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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텔란티스 로고/사진=연합뉴스 자료/최성호기자 |
[소셜밸류=최성호 기자] 글로벌 수입차 브랜드 스텔란티스코리아가 대리점의 인사권과 영업 비밀까지 침해한 사실이 드러나며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제재를 받았다. 공정위는 명백한 '거래상 우월적 지위의 남용'이라고 판단하고 시정명령을 부과했다.
4일 공정위는 “스텔란티스코리아가 대리점의 독립적 경영을 침해하는 방식으로 핵심 인력 채용에 사전 승인을 요구하고, 영업 비밀에 해당하는 손익 자료 제출을 강요했다”며 위법 행위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스텔란티스코리아는 미국 본사가 100% 출자한 한국 내 법인으로, 지프·푸조 등 수입차를 국내에 판매 중이다. 이번 사건은 국내 대리점들과 맺은 불공정 계약 행위가 다수 드러나면서 업계의 ‘관행’이 다시금 도마에 올랐다.
◆“직원 뽑을 때도 허락받아야”…대리점은 '을'조차 아닌 '하청'
공정위에 따르면 스텔란티스코리아는 대리점이 핵심 인력을 채용할 때 본사의 사전 승인을 반드시 받도록 했으며, 일부 대리점에게는 영업 인력 충원 계획안까지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명백히 대리점의 독립된 인사권을 침해하는 행위다.
더 나아가 스텔란티스코리아는 대리점에 판매 가격이 포함된 손익 자료 제출을 요구했고, 제출 기한을 넘기면 인센티브에서 0.2%를 차감하는 패널티까지 부과했다. 공정위는 이들 자료가 “영업상 비밀”임을 분명히 하며, 강요된 정보 제출은 법 위반이라고 밝혔다.
◆공정위 “우월적 지위 남용, 심각한 경영 간섭”
공정위 관계자는 “수입차 브랜드 본사가 거래상 우월한 지위를 악용해 대리점의 경영활동에 직접 개입하고 통제하려 했다”며 “이는 대리점법 위반 사례로서 명백한 법적 책임이 따른다”고 강하게 지적했다.
실제로 이번 사례는 단순한 ‘영업 지원’ 수준이 아니라, 사실상 하청업체처럼 대리점을 통제하려 한 구조로, 수입차 업계 내 갑질 문화의 단면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평가된다.
◆수입차 업계, ‘무소불위의 갑질’ 관행 이제 끝내야
이번 사건은 단지 스텔란티스코리아 하나의 문제로만 보기 어렵다. 국내 수입차 유통 구조 자체가 본사에 절대적으로 종속된 계약 구조를 지니고 있으며, 대리점들은 인사권·마케팅권·판매 전략에서조차 자율권을 보장받지 못한 채 운영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명품 브랜드처럼 수입차도 본사의 브랜드 이미지 관리라는 명목 아래 대리점들을 사실상 지사처럼 운영하려 한다”며 “실적 압박과 자료 요구, 인사 개입까지 일상적이다”라고 토로했다.
◆제재는 시작일 뿐…수입차 ‘을의 반란’ 이뤄질까
스텔란티스코리아의 이번 제재는 업계에 경종을 울리는 첫걸음일 수 있다. 공정위는 "이번 사례는 향후 유사 업종의 불공정행위 단속 강화의 기준이 될 것"이라며, 다른 수입차 업체들의 대리점 운영 실태에 대해서도 조사에 나설 가능성을 시사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제재가 “불공정한 수직적 거래 구조를 개선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며, 대리점도 독립적 사업자로서 존중받는 구조가 정착돼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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