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실한 기독교인으로 '사업 봉사'의 열매가 익어가고 있어
미래도 농자지천하지대본의 구상처럼 좋은 결실 얻어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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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푸드와 하림산업이 '지방 주도형 투자·일자리 사업'의 일환으로 전북 익산시 식품산업단지에 약 4천억원을 투자해 식품 제조시설 등을 만든다. 사진은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연합뉴스 제공 |
[소셜밸류=김완묵 기자] 하림그룹 김홍국 회장(66)은 11살인 초등학교 4학년 때 외할머니로부터 10마리의 병아리를 선물 받아 사업을 시작한 어린 나이에 일찌감치 사업에 눈뜬 기업인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 그가 현재는 호남의 최대기업 중의 하나로 하림그룹을 성장시키며 고향인 익산을 먹여 살리는 기업인으로서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울에서 고속열차 KTX나 SRT를 타고 가다 보면 익산역에 가까울 무렵 하림그룹의 간판에 한눈에 들어온다.
식품업계 출입기자라면 한번쯤 와봤을 법한 곳이다. 예전에는 허허벌판에 언덕배기만 덩그러니 펼쳐졌던 곳이지만, 하림그룹의 본사와 공장들이 하나둘 자리하면서 현재는 익산을 상징하는 식품 클러스터의 요람으로 떠오르고 있다.
김홍국 회장 자신이 나고 자란 고향에 하림의 건물과 닭고기는 물론 식품과 물류 공장들을 갖춘 랜드마크 공장들을 세운 덕분이다. 농업도시인 익산시가 호남의 거점도시 중 하나로 성장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다른 기업들이 성장을 하면 대개는 고향 대신 수도권에 터전을 닦는 반면 하림은 시작부터 일관되게 익산시에 그 중심을 두고 성장을 이뤄왔다. 그는 독실한 기독교인으로 고향에 있는 교회를 지금도 다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마도 그가 꿈 꾸던 '사업 봉사'의 열매가 영 글고 있는 현장이 될 듯하다.
김 회장에게는 우리 4000년 대부분의 역사가 그랬듯 농자지천하지대본(農者之天下之大本)의 피가 흐르는지도 모르겠다. 한번 뜻을 두면 초심을 버리지 않고 일관되게 유지하는 그의 성격도 여기에서 나온 것일 수 있다. 그런 만큼 젊은 시절 부를 일구고 싶거나 경제적으로 쪼들리지 않은 삶을 살고 싶은 MZ 청소년 세대라면 김홍국 회장의 일생을 반면교사로 삶아 따라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그는 익산시에 있는 이리농고를 다녔는데 18살 때 이미 닭 5000마리, 돼지 700마리를 키우는 사업주가 되었다고 한다. 고등학교 재학 중에 사업자 등록도 하고 양계사업을 비롯한 축산사업을 열심히 한 덕분이다.
21세(1978년)엔 익산시 황등면에 종계사육장을 세우고 닭을 생산하는 사업을 본격화했지만, 25세(1982년) 무렵 닭고기 전염병이 전국에 돌아 닭값이 폭락하는 사태에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그는 이때 경험을 살려 닭고기 사육만이 아닌 가공, 유통업을 포함한 종합 닭고기 사업에 진출하는 아이디어를 구상했다고 한다
29세(1986년)에 하림식품을 세웠고 이후 그는 1997년(40세)엔 축구장 8개 크기의 현대식 육가공 공장을 지었으나, 때가 때인 만큼 IMF 사태를 맞아 절체절명의 부도 위기를 맞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국제금융기관의 도움을 받아 두 번째 재기에 보란 듯이 성공했다.
그런 그는 또 한번의 큰 위기를 맞는다. 2003년(46세)에 익산 공장이 화재로 전소되며 그를 비롯한 직원들이 하루 아침에 거리에 나앉을 위기에 처한 것이다. 하지만 그는 지역사회의 도움을 받아 세 번째 재기에 성공했고, 이후로는 나름 순탄한 길을 달려왔다고 할 수 있다.
특히 그가 닭고기 판로 확대를 위해 NS홈쇼핑 사업을 시작하고, 2015년 곡물유통 사업 확장을 위해 해운선사이자 벌크선사인 팬오션을 인수한 것은 성장에 큰 동력을 달아준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7년 자산 10조원 이상의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고 현재는 국내 20위권대의 그룹으로 성장을 지속해 오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라면, 자장면 등의 면류 가공업 및 가정간편식(HMR) 사업에도 진출하면서 닭고기 사업을 넘어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을 노리는 모양새다.
게다가 2016년 서울 서초동 양재동에 물류단지 조성을 위한 부지를 매입하고 물류시설, 업무시설, 공연장, 컨벤션센터, 백화점, 호텔이 결합된 복합물류단지를 조성하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시와 합의에 이르지 못해 사업은 지지부진한 양상이다. 향후 양측이 적절히 타협을 모색해 사업을 현실화할 경우 호남 출신 최대기업으로서 고향인 익산은 물론 서울에서도 고용을 대거 창출하는 기업으로 이름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김홍국 회장이 오로지 열정 하나만으로 초등학생 시절부터 초지일관으로 키워온 기업이 이제는 누군가 또 다른 꿈을 가지고 달려갈 MZ 청소년들에게 한번쯤 따라해보고 싶은 성장모델이 되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김홍국 회장의 꿈은 아직도 종착역이 먼 현재 진행형인 듯하다. 고향을 먹여 살리는 지속 가능한 기업을 만들고, 우리 국민에게 먹거리를 창출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아직도 열정을 쏟아 부을 곳이 남아 있다는 얘기다.
그 꿈은 현재 3가지 방향에서 실천되고 있는 듯하다. 하나는 익산시에 10만평이 넘는 규모로 조성하고 있는 하림퍼스트 키친, 하림 닭고기 종합처리센터, 하림푸드의 트라이앵글 조성사업이다. 이를 성공리에 완성하면 닭고기를 기반으로 한 종합식품기업으로의 도약이 현실화할 듯하다.
다른 하나는 팬오션을 중심으로 곡물유통사업을 확장해 우리나라의 식량안보를 책임지는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다. 기후 위기와 함께 카길과 같은 외국 기업에 의존하지 않고 국가 자체적으로 식량안보를 해결하는 것은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여기에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겠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서울 서초구 양재동 복합물류단지를 신축해 식품을 소재로 한 먹거리와 즐길거리의 아시아의 허브를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서울시의 염려대로 일대의 교통난을 슬기롭게 해결할 방책을 곁들인다면 조만간 좋은 결과를 얻을 수도 있을 듯하다.
그가 50여 년이 넘는 사업가로서 긴 여정 동안 초지일관하며 새겨왔을 '사업 봉사'의 꿈이 손에 잡힐 듯 다가오고 있는 셈이다. 그가 앞으로 걸어갈 60년 혹은 70년의 여정도 시간은 다소 걸릴지언정 농자지천하지대본의 구상처럼 서서히 아름다운 열매를 맺어갈 것이라는 기대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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