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위한 기술 생태계 활성화-ESG 경영 눈에 띄는 성과
[소셜밸류=황동현 기자] 개별 기업을 넘어 자본시장과 한 국가의 성패를 가를 주요 키워드로 ESG경영이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기업은행이 성과를 내고 있다. 올해부터 기업은행을 이끌고 있는 김성태 행장의 '가치금융' 론이 주목 받고 있다.
3년 만의 내부 출신으로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오른 김성태 IBK기업은행장은 올해 초 취임일성으로 “기업은행을 보다 가치 있는 금융을 실현하는 은행으로 만들어 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고객, 사회, 직원, 은행 모두의 가치를 높이는 선순환 가치금융을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행장 취임 이후 기업은행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눈에 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기업은행이 올 상반기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둔 가운데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전년 말(220조7000억원) 대비 4.3% 늘어난 230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기업은행은 국내 중소기업대출 시장에 공급된 전체 자금의 약 23.4%의 비중을 보였다. 이는 중소기업 대출을 취급하는 은행 가운데 가장 높은 점유율 기록이다.
기업은행은 상반기 중 모험자본에 3124억원을 공급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 공급액 5170억원의 절반을 훌쩍 넘긴 수준으로 벤처기업에 대한 성장 마중물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고금리 장기화로 벤처 투자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국책은행으로서의 시장 안전판 역할도 톡톡히 수행하는 모습이다.
기업은행은 모험자본 공급을 통해 중소·벤처기업이 글로벌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발판을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김 행장은 지난 4월 취임 100일 간담회에서 임기 3년간 모험자본 2조5000억원을 공급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는데 이는 윤종용 전 행장 시절보다 9000억원가량 늘린 수준이다. 기업은행은 직·간접투자 프로그램을 토대로 성장 잠재력을 갖춘 혁신기업에 모험자본을 공급하고 있다.
첨단산업과 혁신제도기업 육성의 금융혈류도 자처했다. 김 행장은 “앞으로 3년간 기술혁신 기업 1000개를 발굴해 투·융자 복합금융을 지원하고, 기술 이전과 보호가 필요한 기업에 대해서는 인수자금·양산자금·판매자금과 같은 단계별 자금수요를 포괄 약정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김 행장이 특히 좋은 평가를 받는 부분은 사회적 책임 이행이다. 비이자수익 강화와 중소기업 지원 자금 등 사회적 역할도 훌륭한 가운데 ESG경영 강화 방안이 특히 눈에 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제기구 ESG 평가 기준은 협력사 ESG경영 현황도 반영한다. 즉 국내 대기업이 국제 기준을 맞추기 위해서는 협력 중소기업 ESG 성과도 중요하다. 하지만 중소기업의 경우 대기업보다 예산과 인력이 부족해 ESG역량을 키우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그런 가운데 기업은행은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해 금융권 최초로 중소기업을 위한 ESG경영지원 모델을 도입하는 등 다양한 지원을 펼치고 있다. ‘중소기업 특화 ESG평가모델’을 개발해 중소기업의 ESG 경영 현황을 진단 및 대응할 수 있도록 돕고, 스마트팩토리·전사적 ERP 등 중소기업의 디지털 전환을 돕는 ‘통합지원 전담조직’ 신설을 적극 검토한다.
아울러 기업은행은 상반기 중 재무성과·담보가 부족한 스타트업에 대한 벤처대출 지원강화를 위해 47개 벤처투자기관과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기업은행은 글로벌 ESG 평가에서 3년 연속 등급 상향을 이뤄냈다. 2021년 하위 등급을 받은 이후 매년 한 계단씩 개선된 성적표를 내고 있다. 지난 6월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은 ESG 정기 평가에서 'BBB' 등급을 부여했다. 세계 4대 글로벌 ESG 평가기관 중 하나인 MSCI 지수는 기업의 ESG 경영을 'AAA'부터 'CCC'까지 7개 등급으로 평가한다.
BBB 등급은 'AAA'부터 'CCC'까지 7개 등급 중에서 4번째로 높은 등급이다. MSCI 지수의 평가 대상에 오른 196곳의 글로벌 금융사 중 22%가 이 등급을 부여받았다. 기업은행이 BBB 등급을 받은 건 최근 5년 만에 처음이다. 2019년과 2020년, 그리고 지난해 BBB 바로 아래 등급인 'BB' 등급을 받은 게 최대 성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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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62주년 기념사를 하는 김성태 기업은행장/사진=기업은행 제공 |
김 행장은 기업은행에 1989년 입행한 후 일선 지점장부터 전략기획부 팀장, 비서실장, 종합기획부장, 지역본부장, 소비자보호그룹장, IBK캐피탈 대표이사 등을 거쳤다. 은행 내부와 계열사 대표이사까지 거치면서 지주사가 없는 기업은행 사정에 가장 밝은 인물로 평가받는다. 특히 내부 직원으로부터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1일 창립 62주년 기념식에서 가치금융 실현을 위해 '튼튼한 은행, 반듯한 금융, 행복하고 보람 있는 조직'이라는 3개 전략방향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중기금융 시장선도 △균형있는 내실경영 △고객신뢰 확립 △사회적 책임 이행을 핵심 방향으로 설정했다.
‘반듯한 금융’ 실현을 위해서는 ‘빈틈 없는 금융소비자보호·내부통제’ ‘기업시민으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했다.
금융소비자보호·내부통제와 관련해 고객의 이익 관점에서 은행의 상품·서비스는 물론 제도·KPI 등 경영체계를 철저히 점검하고 있다. 금융사고 제로화를 위해 사람·절차·기술의 ‘입체적 내부통제체계’를 고도화하고, 발생 가능성과 발생 시 파급영향을 종합 감안해 ‘최적의 내부통제체계’를 구현한다는 목표다.
기업시민으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는 △저신용·저소득 취약계층 대상 ‘새희망홀씨’ 대출 등 서민금융 취급비중을 지속 확대하고 △신진작가·스포츠 유망주 등 문화·예술·스포츠 분야 인재들을 찾아 적극 지원하고 △기후변화 시대에 소홀함이 없도록 자체 ‘탄소중립 관리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김 행장은 고객과 사회, 직원과 은행 모두의 가치를 높이는 선순환의 '가치금융'이라는 개념을 제안하며 "'글로벌 초일류 금융그룹'이라는 원대한 목표를 향해 새롭게 나아가자"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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