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도환중2구역, 비대위 갈등에 몸살… 재개발 표류 위기

건설·교통 / 황동현 기자 / 2023-12-01 15:39:39
21일 열린 현장설명회, 고성 오가며 아수라장 변질
각기 다른 시공사 밀어주기 논란…주민 갈등 조장 우려
전문가들 "정비사업 속도가 관건…조합원 피해 요주의"

[소셜밸류=황동현 기자] 성남 도환중2구역 재개발사업이 잇단 내홍에 몸살을 앓고 있다. 시공자 선정 입찰에 돌입하면서 조합집행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활동이 본격화한 것인데, 갈등이 커지면서 자칫 사업이 표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사업이 지연될 경우 애꿎은 조합원들만 피해를 볼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성남 도환중2구역 재개발조합이 지난달 21일 개최한 현장설명회는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산업개발, 롯데건설, 포스코건설 등 9개사가 참여한 가운데 조합원들간 고성과 폭언이 오가며 험악한 분위기 속에 마무리됐다.

 

▲성남시 중원구 도환중2구역 현장설명회 당시 모습/사진=조합원 제공


도환중2구역 재개발은 성남구 중원구 광명로 246-1 일원 3만9346.4㎡ 부지에 최고 42층 공동주택 1140세대와 오피스텔 500실 규모 주상복합 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현재 성남시가 추진하는 구도심 재개발·재건축 19개 구역 중 유일한 상업지구로, 용적률·고도제한이 자유로워 사업성이 좋은 구역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토지 등 소유자가 370여 명에 불과해 일반분양 물량이 많고, 수익성이 큰 곳으로 꼽힌다.

문제는 현재 조합과 비대위 소속 조합원 간의 갈등으로 사업이 사실상 표류 위기에 처했다는 점이다. 실제 비대위는 지난 8월 조합설립 당시부터 성남시청에 사업진행을 늦춰달라는 민원 제기와 함께 창립총회 효력정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현재 조합장에 대한 해임총회도 추진 중이다.

비대위 측은 이날 현장설명회에도 법무법인 직원 등 20여 명과 함께 방문해 정상적인 회의 진행을 방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설명회에 참석한 한 조합원은 "비대위 측이 주민 갈등을 조장하는 발언을 쏟아냈다"며 "(현장이) 너무 시끄러워서 정작 사업과 관련된 설명은 하나도 들을 수가 없었다"고 전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조합이 특정 시공사를 선정하기 위해 설명회 개최 장소를 다른 곳으로 고지하고 타 건설사들은 배제하려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는 조합장이 "기재 실수였다"며 "진행 요원을 해당 위치에 보내 설명회 장소로 다시 안내했다"고 해명하면서 일단락됐지만, 본질적인 내용을 둘러싼 갈등은 지속되는 모양새다.

조합 측은 이에 대해 "법과 절차에 맡게 시공자 선정을 진행하고 있다"라며, " 입찰 지침에도 특정 시공사에 유리한 조항이 전혀 없고, 조합원의 이익과는 관련없는 이해관계자들이 본인들의 이익을 위해서 근거도 없이 거짓으로 조합을 흠집 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허위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으로 고발을 진행해 놓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반대로 다른 한편에서는 또 비대위 측과 협력하는 조합원과 건설사, 수주기획사, 철거업체, 정비업체 등이 함께 “도환중2구역 재개발사업을 방해하자”는 일종의 모의가 있었다는 주장도 제기된 실정이다. 실제 이날 현장설명회 이후 한 건설사와 비대위 측 조합원, 철거업체 등이 인근에 한 식당에서 함께 둘러앉아 식사를 한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비대위 협력 법무법인과 건설사, 철거업체 등 관계자가 21일 도환중2구역 현장설명회 이후 술자리를 하고 있는 모습/사진=조합원 제공


비대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사실 무근"이라며 "오히려 조합이 특정시공사를 밀어주려고 시공자 선정을 강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본지는 모의가 있었다는 의혹 등에 대해 답변을 듣고자 해당 비대위 측 조합원에게 접촉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아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다만 시장에서는 잇단 내홍으로 사업이 차질을 빚으면 조합원들 피해만 커질 수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정비업계 한 전문가는 "정비사업 성패는 속도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도환중2구역은 이미 장기간 진통 끝에 조합설립을 이뤄낸 사업지라 더욱 속도가 절실한 상황"이라며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기 위해 조합원들의 협력과 단결이 절실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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