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가족돌봄 현실이 미래 준비와 기대에 부정적 영향
[소셜밸류=박완규 기자] 한국장애인재활협회(이하 ‘재활협회’)는 지난 25일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열린 RI Korea 컨퍼런스에서 장애가정 청소년의 성장 및 가족돌봄 실태에 관한 조사 결과를 공개하고, 관계자들과 토론을 진행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2024년 12월부터 2025년 1월까지 두드림유플러스 요술통장에 참여한 중·고등학교 재학생 112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조사 항목은 자아존중감, 자아효능감, 자신감, 성취감, 대인관계 기술, 낙관성, 삶의 만족도, 행복감, 진로 준비 행동, 장래 희망(꿈) 여부 등이다.
조사에 따르면, 장애가정 청소년 가운데 중학생의 58.9%, 고등학생의 39.3%가 ‘장래 희망이나 꿈이 없거나 막연하다’고 응답했다. 이는 2022년 월드비전 조사에서 나타난 중학생 41.4%, 고등학생 25.3%와 비교했을 때, 장애가정 청소년이 장래 희망이 없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와 함께 장애가정 청소년들은 자아효능감과 낙관성 항목에서 낮은 응답을 보였다. 이는 스스로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는 믿음이나 미래에 대한 긍정적 기대가 부족함을 시사한다.
주관적 행복감은 남학생보다 여학생이 낮았으며, 부모와 함께 거주하지 않는 청소년의 경우 성취감, 대인관계 기술, 삶의 만족도 등이 낮게 나타났다. 본인이 장애인인 경우에도 부모나 형제가 장애인인 경우보다 대인관계 기술과 진로 준비 행동 점수가 낮았다.
아울러 두드림유플러스 요술통장 프로그램 참여 기간이 길수록 자아존중감, 자신감, 성취감, 대인관계 기술, 삶의 만족도가 점차 향상되는 경향이 확인됐다.
재활협회는 장애가정 청소년의 가족돌봄 실태도 함께 조사했다. 조사에 참여한 59명 가운데 44.1%가 거의 매일 가족돌봄을 하고 있었으며, 돌봄 시간은 30분~1시간이 가장 많았다(37.3%). 이들은 주로 집안일, 신체적 지원, 정서적 돌봄을 제공하며 가족에 대한 높은 책임감을 보였다.
연구를 진행한 김지혜 남서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경제적 어려움, 가족돌봄 부담, 이로 인한 정서적 어려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라며 “지역사회의 적절한 개입과 지원이 이러한 위험을 줄일 수 있으며, 특히 조손 가정 등 취약한 장애가정 청소년은 실질적인 영케어러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국가와 지자체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강조했다.
한편, 이번 조사 발표와 관련해 토론자들은 영케어러법 시행을 앞두고 장애가정 청소년의 영케어러 지원 필요성과 구체적 지원 방안에 대해 다양한 논의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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