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민주당 이재명 예비후보의 '먹사니즘'과 'K엔비디아' 구상

인물·칼럼 / 김완묵 기자 / 2025-04-13 07:43:56
K엔비디아 구상이 사회주의적이라는 선입견은 버려야
K엔비디아-먹사니즘-잘사니즘 연결되면
글로벌 톱10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수 있어
▲미국 외교전문지 더 디플로맷, 4월호 커버 스토리로 이재명 후보 다뤄/사진=연합뉴스 제공

 

[소셜밸류=김완묵 기자] 지난 10일 대선 출사표를 던진 이재명 예비후보가 먹사니즘(먹고 사는 문제 해결)과 K엔비디아 구상을 이번 선거의 주요 전략으로 내세울 것으로 보여 관심이 간다.   

 

일단 이재명 예비후보가 먹사니즘과 K엔비디아를 자신의 새로운 브랜드로 꺼낸 것은 기본소득 구상을 자신의 주요 정책으로 내세웠던 지난 대선 때와는 한 단계 진전이 된 전략으로 평가된다. 

 

사실 당시 기본소득 구상은 아무리 취지가 좋다고 하더라도 그 구상을 현실화시킬 마땅한 재원이 없고 그 경제적 후유증도 클 수 있다는 점에서 한계를 지니고 있어 포퓰리즘적 구상이 아닌가 하는 비판이 따랐던 것이 사실이다. 

 

성장을 위해 활용해야 할 국가 재원을 오로지 분배에 사용하는 것도 그렇고, 그 재원 마련을 위해 필히 증세나 국채 발행 등의 후속조치가 뒤따라야 한다는 점에서 국가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적지 않을 것이란 비판적 예측이 있었다.

 

예를 들어 뜻하지 않게 인플레이션 현상이 초래되고 금리가 오르는 결과가 나타나 개인이 받는 기본소득 이상의 기본지출이 수반돼 결과적으로 플러스 소득이 아니라 마이너스 소득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이런 분석에 기초해 당시 이재명표 기본소득 구상은 대표적인 포퓰리즘적 대선 공약이요, 더 나아가 사회주의적인 정책구상이라는 비난이 따른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에 이재명 후보가 구상하고 내세우는 먹사니즘과 K엔비디아는 이런 오해를 불식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선에서 이재명표 핵심 공약이 될 것으로 보는 K엔비디아는 종국적으로 먹사니즘과 기본소득 구상과 맞닿아 있지만, 접근 방식에서 분배에만 치우치는 방식이 아닌 성장과 분배를 적절히 맞물려서 추진한다는 점에서 접근 방식이 완전히 다르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K엔비디아 공약을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고 포퓰리즘이니 공산주의적 사고라느니 이념 편향적으로 공격하는 것은 섣부른 판단이라는 생각이다. 이 시대에 어쩌면 우리 경제가 취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정책 구상이 아닌가도 평가된다. 

 

물론 이 후보의 말을 종합해 볼 때 K엔비디아 구상이 완결이 된 정책 로드맵을 가진 것으로 보이진 않고, 현재는 하나의 초기 구상 정도로 구체적으로 다듬어갈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여러 사람의 의견이 모여 여기에 살을 입히고 옷을 입히는 과정을 거쳐 완성된 정책 구상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어쩌튼 이 후보의 말을 빌려 보면 "한국에 엔비디아 같은 회사가 하나 생겼다면, 70%는 민간이 가지고 30%는 모든 국민이 나누면 굳이 세금에 의존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가 오지 않을까"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른바 'K엔비디아' 논쟁이 일어났던 발단이다. .

