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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스함의 시운전 모습/사진=자료 |
[소셜밸류=최성호 기자] 미국이 쇠락한 자국 조선업을 되살리기 위해 한국 조선업계에 손을 내밀었다. 세계 1위 중국 조선산업의 압도적 물량공세 속에서, 미국은 한국의 정밀한 기술력과 대규모 생산 능력을 활용해 해군 전력 보강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조선업을 재건하겠다. 필요하다면 해외 조선사로부터 군함을 구입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사실상 한국 기업들의 미국 방위산업 진출을 열어준 셈이다.
한국 조선업계는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미국 해군의 주력함정인 알레이 버크급 이지스 구축함을 연간 최대 5척까지 건조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해당 기술력은 이미 한국 해군의 세종대왕급 구축함 등을 통해 입증된 바 있다.
한화오션은 아예 미국 시장에 직접 진출했다. 최근 미국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필리 조선소를 인수해 미국 해군 보급함(USNS 월리 시라) 정비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기술력을 선보였다. 미국 해군 함정이 한국 기업에 정식 정비를 맡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의 조선업은 1980년대 이후 내리막길을 걸어왔다. 현재 미국 내 군함 건조량은 연간 수척에 불과하며, 전문 기술인력 부족과 생산설비 노후화 등 구조적 한계에 봉착해 있다. 반면, 중국은 연간 100척 이상의 군함을 쏟아내며 태평양 패권을 위협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국의 조선기술은 미국이 기댈 수 있는 몇 안 되는 카드다. 미국 최대 군함 건조사인 헌팅턴 잉걸스 인더스트리(HII)는 HD현대중공업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공동 건조 및 설계 협력을 모색 중이다.
한국 정부 역시 적극 나서고 있다. 조현동 주미대사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해양산업역량국과 면담을 갖고 조선협력 확대를 제안한 바 있다.
이번 미-한 조선협력이 본격화될 경우, 한국 조선업계는 미국 시장에서 안정적인 수주 기반을 확보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동시에 조선 기술력에 기반한 방산 수출의 신지평도 열릴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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