며, “이런 자산을 이용한 우군 매각은 사익추구에 불과하다”고 날을 세웠다.

특히 포럼은 “상장사 이사의 충실의무는 현행 상법에 명시돼 있지 않지만, 이번처럼 주주 이익이 노골적으로 침해되는 사례가 반복된다면 법 개정 논의가 본격화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LS에 대해서도 포럼은 “이미 전체 발행주식의 15%에 달하는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이를 소각하거나 기업가치 제고에 쓰지 않고 있다”며 “교환사채를 활용해 ‘우군 기업’에 넘기는 방식은 주주에 대한 무시”라고 꼬집었다.

포럼은 글로벌 사례를 들며 지적 수위를 높였다. “애플과 TSMC, 구글 등 세계적인 협력 기업들은 수십년간 협업했지만 단 한 주도 서로의 지분을 보유하지 않았다”며, “지배권 방어의 가장 정공법은 경영투명성과 고주가 유지다. 자사주를 매각해 우군을 만드는 식의 거래는 한국식 지배구조의 후진성을 드러내는 증거”라고 비판했다.

한편, 건설업을 주력으로 하는 호반그룹은 전선 사업에서 경쟁자인 LS의 지분을 지속 매입하고 있으며, 한진칼 지분도 오너일가보다 불과 2.29%포인트 낮은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업계 일각에서는 “경영권을 정면으로 노리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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