 

하지만 이후 나온 이재명 후보의 발언을 추적해 보면 'K엔비디아' 구상은 이른바 중국의 실용주의적 정치지도자였던 등샤오핑(등소평)의 '검든 희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흑묘백묘(黑猫白猫)론'을 인용한 것이라든지, 실용주의적 슬로건으로 내세우는 '먹사니즘'을 강조하는 것과도 연결돼 자신의 정책 구상을 현실화시킬 수 있는 하나의 모멘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승전결 내용을 충분히 파악하지 않고 성급하게 공산주의적 구상으로 몰아갈 일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이 후보는 "인공지능인 AI 산업은 엄청난 자원을 투자해야 해 거대 기업, 소수만이 부를 누릴 가능성이 높다"며 "공공 부문이 투자를 해서 투자 이익을 상당 부분 나눌 필요가 있지 않나"라면서 국부펀드 내지는 국민펀드를 조성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다만 공산주의적 구상이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킨 "공공의 펀드가 투자해 지분을 상당 부분 확보하는 게 어떨지, 사업 자체에 공공이 참여하는 건 어떨까"라는 문제에 대해서는 좀 더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반영해 좀 더 자본주의적으로 각색시켜 가는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당시 이재명 후보와 이공계 및 AI 업계 청년들과의 질의응답에서도 청년들은 "정치인과 고위 관료들의 AI 관련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내놨고 이 대표는 "민간의 전문성을 더 존중해야 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궁극적으로 투자 과정만 국가가 개입하고 사업 자체는 민간에 전적으로 일임할 수도 있다고도 밝혀 이 후보의 K엔비디아 구상에 대해 지나치게 사회주의적인 아이디어라고 몰아칠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의 정책 구상을 다듬고 있는 유승경 전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원장은 지난달 24일 국회 기본소득연구포럼이 주최한 '국부펀드를 통한 산업 혁신과 이익 공유 방안' 세미나에서 공공이 운영하는 투자 펀드를 조성해 수익을 국민에게 직접 배당하는 '국민 배당형 국부 펀드'를 제안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배당형 국부펀드 재원으로는 ▲정부 재정 지원 ▲국·공유 자산 수익 ▲자본이득세 신설 ▲기부 및 상속세 ▲국채 발행 등을 제시했다.

 

기업의 시가총액이나 주식시장 상장(IPO), 자사주 발행 등에 부과하는 자본이득세를 신설하고, 추가로 자발적 기부나 상속세수 등을 동원해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초기 단계에서는 국채를 발행해 100조원 규모 기금을 조성하되, 운용수익 재투자를 거쳐 약 30년 후에는 1인당 연간 약 175만원에 달하는 국민 배당을 지급할 수 있을 것으로 유 원장은 내다봤다.

 

무엇보다 K엔비디아 구상이 정책으로서 효과를 발휘한다면 김대중 전 대통령이 벤처기업 투자를 활성화시켜 IMF시대를 빠르게 종식시킨 것과 같은 산업적 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K엔비디아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는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활성화되고 이는 반도체, AI산업, 로봇과 같은 첨단산업을 영위하는 신생기업에 대한 투자를 위한 시드머니가 될 가능성이 있다. 

 

즉 공공의 자본이 마중물이 되어 현재 투자할 곳이 없어 부동산 등 비산업적 자산에 머무는 자본이 성장성이 있는 기업들에 대한 투자재원으로 모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도 보인다. 이른바 2000년대 초반 강하게 일었던 벤처붐과도 같은 먹사니즘 붐업이 일어나고 이는 궁극적으로 잘사니즘으로도 연결될 것이다. 

 

어쩌튼 이 후보가 다른 대선 후보들과는 결이 다르게 선거 초반부터 먹사니즘과 K엔비디아 구상을 밝히면서 주목도는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필자는 K엔비디아 구상을 재계 등 다른 많은 사람들의 의견도 곁들여 한편에서 갖고 있는 걱정을 불식시키면서도 대한민국 경제를 부흥시키는 하나의 불쏘시개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벤처기업 투자를 활성화시켜 20여 년 후 대한민국 경제가 선진국 대열에 올라서게 했다면, 이재명 후보가 내세우는 K엔비디아, 먹사니즘, 잘사니즘 구상을 발판으로 또 한번 위기에 빠진 한국경제에 피와 산소가 돌게 하고, 궁극적으로 K민주주의가 경제적으로도 한 단계 성장하고 발전해 글로벌 톱10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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