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전쟁에 따른 시장 불확실성은 여전
브로드컴 실적 호조에 반도체지수 급반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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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증시는 7일(현지시간)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에 힘입어 모처럼 훈풍이 불었다. 사진은 뉴욕증시 입회장에서 일하는 트레이더들의 모습/연합뉴스 제공 |
[소셜밸류=김완묵 기자] 미국 뉴욕증시가 오후 들어 브로드컴 등 반도체주들의 급등세에 힘입어 3대 지수가 모두 상승 반전하며 마감했다. 오전만 해도 트럼프 정부의 예상하기 힘든 관세 전쟁의 변동성에 중심을 잡지 못하고 흔들리는 양상을 보였다. 하지만 전날 호실적을 발표한 브로드컴의 주가에 훈풍이 불며 3대 지수가 장 후반 일제히 상승세로 돌아섰고 반도체지수는 3% 넘게 급등했다.
7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222.64포인트(0.52%) 상승한 42,801.72를 기록하며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31.68포인트(0.55%) 오른 5,770.20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장보다 126.97포인트(0.70%) 상승한 18,196.22를 나타내며 마감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전장보다 141.74포인트(3.16%) 급등한 4,629.59를 마크하며 장을 마감했다.
주요 종목으로는 애플이 1.5% 상승한 것을 비롯해 엔비디아 1.9%, 구글의 알파벳 0.8%, 브로드컴이 8.6%, AMD 1.4%, ARM이 6.4% 상승하며 마감했다. 이에 비해 마이크로소프트는 0.9%, 아마존닷컴 0.7%, 메타 0.3%, 테슬라 0.3%, 넷플릭스가 1.6% 하락하며 장을 마감했다.
이날 미국 국채금리는 하락세를 보이다 오후 늦은 시간에 상승 반전하고 있다. 현지시간 오후 3시 59분 현재 10년물이 전날보다 0.033%포인트(3.3bp) 상승한 4.315%를 나타내고 2년물이 전날보다 0.035%포인트(3.5bp) 상승한 3.998%를 가리키고 있다.
외신과 연합뉴스에 따르면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미국 경제 성장성에 대해 낙관론을 유지하면서 최근 경기둔화 우려로 가파르게 조정받았던 증시에 안도감을 제공했다.
파월은 이날 뉴욕에서 열린 시카고대 경영대학원 주최 연례 통화정책 포럼 연설에서 "불확실성 수준이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는 여전히 좋은 위치에 있다"며 "노동시장은 견조하며, 인플레이션은 우리의 2% 장기 목표에 더 가까워졌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과 이민, 재정정책, 규제 등 네 가지 영역에서 "상당한 정책 변화를 실행하는 과정 중에 있다"면서도 "우리는 서두를 필요가 없고 더 큰 명확성을 기다릴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파월은 올해 들어 그동안 공개 석상에서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항상 언급해왔다. 이는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뜨겁기 때문에 금리인하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의미였다. 그가 서두르지 않겠다고 강조한 것은 당시 매파적 발언이었으며 시장에선 '롱 재료'로 여겨지지 않았었다.
하지만 최근 증시는 미국 경제 성장성에 대한 우려로 가파르게 조정을 받아왔던 만큼 파월의 이날 발언은 오히려 지지력을 제공했다. 최근 소비자심리가 약화됐지만, 여전히 경제 성장성은 견고하다는 평가에 저가 매수심리가 자극받은 것이다.
이날 오전에 발표된 2월 미국 비농업 부문 고용은 예상치를 밑돌았으나 시장에 큰 충격을 주지는 않았다. 지난 1월 대비로는 신규 고용 수치가 커지면서 어느 정도 안도하는 분위기다. 미국 노동부는 미국의 2월 비농업 고용이 전월보다 15만1천명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 16만명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다만 지난 1월 비농업 고용과 비교하면 개선됐다. 1월 신규 고용은 기존 14만3천명에서 12만5천명으로 하향 조정됐다. 실업률 또한 4.1%로 소폭 상승하며 시장 예상치 4.0%를 웃돌았으나 시장은 무난한 수준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골드만삭스 자산운용의 멀티 섹터 채권 책임자인 린제이 로스너는 "요약하자면 오늘 결과는 우려한 것처럼 나쁘지 않았다"면서 "고용은 증가가 둔화하고 실업률이 상승하면서 연준의 금리 인하 재개를 위한 계기가 형성돼 있다는 점을 정당화했다"고 평가했다.
장 초반 증시는 이날도 급락을 경험했다. 고용 지표를 소화하면서 최근 시장의 기조가 되고 있는 관세 불확실성이 주가를 또다시 짓눌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해 관세가 더 올라갈 수 있다고 언급한 점도 우려를 낳았다. 트럼프는 이날 일부 공개된 미국 폭스비즈니스 네트워크와의 인터뷰에서 "(캐나다와 멕시코에 부과된) 관세는 시간이 지나면서 상승할 수 있고 아마도 상승할 것"이라며 "나는 예측 가능성이 있을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GDS자산관리의 글렌 스미스 최고투자책임자는 "시장은 불확실성을 좋아하지 않는다"며 "시장이 안정을 되찾고 관세에 따른 투매에서 회복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투자자들은 이같은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까지 계속되는 변동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브로드컴은 2025 회계연도 1분기(작년 11월~지난 1월) 실적이 호조를 보이면서 주가가 8.64% 급등했다. 코스트코는 실적이 월가 추정치에 못 미치면서 주가가 6% 넘게 떨어졌다.
미셸 보먼 연준 이사는 이날 공개 발언에서 팬데믹 이후 중립 금리가 상승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그는 뉴욕에서 열린 미국 통화정책 포럼에서 "최근 긴축 주기에 실물 활동이 금리 상승에 탄력적으로 반응하는 것을 설명하는 한 가지 방법은 앞서 언급한 몇 가지 요인이 중립 금리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상반기에 기준금리가 동결될 확률은 18.6%로 올라갔다. 50bp 인하 확률은 24.9%로 전날 마감 무렵 대비 10%포인트 가까이 떨어졌다. 파월이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언급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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