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 美 테라파워에 네 번째 투자… 나트륨 원자로 상업화 전면 나선다

자동차·기계 / 최성호 기자 / 2025-06-19 10:25:57
엔비디아와 함께 9천억원 규모 펀드 참여… 빌 게이츠와 파트너십 강화
▲테라파워 빌게이츠와 손잡은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사진=HD현대제공/최성호기자

 

[소셜밸류=최성호 기자] HD현대가 미국 차세대 원자로 기업 테라파워에 다시 한 번 투자하며, 소형모듈원자로(SMR) 산업의 글로벌 상업화 흐름에 본격적으로 올라탔다. 이번 투자에는 세계 최대 AI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자회사까지 참여하면서, 차세대 에너지와 첨단 기술이 결합된 신성장 동맹으로 주목받고 있다.


테라파워는 18일(현지시간)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총 6억5천만 달러(약 8,946억 원) 규모의 기금 조달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번 펀드에는 엔비디아의 벤처 투자 자회사 엔벤처스( NVentures), 테라파워 창업자인 빌 게이츠, 그리고 한국의 HD현대가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했다.

HD현대 측은 "테라파워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투자는 금액이 비공개로 유지됐지만, 업계는 앞선 3차례 투자 흐름과 비교해 상당 수준의 지분 확충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 조선·원자력 융합 시너지… 3차례 기술·공급망 계약 이어 ‘자산 투자’까지

HD현대와 테라파워의 인연은 2022년 11월로 HD한국조선해양은 테라파워에 3,000만 달러(약 440억 원)를 투자하며 첫 발을 뗐고, 이후 협력 관계는 해마다 강화됐다.

▲2023년 12월, 테라파워의 나트륨 원자로에 탑재되는 원통형 원자로 용기 공급 계약 체결 ▲2024년 3월, HD현대중공업-테라파워, ‘SFR 상업화를 위한 제조 공급망 협약’ 체결 ▲2024년 6월, HD현대, 테라파워 펀딩 참여 통한 자산 투자 강화

특히 지난 3월 체결된 협약식에는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과 빌 게이츠 창업자가 직접 참석해 양사의 장기 협력 방침을 재확인한 바 있다.
 

▲원자로 모듈 모습/사진=자료

 

◇'나트륨 원자로'란?… 에너지·안보·탄소중립 교차점

테라파워가 개발 중인 소듐냉각고속로(SFR, Sodium-cooled Fast Reactor)는 차세대 원자로 기술인 4세대 SMR의 대표 기술이다. 고속 중성자를 이용해 핵분열을 유도하고, 냉각재로 액체 나트륨을 사용하는 방식으로 설계되어 있다.

SFR은 기존 경수로보다 에너지 효율이 높고, 핵폐기물 발생이 적으며, 사고 안전성도 향상됐다는 점에서 차세대 탄소중립 에너지 기술로 주목받는다. 이번 기금은 미국 내 첫 번째 나트륨 원자로 공장 건설에 투입될 예정이며, 향후 해외 생산 설비 구축에도 사용될 예정이다.

◇‘AI+에너지+조선’ 융합 생태계… 한국 기업의 첫 주자

이번 기금에는 엔비디아의 투자 자회사인 엔벤처스가 참여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원자로 데이터 설계, 운영 자동화, 디지털 트윈 구현 등에서 AI 기술의 접목이 필수적인 가운데, 에너지-디지털 융합 시장이 본격 열리고 있다는 평가다.

HD현대는 이에 대해 “기술과 자본, 조선 제조 능력을 모두 갖춘 유일한 아시아 파트너”라는 정체성을 강조하고 있으며, SFR 생산에 필요한 원자로 용기 및 관련 기자재 수출, 조선소 제조라인 전환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전략을 펼치는 중이다.

◇글로벌 SMR 시장 선점 속도전… HD현대, 한발 앞섰다

세계적으로 SMR(소형모듈원자로) 산업은 2030년대부터 상업화를 시작으로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35년까지 전 세계에서 70기 이상 SMR 가동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미국, 영국, 프랑스, 캐나다, 중국 등이 이미 연구개발에 착수한 상태다.

한국의 경우 정부 차원의 기술개발은 있지만, 상업화·수출 주도 기업은 아직 미미하다. 그런 면에서 HD현대는 기술, 투자, 생산 계약, 글로벌 협력까지 모두 확보한 ‘SMR 종합사업자’로서 선점 효과를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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