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16만 사전열풍’…실제 구매로 이어질까

전자·IT / 최성호 기자 / 2025-07-08 09:22:54
AI·보안 강화 내세운 삼성전자…폴더블폰 대중화는 여전히 과제
▲갤럭시 Z 폴드 7/사진=삼성전자 제공/최성호기자

 

[소셜밸류=최성호 기자] 삼성전자가 이달 9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갤럭시 언팩 2025’를 앞두고 진행한 사전 알림 이벤트에 16만 명이 넘는 소비자가 몰렸다. 그러나 일부에선 이번 흥행이 ‘실구매 수요’가 아닌 ‘마케팅 효과에 기반한 착시’라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4일부터 삼성닷컴을 통해 갤럭시 신제품의 사전 구매 알림 신청을 받고 있다. 신청 고객에게는 삼성 멤버십 2만 포인트를 제공하고, 추가 설문 응답 시 최신 갤럭시 기기 경품도 제공한다.

회사 측은 “갤럭시 폴더블 신제품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매우 높다”며 흥행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신청 수요의 질을 판단할 실제 전환율, 신규 유입률 등 구체적인 데이터가 부재하다”고 지적한다.

◇갤럭시 이용자만 몰린다…'기대감' 아닌 '교체 주기'
 

이번 사전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96%가 현재 갤럭시 스마트폰 사용자였다. 실질적으로 신규 고객을 끌어들이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새 휴대폰 구매 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요소로는 ‘성능’(54%)과 ‘디자인’(48%)이 압도적으로 높았고, ‘배터리’(42%)와 ‘구매 혜택’(31%)이 뒤를 이었다. 전문가들은 “삼성의 폴더블폰이 아직까지는 고가 프리미엄 제품으로, ‘대중화’와는 거리가 멀다”고 입을 모았다.

◇One UI 8·KEEP 기능…'기기 내 AI 보안' 강조했지만


삼성은 이번 신제품에 자체 OS 'One UI 8'을 적용하면서 보안 기능을 강화했다고 강조했다. 핵심은 기기 내 개인정보를 AI가 처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보안 솔루션 'KEEP'이다.

KEEP는 앱별로 암호화된 저장 공간을 생성해, 민감한 데이터를 외부 유출 없이 관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는 설명이다. 이외에도 '녹스 매트릭스'와 양자내성암호 기반 ‘보안 Wi-Fi’ 기능도 포함됐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선 이들 기능의 기술적 상세 설명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어떤 수준의 암호화 알고리즘과 하드웨어 보안 영역(예: 보안 칩, TPM 등)을 활용하는지에 대한 명시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애플의 경우 iOS에 적용된 'Secure Enclave'와 '비공개 릴레이', 클라우드 암호화 정책 등을 소비자에게 상세히 안내하고 있다는 점에서 대비된다.

◇“AI 강화” 외쳤지만…애플·MS와 생태계 차이 뚜렷


이번 언팩을 통해 AI 기능도 대폭 강화될 전망이다. 하지만 삼성은 여전히 AI 기능을 ‘기기 기능 보조’에 한정하는 반면, 경쟁사는 OS와 클라우드, 서비스 전반에 AI를 통합하고 있다.

특히 애플은 지난달 ‘WWDC 2025’에서 iOS 18을 공개하며 ChatGPT 연동, 사진·음성 분석, 사파리 요약 등 생활형 AI 기능을 선보였다. 마이크로소프트는 Copilot+ PC를 통해 OS 전체에 AI를 결합하고 있으며, Dell, Lenovo 등은 이미 AI PC 제품을 본격 출시하고 있다.

삼성은 이날 '갤럭시 북5', '삼성 데스크탑' 타워형과 슬림형 제품도 공개했지만, 이들 제품은 인텔 코어 울트라7·5를 탑재한 ‘AI 퍼포먼스’ 중심 제품으로, 소프트웨어 생태계 측면에선 경쟁사 대비 한발 늦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폴더블 7세대’…반복되는 기대와 반복되는 의문
 

이번에 공개될 '갤럭시 Z 플립7'과 'Z 폴드7'은 7세대 제품이다. 삼성전자는 “AI 기능과 보안이 강화된 역대급 성능”을 예고했다. 그러나 업계에선 “매년 업그레이드가 반복되지만, 소비자 입장에선 여전히 주름, 내구성, 무게, 가격 등 해결되지 않은 과제가 많다”고 진단한다.

특히 최근 중국 제조사인 화웨이, 오포, 모토로라 등이 저가형 폴더블폰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 파고들고 있어 삼성의 기술 리더십이 예전만 못하다는 목소리도 커진다.

◇소비자는 '혜택' 원한다…프리미엄 전략 지속 가능할까


사전 설문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구매 혜택은 ‘더블 스토리지’(55%)였다. 그 외 ‘워치 할인 쿠폰’(41%)과 ‘액세서리 할인’(26%) 등 ‘가격 보조’ 혜택에 집중됐다.

이는 성능보다도 가격 혜택이 중요해진 소비자 정서를 방증하는 대목이다.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전략이 계속 통할지에 대한 근본적 의문이 제기되는 이유다.

◇'열풍' 아닌 '착시'가 되지 않으려면
 

16만 명이라는 숫자는 분명히 주목할 만하다. 그러나 단순 수치는 실구매, 실체험, 신뢰로 이어지지 않으면 허수가 될 수 있다. AI·보안·폴더블 기술이라는 거대한 키워드가 실제 사용자에게 어떤 가치를 주는지를 입증해야 할 시점이다.

삼성전자가 다시 한번 ‘진짜 혁신’을 보여줄 수 있을지, 이번 언팩은 그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사회가치 공유 언론-소셜밸류.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