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인도 공장 '엔진 1천대' 도난, 내부 통제 붕괴

자동차·기계 / 최성호 기자 / 2025-06-04 09:17:46
▲기아 인도 로고/사진=연합뉴스 자료/최성호기자

 

[소셜밸류=최성호 기자] 기아자동차 인도 공장에서 직원들이 3년간 1천 대가 넘는 엔진을 빼돌려 판매한 충격적인 사건이 인도 경찰 수사로 드러났다. 글로벌 완성차 기업으로서 기본적인 재고 통제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기아 인도법인의 내부통제 실패는 물론, 현대차 공급망의 허술한 관리 실태가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비판이 나온다.


로이터 통신은 3일(현지시간) “기아 인도 공장에서 최소 1천8대 분량의 엔진이 직원들에 의해 조직적으로 도난당해 뉴델리 등지에서 유통됐다”고 보도했다. 

 

도난 규모는 230만 달러, 약 32억 원에 달한다. 사건은 기아가 재고 점검 도중 이상 징후를 포착해 경찰에 신고하면서 드러났으며, 공장 팀장급 직원과 출하 담당 부서장이 주범으로 지목됐다.

더 심각한 것은 이 범죄가 3년 동안 아무런 견제 없이 지속됐다는 점이다. 공장 내 송장 등 서류가 조작됐음에도 이를 감시하거나 차단할 시스템이 전혀 없었으며, 해당 직원들은 사건이 드러난 뒤 회사를 떠난 상태였다.

기아는 사건 발생 후 “내부 조사 후 경찰에 신고했고, 감시 시스템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사건의 본질은 단순한 재고 관리 실패가 아니라 글로벌 생산거점에서의 통제 기능 붕괴라는 점에서 책임을 피할 수 없다. 

 

글로벌 제조기업으로서 납품부터 출하까지의 최소한의 재무·물류 통제 체계조차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이다.

더욱이 이번에 도난당한 엔진은 현대차에서 조달한 부품으로, 현대차 역시 부품 추적 및 출고 이후 모니터링이 전무했던 사실이 드러났다. 

 

이는 단순한 계열사 간 협업 실패를 넘어 현대차그룹 전체의 해외 공급망 관리 리스크를 방치하고 있었다는 비판으로 이어진다.

업계에서는 “기아 인도법인의 사건은 단순 절도 사건이 아니라, 글로벌 OEM 기업이 갖춰야 할 통제 프로토콜 부재를 보여주는 사례”라며 “전 세계로 확장되는 현대차그룹의 해외 생산기지에서 유사한 내부범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더 큰 문제는 이번 사건이 인도 현지 고용 안정성과 기업 신뢰도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인도 경찰은 이번 범죄가 “산업 운영과 고용, 이해관계자 전반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기아와 현대차는 이제 단순한 사후 대응이 아닌, 해외법인의 정기적 내부 감사 시스템 구축, AI 기반 재고 관리, 출하 모니터링 체계 고도화 등 실질적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할 것이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공장 내 범죄가 아니다. 한국 제조업의 글로벌 신뢰를 위협할 수 있는 구조적 허점이 드러난 경고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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