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AI 기반 비만 신약 기술수출 성과…대웅제약 연구개발 투자 확대
신약개발 기간·비용 단축 기대 속 임상 성공률과 실질적 수익성 확보는 과제
[소셜밸류=소민영 기자]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신약개발이 제약·바이오업계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떠오르면서 관련 기술을 확보한 유한양행과 한미약품, 대웅제약 등이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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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AI 생성 이미지(ChatGPT) |
2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AI를 활용한 의약품 심사기준 신설 등 바이오 분야 규제합리회에 나서면서 제약업체들이 AI 신약 개발이 속도를 낼 전망이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2차 규제합리화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시대 변화에 뒤처진 규제와 행정 편의적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시대에 뒤떨어진 불편한 규제는 신속하고 과감하게 개선해야 한다”며 산업 환경 변화에 맞춰 규제를 합리적으로 정비할 것을 주문했다.
다만 규제 개선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는 신약개발의 효율성을 높이면서도 의약품의 안전성과 유효성 검증을 유지해야 하는 제약·바이오 분야에서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이날 회의에서는 AI 활용 의약품 심사기준 신설과 의료데이터 활용 확대 등을 포함한 바이오 분야 규제합리화 방안이 발표됐다. 정부는 오는 12월까지 AI 활용 의약품 심사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의료데이터 가명처리 공통기준과 안전한 원격 분석환경 기준 등을 통해 연구개발 과정의 불확실성을 줄인다는 방침이다.
보건복지부도 의료데이터 가명처리 공통기준과 안전한 원격 분석환경 기준을 마련해 연구자의 데이터 접근성을 개선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유전체 정보와 치료 반응, 임상데이터 등을 활용하는 AI 신약개발 기업들의 연구 기반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AI 활용을 통해 기존 신약개발에 소요되는 기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 한미약품, AI 설계 비만 신약 기술 수출…후속 파이프라인 개발 기대
한미약품은 AI를 활용한 신약개발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확보한 기업으로 꼽힌다. 독자 AI 플랫폼 'HARP-pSAR'를 활용해 단백질 서열에 따른 약리 활성을 예측하고, 이를 차세대 비만 신약 후보물질 'HM17321'의 설계 최적화에 적용했다.
HM17321은 체중 감량과 근육 보존을 동시에 목표로 하는 비인크레틴 계열 치료제로, 미국 임상 1상에 진입했다.
한미약품은 지난 8월 로슈그룹 자회사 제넨텍과 최대 약 23억달러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도 체결했다. AI 기반 후보물질 설계가 임상과 글로벌 기술수출로 이어진 사례다. 다만 전체 계약 규모에는 향후 개발·허가·상업화 성과에 따른 조건부 기술료가 포함돼 있다.
이번 규제 개선은 한미약품의 후속 신약개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AI가 예측한 단백질 구조와 약리 활성 등의 검증 기준이 구체화되면 후보물질 선정과 전임상 연구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 대웅제약, AI 활용 후보물질·제형 설계 확대…검증체계 마련 주목
대웅제약은 AI를 활용해 신약 후보물질 발굴부터 의약품 제형 설계까지 연구개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약 8억종의 분자 모델을 데이터베이스화한 'DAVID(다비드)', 화합물 구조를 분석하는 'AIVS(아이비스)', 약물의 흡수·분포·대사·배설·독성 등을 예측하는 'DAISY(데이지)' 등 자체 AI 플랫폼을 구축했다.
대웅제약의 2025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AI를 활용해 비만·당뇨 표적 후보물질을 약 2개월, 항암 선도물질을 약 6개월 만에 확보하는 성과를 거뒀다.
또 대웅제약은 지난 9월 약 53억원 규모의 'AI 기반 방출조절·복합제형 통합 최적 설계 플랫폼 개발' 국책과제 주관기관으로 선정됐다. 2029년까지 AI가 제안한 의약품 처방과 제조 공정 조건을 실제 실험으로 검증하고, 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GMP)에 따른 시생산까지 추진할 계획이다.
◇ 유한양행, AI 치료 반응 예측 강화…임상 효율화 기대
유한양행은 AI를 활용한 치료 반응 예측과 환자군 선별 등 정밀의료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2024년 12월 온코마스터, 휴레이포지티브와 AI 기반 신약개발 공동연구 협력계약을 체결하고 바이오마커 발굴과 치료 반응 예측 기술을 활용한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유한양행이 보유한 신약 파이프라인에 AI 기술을 접목해 약물 반응 가능성이 높은 환자군을 선별하고, 임상시험 설계의 정밀도를 높이는 것이 목표다.
이번 정부의 의료데이터 활용 규제 개선은 유한양행의 연구 전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의료기관별로 분산된 유전체·임상데이터의 활용이 원활해지면 환자별 치료 반응 분석과 바이오마커 검증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주요 제약사들의 AI 신약개발 전략이 서로 다른 만큼 정부 규제 개선에 따른 수혜도 차별화될 전망이다. 유한양행은 의료데이터 활용 확대에 따른 임상 효율화, 한미약품은 AI 기반 후보물질 설계와 검증 기준 명확화, 대웅제약은 제형 설계와 약효·독성 예측하는 측면에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AI 활용 의약품의 심사기준이 마련되더라도 실제 신약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해야 하는 절차는 유지된다. AI가 개발 초기 단계에서 유망 후보물질을 빠르게 발굴하더라도 임상시험에서 기대한 효과가 나타나지 않으면 품목허가로 이어지기 어렵다.
특히 신약개발 비용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임상시험은 AI 기술만으로 대폭 단축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AI 예측 결과의 정확성과 데이터 품질을 확보하는 데도 추가적인 투자와 검증이 필요하다.
정부가 오는 12월 공개될 식약처 가이드라인의 적용 범위와 AI 예측 자료의 검증 요건, 의료데이터 활용 기준이 향후 제약사들의 연구개발 전략과 투자 방향을 가늠할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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