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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아이오닉9/사진=현대차 미국법인 제공/최성호기자 |
[소셜밸류=최성호 기자] 현대차와 기아가 지난 5월 미국 시장에서 판매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전월보다 뚜렷한 둔화세를 보이며 본격적인 고비에 접어들었다. 미 정부의 대중국 관세 확대와 수입차 부품 관세 인상이 직접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관세를 앞둔 소비자들의 '선구매' 효과가 사라지면서 수요가 일시 정체된 것으로 보인다.
3일(현지시간) 현대차 미국법인에 따르면 5월 판매량은 8만4천521대로 전년 동월 대비 8% 증가했지만, 이는 4월의 19% 성장세에 비하면 절반 이하로 둔화된 수치다.
기아 역시 같은 기간 7만9천7대를 판매해 5% 증가에 그치며, 전월 14% 성장률에 비해 주춤했다.
모델별로는 현대차 엘란트라N(141%↑), 베뉴(74%↑), 투싼(15%↑), 팰리세이드(10%↑) 등이 실적을 견인했으며, 기아는 카니발MPV(68%↑), 텔루라이드(12%↑), 스포티지(10%↑) 등이 강세를 보였다. 현대차는 이번 달 누적 판매 1천700만대를 돌파하며 상징적 이정표를 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 같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미국 내 판매 흐름에 경고등이 켜졌다고 분석하고 있다.
특히 4월부터 시행된 외국산 부품 관세(25%)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예고한 수입 완성차 관세가 본격화될 경우, 현지 생산 비중이 낮은 차량이나 수입부품 의존도가 높은 모델에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소비자 구매 심리도 영향을 받고 있다. CNBC가 인용한 콕스 오토모티브 보고서에 따르면, 3~4월 급증했던 수요가 5월 들어 식으면서 미국 전체 자동차 판매 증가율이 전년 대비 3.2%, 전월 대비 2.5%에 그친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현대차·기아는 아직까지 차량 가격을 인상하지 않은 상태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관세 부담이 누적될 경우, 수익성 확보를 위해 가격 전가나 라인업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반도체·배터리 등 주요 부품을 수입에 의존하는 전동화 차량의 경우, 공급망 전략 재편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지 생산 확대와 부품 내재화 없이는 관세 리스크가 계속 반복될 수 있다”며 “지금은 숨고르기 단계지만, 연말까지는 관세에 따른 실질적 충격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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