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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이 지난 19~20일 경남 밀양 표충사 일대에서 멸종위기 비단벌레 자연 방사 행사를 진행했다/사진효성 제공/최성호기자 |
[소셜밸류=최성호 기자] 효성이 멸종위기종 비단벌레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자연에 방사하며 기업 ESG경영의 새로운 사례를 제시했다. 생태계 복원과 생물다양성 증진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민간 기업이 주도한 첫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효성은 23일, 자사 임직원들이 지난 19~20일 양일간 경남 밀양 표충사 인근에서 비단벌레 자연 방사 행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번 방사는 인공증식에 성공한 개체들을 실제 서식지에 돌려보내는 첫 사례로, ESG의 ‘실행력’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희귀 곤충 ‘비단벌레’… 자연 방사 국내 최초
비단벌레는 초록·금색·붉은색이 어우러진 금속성 광택으로 ‘자연의 보석’이라 불린다. 현재는 개체 수가 급감해 천연기념물 제496호이자 멸종위기 1급 곤충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국내에서의 자연 방사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다.
효성은 계열사인 효성티앤씨, 효성중공업 등과 함께 약 20명의 임직원이 현장에 참여해 비단벌레 서식지 상태를 점검하고 인공증식한 개체를 방사했다. 현장에서 생태전문가들의 지도하에 서식 조건, 먹이식물, 경쟁종 여부 등을 함께 분석하며 단순한 ‘행사성’ 이벤트를 넘어선 실질적인 생태복원 활동으로 평가받고 있다.
◇생물다양성 협약 기반 마련… 국립생태원과 공동 대응 체계
효성은 단순한 일회성 기부를 넘어서, 생태기술 기반의 복원 사업 모델을 구축해왔다. 지난해 9월에는 비영리단체 ‘㈜숲속의작은친구들’에 비단벌레와 물장군의 인공증식을 위한 설비를 제공하며 이번 방사의 기반을 마련했다. 올해 4월에는 국립생태원 및 숲속의작은친구들과 ‘멸종위기 곤충 복원 및 생물다양성 증진’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는 국내 기업이 정부·NGO·생태연구기관과 함께 참여한 민관협력 생물다양성 보전 모델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생태계 복원 활동이 주로 공공기관에 의존해온 기존 관행에서 벗어나 기업이 주도적 실행자로 나선 사례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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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그룹 임직원들이 지난 19~20일 비단벌레를 자연에 방사하며 생태계 복원 활동에 동참했다/사진=효성 제공 |
◇ESG경영의 실효성… 숫자로 증명할 수 있을까
비단벌레의 방사 개체 수나 정착률에 대한 정량적 성과는 아직 검증 단계다. 학계에 따르면 비단벌레는 환경 민감도가 높아 생존률이 낮을 수 있다는 점에서 모니터링 체계와 후속관리 프로그램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효성은 방사 이후의 서식 정착률 데이터, 서식지 안정성 변화, 타 곤충과의 생태적 상호작용 변화 등을 지속적으로 측정할 계획이다. 생물다양성 영역의 ESG평가는 수치화가 어렵다는 점에서, 중장기적 추적 시스템 구축 여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생태계 교란·서식지 변화 변수도 존재
전문가들은 방사 대상 지역의 기후 변화, 서식지 파괴 우려, 경쟁종과의 생존 경쟁 등으로 인해 방사가 오히려 생태계에 부작용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하고 있다.
특히 밀양 표충사 일대는 관광객 유입이 많은 지역으로, 인간 간섭 요소, 야생동물 교란 요인, 농약 노출 가능성 등을 면밀히 관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넘어 ESG 전략 중심축
효성이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추구하는 목적은 단순한 생태 보전 이미지 제고에 그치지 않는다. 디지털 전환, 에너지 전환 시대 속에서 ‘생물다양성 보전’은 기업 생존의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유럽연합(EU)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이미 탄소배출 + 생물다양성 리스크를 통합 관리 기준으로 도입하고 있으며, K-기업들도 이에 대응할 ESG 전략이 절실한 상황이다.
실제로 효성은 비단벌레 방사 외에도 해양 생태계 회복을 위한 잘피숲 조성, 멸종위기 철새에 먹이 지원, 물장군 등 수서 곤충 증식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병행하고 있다.
◇"이제는 탄소만이 아니라 생물까지도 기업 책임"
탄소중립이 ESG의 핵심 키워드였던 시대는 지나가고 있다. 최근 글로벌 투자기관들은 기업의 생물다양성 영향 평가를 ESG 리포트에 포함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이번 효성의 방사는 이러한 시대 흐름을 읽고 선제적으로 실천하는 ESG의 진화된 모습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시민들과 소비자들은 ‘기업의 녹색 이미지’가 아닌, 실제 자연 회복력 회복에 기여했는가를 따져보는 시대로 접어들었다.
황윤언 효성 대표이사는 “멸종위기종 비단벌레의 복원을 국내에서 최초로 실현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도 생태 보전을 위한 지원과 활동을 확대해 ESG경영을 실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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