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일본, 美 U.S.스틸 인수 확정…수출경쟁력 흔들리는 한국

자동차·기계 / 최성호 기자 / 2025-06-15 09:39:39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으로 수입되는 외국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해 인상하기로 한 50% 관세가 발효된 4일 경기도 평택항에 철강 제품이 쌓여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최성호기자

 

[소셜밸류=최성호 기자] 일본제철이 미국 철강업체 U.S.스틸을 인수하며 글로벌 철강 시장 주도권 경쟁에서 한 발 앞서 나갔다. 이에 따라 미국 내 철강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 철강 업계는 직접적인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일본제철이 13일(현지시간) 미국 정부의 조건부 승인 아래 미국 U.S.스틸을 149억달러(한화 약 14조9천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U.S.스틸 주당 55달러에 해당하며, 기존 거래가보다 약 40% 높은 프리미엄이다.

이로써 일본제철은 글로벌 철강업계 순위에서 세계 3위권으로 올라서게 됐다. 현재 세계 철강 생산량 기준으로 중국 바오우강철과 룩셈부르크 아르셀로미탈에 이어 일본제철이 4위였지만, 미국 내 강력한 제조 기반을 확보하면서 실질 영향력에서 한층 강화된 것이다.

일본제철은 미국 인수 이후에도 현지 생산과 고용을 유지하기 위해 2028년까지 110억달러(약 15조원) 규모의 설비 투자를 약속했다. 특히 미국 정부가 요구한 ‘골든 셰어’ 조건을 수용하면서, 미국 측이 U.S.스틸의 전략적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도입한 것도 인상적이다. 

 

일본제철 측은 “미국의 철강 자립과 공급망 안정화에 기여하겠다”며 적극적인 협력을 약속했다.


◇트럼프 결국 일본에 손들어 주었다 

 

이번 인수로 가장 크게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는 국가는 한국이다. 한국 철강업계는 미국 수출 의존도가 전체 수출의 약 20%에 달하며, 특히 건설·인프라·조선 산업에 공급되는 고부가 강판 분야에서 U.S.스틸과 경쟁 관계에 있다.

일본제철이 미국 내 현지 생산 확대와 함께 고관세 보호(트럼프 행정부 이후 유지 중인 25% 철강 수입 관세 체계)까지 활용할 경우, 한국산 철강의 가격 경쟁력은 더욱 낮아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포스코·현대제철 등 국내 대형 철강사들은 최근 몇 년간 미국 내 가격 경쟁 악화로 주요 수주처 일부를 상실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이 미국 내 설비를 직접 통제하게 되면, 한국 철강제품의 시장 접근성은 줄고, 수출 단가 또한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며 “기술력과 품질에 기반한 프리미엄 제품 전략 외에는 대응 여지가 적다”고 우려했다.

더욱이 일본제철은 전기로(EAF) 기반의 친환경 공정 도입도 병행하고 있어, 향후 미국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 환경 규제에 대한 대비 측면에서도 한국보다 앞서 나갈 가능성이 높다.

한국 철강업계가 이번 인수 건에서 얻어야 할 교훈은 분명하다. 단순 가격 경쟁이 아닌 기술·친환경·프리미엄 중심의 체질 개선, 그리고 북미 등 전략시장 내 현지 생산기반 확보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로 떠올랐다.

정부 또한 통상압박 대응과 함께, 한국 철강의 수출 다변화 및 고부가가치화 지원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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