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성장률 전망 2.4→2.2% 하향 조정
가계부채, 환율, 한미금리차 등은 부담
[소셜밸류=황동현 기자] 한국은행이 올해 마지막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p(포인트) 낮췄다. 2회연속 인하다. 가계부채 증가와 고환율이 이어지고 있지만 내수 부진이 이어지고 있어 경기회복에 무게를 둔 결정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은 28일 오전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열고 3.25%의 기준금리를 3.00%로 낮췄다. 2회연속 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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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
금통위는 지난달 회의에서 기준 금리를 0.25% 포인트 내리면서 3년 2개월 만에 통화 정책을 전환했다. 이로써 한국(3%)과 미국(4.5~4.75%) 간의 금리 격차는 최대 1.75%포인트로 다시 크게 벌어졌다.
다수 시장 전문가들은 이날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했지만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왔다. 채권전문가 83%는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12월 채권시장 지표(BMSI)'에 따르면 지난 15~20일 채권 보유·운용 관련 종사자(58개 기관, 100명)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83%는 이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전월 대비 47%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한은의 이번 결정은 내수 부진과 수출둔화를 고려한 결정으로 보인다. 한국 경제는 내수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은 채 3분기 이후 수출마저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 더우기 세수 펑크 우려에 정부의 재정투입이 어려운 상황에서 트럼프 당선으로 무역 전선에도 비상이 걸린 상태다.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두 달 연속 1%대로 안착한 것도 한은의 금리 인하 배경으로 작용했다. 10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4.69(2020년=100)로 전년 동기보다 1.3% 올라 9월(1.6%)보다 상승 폭을 더 낮췄다.
다만 근래 가계부채 증가는 금리 인하의 부담 요인이다. 대출 한도 제한 등 규제가 시행된 뒤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세는 둔화하고 있지만 최근 들어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가계대출 증가세의 불씨가 옮겨 붙고 있다. 실제 지난 10월 1·2금융권의 합산 가계대출은 6조6000억원 늘면서 전달(5조3000억원)보다 증가폭이 확대됐다. 1400원대로 올라선 원·달러 환율도 부담이다.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원화 약세에 따라 환율 오름세가 더욱 가팔라질 수 있고 수입물가를 자극해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친다.
한은은 이날 올해 성장률 전망을 0.2%p하향조정한 2.2%로 제시했다. 내년 역시 낮은 성장률이 예상된다. 경제 성장 동력을 끌어올릴 요인은 적은 반면, 반대 위험은 많다는 의견이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과 한국금융연구원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2.0%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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