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 신용자 대상‘포용 금융’행보도 지속
3분기 첫 흑자 달성 경쟁사 대비 빠른 속도
[소셜밸류=황동현 기자] 빠르게 성장 중인 토스뱅크(토뱅)가 ESG경영도 강화 하고 있어 주목된다. 3년째 토스뱅크를 이끌고 있는 홍민택 대표가 지속가능경영에서도 성과를 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홍 대표는 지난 18일 기자간담회에서 "토뱅만이 가진 정성적 평가 노하우 등을 앞세워 ‘포용 금융’ 행보를 지속해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31일 개막하는 비대면 전세대출 환승시장에서 새로 도입되는 스트레스DSR로 갈아타기가 쉽지 않아진 중저신용자들을 적극 포용한다는 구상을 염두에 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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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토스뱅크 제공 |
토스뱅크는 금리 인하 여력 요소 중 하나로 꼽히는 저원가성 예금 비중이 80%에 육박해 카카오·케이뱅크보다 훨씬 경쟁력 있는 금리를 제공할 수 있는 것이 무기다.
2021년 10월 출범한 토스뱅크는 케이뱅크, 카카오뱅크보다 늦게 출발했지만 고객 수 900만명 달성 등 빠른 성장을 이어왔다. 안정적인 수익 모델을 구축한 것을 바탕으로 규모의 성장과 질적 성장을 동시에 이뤄냈다는 평가다. 토스뱅크는 전월세 보증금 대출을 선보이며 신용대출에서 담보대출로 여신 포트폴리오를 확장했고, 이달 외환서비스 출시와 전세대출 환승시장 등으로 외연을 확장해 가고 있다.
출범 3년 차를 맞은 토스뱅크는 올해 ‘흑자 전환’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여신잔액은 12조3500억원, 수신잔액은 23조6000억원에 달한다. 선제적인 유상증자를 통해 토뱅은 지난해 말 기준 2조원(1조9300억원)에 달하는 자본금을 확보하며 재무건전성을 확보했다.
토스뱅크는 올해 사업영토 확장뿐만 아니라 포용금융을 위시한 ESG경영도 더욱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금융에서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는 포용금융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정보기술(IT)로 무장한 인터넷전문은행과 페이업체 등은 데이터 기반으로 ESG 금융의 저변을 넓혀가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들은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이라는 출범 취지에 걸맞게 각종 데이터를 신용평가모형에 결합해 상생금융에 힘쓰고 있다.
토스뱅크는 자체 신용평가 모형인 TSS(Toss Scoring System)를 통해 금융 데이터뿐 아니라 고객의 소비와 생활 패턴을 고려한 비금융 데이터를 이용해 상환 의지가 높은 중저신용자를 확인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기존 1금융권에서 대출 승인이 나지 않은 고객들이 2금융권으로 내몰리지 않고 1금융권 테두리 안으로 들어올 수 있게 됐다.
하지만 혁신금융을 내걸고 있는 인터넷은행들의 ESG경영은 아직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비록 '혁신금융'이라고는 하지만 자칫 '상생'의 정신을 저버리고 과도한 금리와 무리한 한도축소 등으로 과도하게 이윤을 추구하게 된다면 '무늬만' 상생이라는 비난을 받을 수도 있다. 저축은행들 역시 서민을 위한 금융기관임을 표방하고 있지만 좋은 점수를 받고 있지 못하고 있다.
또한 외형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인터넷은행들이 지난해부터 상생금융 활동을 늘리고 있으나 ESG경영은 아직 그 규모나 내용면에서 업권 대비 매우 미진하다.
은행연합회가 발표한 ‘2022 은행 사회공헌활동 보고서’를 보면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들의 사회공헌활동 지출 금액은 45억9000만원으로, 전체 은행권(1조2380억원)의 0.37%에 불과했다. 사회공헌 규모가 가장 큰 하나은행(2057억8400만원)과 비교했을 때 차이는 45배에 달한다.
외국계 은행인 SC제일은행(107억2300만원)에조차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은행별로 보면 카카오뱅크가 27억200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토스뱅크 16억2400만원, 케이뱅크 2억4600만원 순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사회공헌활동 범위도 한정적이다. 보고서에는 은행들의 사회공헌활동을 △서민금융 △지역사회·공익 △학술·교육 △메세나(문화예술체육) △환경 △글로벌 등 6대 활동 분야로 나눠 집계했는데, 인터넷전문은행들은 서민금융과 지역사회·공익, 학술·교육 등에 주로 사회공헌 금액이 투입됐다.
인터넷은행이 순이익에 비해 사회공헌금액이 저조하다고 평가받으면서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ESG위원회를 신설해 사회공헌 업무의 체계를 수립하는 원년의 해로 삼고 본격적인 사회공헌활동에 나섰지만, 여전히 미약하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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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민택 토스뱅크 대표/사진=연합뉴스 제공 |
토스뱅크는 사회적 공헌 부족에 대한 비판에 대해 일단 적극 수용해 극복하겠다는 입장이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흑자전환을 달성하게 된다면 그에 맞는 사회공헌사업의 의무를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토스뱅크의 흑자전환 가능성이 가시화됨에 따라 사회공헌 지출 금액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토스뱅크는 지난해 7월 흑자 달성에 성공하며 케이뱅크, 카카오뱅크보다 빠르게 월간 흑자를 달성하는가 하면, 3분기 당기순이익이 86억원을 기록하며 출범 2년 만에 첫 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토스뱅크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담당 조직이 없는 만큼 지난해 10월 전담 TF를 꾸리고 ESG 고도화에 착수했다. 사내에 일명 '길드'라고 불리는 ESG TF를 가동해 재무, 운영 등 부서별 팀원을 모아 자체 중장기 ESG 사업 구상에 착수했다.
이와 함께 사회공헌활동(CSR) 프로젝트를 전담할 CSR 매니저도 채용하기로 했다. 채용된 CSR 매니저는 토스뱅크 커뮤니케이션팀에 소속돼 CSR 활동을 전담할 예정이다. CSR 기획과 운영을 통해 토스뱅크만의 혁신적인 CSR 활동을 기획한다. 아직 CSR매니저 자리는 공석중이다.
토스뱅크가 ESG경영 고도화에 나선 만큼 앞으로 홍 대표가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ESG 실천을 위한 진정성 있고 차별화된 노력을 통해 사회적 가치 확산에 기여해 나가야 한다고 조언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이 전체 은행권에서 차지하는 사회공헌 등 ESG경영 점수와 활동은 실망적인 수준이다”라면서 “혁신적인 IT기술 도입으로 절감한 운영 비용을 사회적 책임, 친환경, 지배구조 개선 등에 보다 적극적으로 투입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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