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제철, 19조원에 US스틸 인수 완료… “美 안보 지키며 수익 낼 것”(1부)

자동차·기계 / 최성호 기자 / 2025-06-19 08:42:38
▲일본제철이 인수를 마친 US스틸/사진=연합뉴스 자료/최성호기자

 

[소셜밸류=최성호 기자] 일본 최대 철강기업 일본제철이 미국의 대표 철강회사인 US스틸의 인수를 최종 마무리했다. 1년 6개월에 걸친 절차를 거쳐 18일(현지시간) US스틸을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일본제철은 미국 철강 시장에 본격 진출하게 됐다.


일본제철은 이날 US스틸 주식 전량을 취득하고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을 폐지했다고 밝혔다. 인수 대금은 총 141억 달러, 우리 돈 약 19조4천억원 규모다. 인수는 일본제철의 미국 뉴욕주 법인을 통해 진행됐으며, US스틸은 이 법인 산하에서 운영될 예정이다.

US스틸은 미국 산업 발전을 상징하는 기업으로, 20세기 초 미국 제조업의 중추로 자리 잡았던 회사다. 일본제철은 이번 인수를 통해 조강 생산량을 기존 4,364만톤에서 5,782만톤으로 늘리며, 세계 철강사 순위 4위를 유지하면서도 3위인 중국 안강그룹(5,955만톤)을 바짝 추격하게 됐다.

이번 인수는 단순한 민간 M&A가 아닌, 미국 정부의 전략산업 통제와 맞물려 복잡한 정치적 협상 끝에 이뤄졌다. 일본제철은 인수 조건으로 미국 정부에 '황금주(Golden Share)'를 발행했다. 

 

이 황금주는 미국 상무부가 보유하며, US스틸 본사의 이전, 사명 변경, 일본제철의 미국 내 투자 철회·감축·연기, 생산시설의 국외 이전, 공장 폐쇄 등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US스틸의 미국 내 근간은 보호받아야 한다"며 "황금주는 고용과 안보, 생산체제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장치"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US스틸은 기존의 사명과 본사 위치(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고용 인프라 등을 그대로 유지할 전망이다.

일본제철은 자국 내 인구 감소와 내수 둔화로 인해 해외 시장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판단 아래,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US스틸을 선택했다. 하시모토 에이지 일본제철 회장은 “대규모 투자와 선진기술을 바탕으로 세계 최고의 철강기업 위상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인수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2023년 12월 인수 계획이 알려진 직후, 미국 철강노조는 산업 기반 유출과 고용 불안을 이유로 강하게 반대했고, 일부 정치권은 국가안보 위협을 거론하며 반대 목소리를 냈다. 

 

당시 조 바이든 대통령은 2024년 1월 US스틸 매각 불허를 선언했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올해 4월 인수 불허 재검토를 지시했다. 그러나 지난 13일, 트럼프 대통령은 인수를 승인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절차는 최종 마무리됐다.

업계에서는 일본제철이 이번 인수를 통해 미국 현지에서 고급 철강 제품을 생산·공급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함으로써, 미국 내 자동차, 조선, 에너지 산업을 상대로 안정적인 판로를 마련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미국 정부의 황금주 조건으로 인해 경영상 자율성이 일정 부분 제약받을 가능성도 지적된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제철이 거액의 투자에 상응하는 수익을 낼 수 있을지가 최대 관건”이라며 “이번 인수는 일본 철강업계의 생존 전략이자, 세계 철강 시장에서의 새로운 경쟁 구도를 예고하는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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