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는 바퀴 달린 로봇”… 부품업계, 중국 공세·피지컬 AI 해법 찾는다

K-Biz. / 이국열 기자 / 2026-11-05 15:07:23
K-Mobility 브릿지 재단, ‘2026년 추계 K-Mobility 발전전략 세미나’ 개최

[소셜밸류=이국열 기자] K-Mobility 브릿지 재단이 중국 자동차산업의 부상과 피지컬 AI 확산으로 경쟁 판도가 바뀌는 상황에서 국내 부품산업이 나아갈 방향을 논의했다. 업계는 수십 년간 쌓아온 양산·품질·원가 역량이 휴머노이드 로봇 등 새로운 시장으로 넓혀 갈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K-Mobility 브릿지 재단은 5일 경기 성남시 더블트리 바이 힐튼 서울 판교에서 ‘2026년 추계 K-Mobility 발전전략 세미나’를 열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자동차산업 관계자와 부품사 경영진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이번 세미나는 ‘경쟁의 진화, 부품산업의 과제’를 주제로 열렸다. 중국 자동차산업의 부상과 피지컬 AI 확산 등 빠르게 바뀌는 경쟁 환경을 진단하고 국내 부품산업의 대응 방향을 찾기 위한 자리다. 산업통상부와 현대자동차그룹이 후원하고, 재단과 HMG경영연구원이 공동으로 주최했다.

 

◇ 경쟁의 상대·무대 모두 달라졌다

안정구 재단 이사장은 환영사에서 “지금 우리 모빌리티 산업이 마주한 경쟁은 과거와 분명히 다르다”며 “경쟁의 상대와 경쟁이 펼쳐지는 무대가 더욱 복잡해지고 또 넓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안 이사장은 중국 자동차산업이 전동화와 스마트화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의 주요 경쟁자로 떠올랐다고 진단했다. AI가 자율주행차와 로봇 등 현실 세계로 확산되는 ‘피지컬 AI’ 흐름 속에서 자동차산업의 가치사슬도 새롭게 재편되고 있다고 짚었다.

 

▲안정구 K-모빌리티 브릿지 재단 이사장이 5일 더블트리 바이 힐튼 서울 판교에서 열린 ‘2026년 추계 K-Mobility 발전전략 세미나’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사진=현대차 제공
 

여기에 글로벌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 공급망 재편, 원가 부담까지 겹치면서 부품업계가 체감하는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안 이사장은 피지컬 AI 시대의 경쟁력도 결국 정밀하게 설계하고 믿을 수 있게 만들어 내는 제조 역량에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 힘은 지난 수십 년간 우리 부품업계가 현장에서 쌓아 온 경쟁력의 원천”이라고 말했다.

 

올해 3분기 현대차·기아가 미국의 고관세 속에서도 처음으로 미국 시장 분기 판매 50만 대를 달성한 데에도 부품업계의 기술과 땀이 담겨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위기의 순간마다 기술과 상생협력으로 새로운 길을 열어 왔듯이, 변화의 방향을 함께 읽고 준비한다면 우리 부품산업은 이번에도 새로운 경쟁력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재단도 부품기업과 모빌리티 산업을 잇는 가교역할을 충실히 하겠다고 밝혔다.

 

◇ 부품산업대상에 이씨아이·화승알엔에이 등

환영사에 이어 ‘제24회 자동차부품산업대상’과 ‘제5회 미래모빌리티산업 아이디어 공모전’ 시상식이 열렸다.

 

자동차부품산업대상 단체 부문에서는 이씨아이㈜가 산업통상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이 회사는 글라스 가공부터 최종 조립까지 디스플레이 토털 솔루션 역량을 갖춰 글로벌 1차 협력사로 성장했다. 국내 기술 기반 부품을 공급해 공급망 안정화에 기여한 점도 인정받았다.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상은 ㈜화승알엔에이와 보성열처리가 받았다. 화승알엔에이는 AI 기반 압출 공정 자동제어로 반제품 불량을 35% 줄이고 셋업 시간을 26% 단축했다.

 

보성열처리는 열처리 변형을 줄이는 지그를 자체 개발해 불량률을 5% 이상에서 0.5% 수준으로 낮췄다. 공장 화재 위기 속에서도 납기 차질을 한 건도 내지 않았다. 재단법인 이사장상을 받은 모티브링크는 자성코어 소재를 국산화해 연간 16억4000만원의 원가를 절감하고 희토류 공급망 안정화에 기여했다.

 

개인 부문에서는 이민규 경신 책임매니저와 황정현 아이비스 전무(산업통상부 장관 표창) 등 6명이 상을 받았다. 황 전무는 디지털 클러스터 표준 플랫폼을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해 현대차·기아 차량 400만 대 이상에 적용했다.

 

아이디어 공모전에서는 연세대 학생팀(남윤상·곽나연·송민준)이 대상인 산업통상부 장관상을 받았다. 이 팀은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전환에 맞춰 기능안전과 사이버보안에 통합 대응하는 아키텍처를 제안했다. 메인 AI 전자제어장치(ECU)와 독립된 안전 코프로세서를 두고 신뢰 영역을 분리하는 방식이다. 안 이사장은 자동차부품산업대상 시상자로 직접 무대에 올라 수상자들을 축하했다.

 

◇ 휴머노이드 액추에이터, 車 조향·구동 기술과 닮아

첫 번째 세션에서는 박형근 HMG경영연구원 미래경영연구센터장(실장)이 ‘피지컬 AI 시대, 자동차 부품산업의 새로운 기회’를 주제로 강연했다.

 

박 실장은 피지컬 AI 시대가 열리면서 자동차가 ‘바퀴 달린 로봇’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은 2030년 120만 대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박 실장은 휴머노이드의 핵심 부품인 액추에이터가 자동차 조향·구동 부품과 기술 기반을 공유하는 만큼 부품사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부품사의 전략 방향으로 핵심 모듈 선점, 원가혁신, 제조 AX(AI 전환)를 제시했다. 박 실장은 “자동차를 만들어 온 양산·품질·원가 역량이 피지컬 AI 시대의 가장 강력한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 중국은 거대 시장 아닌 혁신의 현장

두 번째 세션에서는 서영석 HMG경영연구원 중국인텔리전스담당 상무가 ‘중국 자동차산업의 변화, 우리는 무엇을 봐야 하는가?’를 주제로 발표했다.

 

서 상무에 따르면 중국 시장에서 현지 업체의 점유율은 올해 1~8월 68.7%까지 높아졌다. 그는 중국 자동차산업이 전동화를 넘어 스마트화와 AIDV(AI 정의 차량)로 빠르게 옮겨 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치열한 내수 경쟁에서 쌓은 원가경쟁력과 개발 속도를 앞세워 해외 진출도 넓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 상무는 “중국을 제대로 바라보는 것이 대응의 시작”이라며 “중국은 단순한 거대 시장이 아니라 다양한 혁신이 일어나는 곳”이라고 말했다.

 

재단은 앞으로도 HMG경영연구원과 협력해 산업 변화 대응과 부품업계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교류의 장을 계속 마련할 계획이다.

 

한편 K-Mobility 브릿지 재단은 2002년 현대자동차그룹과 부품기업 164곳의 출연으로 설립된 비영리 공익법인이다. 부품기업의 품질·생산성 향상, 교육·컨설팅, 상생협력 지원과 함께 미래차 사업재편과 사업다각화 등을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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