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보]미국증시, 브로드컴 테슬라 급등에 나스닥 환호했지만 다우는 울상

기획·연재 / 김완묵 기자 / 2024-12-17 07:43:06
주요 빅테크가 브로드컴과 함께 자체 AI 칩 개발에 나서면서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도를 빠르게 줄이고 있어
이번 FOMC 회의서 기준금리 인하는 확실 내년이 불투명
▲미국 뉴욕증시는 16일(현지시간)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가 극명하게 엇갈리는 행보를 보였다. 다우는 8거래일째 하락한 반면 나스닥은 연일 최고가 행진을 벌이고 있다. 사진은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앞 월스트리트 거리 표지판의 모습/연합뉴스 제공

 

[소셜밸류=김완묵 기자] 미국 뉴욕증시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12월 회의 개회를 하루 앞두고 혼조세로 장을 마감했다. 하지만 호재를 지닌 빅테크들이 일제히 상승하면서 나스닥지수는 또다시 장중은 물론 마감가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만 다우지수는 8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16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110.58포인트(0.25%) 하락한 43,717.48을 기록하며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22.99포인트(0.38%) 상승한 6,074.08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장보다 247.17포인트(1.24%) 오른 20,173.89를 나타내며 마감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전장보다 106.28포인트(2.06%) 급등한 5,256.06을 가리키며 마감했다. 

 

주요 종목으로는 애플이 1.1% 상승한 것을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 0.9%, 아마존닷컴 2.4%, 메타 0.7%, 테슬라 6.1%, 구글의 알파벳 3.6%, 브로드컴 11.2%, 넷플릭스가 0.2% 상승하며 마감했다. 다만 엔비디아는 1.6%, AMD 0.1%, ARM이 4.5% 하락하며 마감했다. 

 

미국 국채금리는 오후 들어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현지시간 3시 59분 현재 10년물이 전날보다 0.004%포인트(0.4bp) 하락한 4.395%를 나타내고 2년물이 전날보다 0.002%포인트(0.2bp) 상승한 4.243%를 가리키고 있다. 

 

외신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증시는 반도체 관련주가 이틀 연속 불을 뿜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지난 13일 3% 넘게 뛴 데 이어 이날도 2% 넘게 급등하며 지난달 부진을 빠르게 만회하는 흐름이다.


브로드컴은 4분기 매출이 급증했다고 발표한 데 이어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의 총아 엔비디아를 위협하는 기업으로 부상하면서 매수세가 강하게 집중됐다. 브로드컴은 지난 12일 분기 실적 발표회에서 "대형 클라우드 기업 3곳과 AI 칩을 개발 중"이라며 "향후 3년간 AI에서 기회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 기업은 구글과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 '틱톡'을 운영하는 중국의 바이트댄스로 알려졌다.

애플도 브로드컴과 자체 AI 칩 개발에 나섰다는 보도가 나왔으며 오픈AI가 브로드컴과 자체 AI 칩을 개발할 예정이라는 보도도 지난 10월 나왔었다. 이는 주요 빅테크가 브로드컴과 함께 자체 AI 칩 개발에 나서면서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도를 빠르게 줄이고 있다는 의미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해 엔비디아는 이날 2% 가까이 하락했다. 반도체 설계기업인 Arm도 주가가 4% 넘게 떨어지며 '브로드컴 유탄'을 맞았다.

두 회사를 제외하면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를 구성하는 종목들은 전반적으로 환호했다. 브로드컴 외에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5%, 마블테크놀로지는 3% 이상 뛰었다. 테라다인도 5% 넘게 상승하며 랠리에 편승했다.

엔비디아 독주 체제가 흔들리고 각자도생으로 판세가 바뀌면서 빅테크 주식도 상승했다. 테슬라는 이날도 6% 넘게 뛰었고 알파벳은 3% 이상 상승했다. 아마존도 2% 이상 올랐다.

반면 '트럼프 트레이드'의 활기 속에 한동안 강세를 누렸던 다우지수의 우량주들은 조정을 이어갔다. 유나이티드헬스케어는 이날도 4% 넘게 하락하며 위축된 투자심리를 반영했다. 미국 보건당국이 보험사의 보험료 지급 회피 사안을 들여다볼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됐다. 존슨앤드존슨 등 필수소비재 기업도 약세를 보였다.

'비트코인 최다 보유 기업'으로 유명한 소프트웨어 기업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나스닥100지수' 편입이 결정되면서 한때 4% 이상 뛰었으나 약보합으로 마감했다. 부정회계 의혹으로 몸살을 앓는 슈퍼마이크로컴퓨터는 투자 불확실성이 지속되며 이날도 주가가 8% 이상 급락하며 5거래일 연속 급락 흐름을 이어갔다.

찰스 슈왑의 조 마졸라 수석 전략가는 "시장폭 확대 흐름이 다시 사라지고 일부 종목에 랠리가 집중되고 있다"며 "이런 흐름이 얼마나 지속될지 모르겠지만, 최소 연말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17일부터 시작되는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경계하는 분위기도 읽힌다. 이번 회의에선 향후 금리인하 기조를 두고 어떤 의견이 오갈지 시장은 주목하고 있다. 월가에선 내년부터 금리인하 속도가 느려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인 가운데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어떤 발언을 내놓을지가 관건이다.

월가에선 FOMC가 내년부터 분기에 한 번 기준금리를 25bp씩 내릴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서면 인플레이션 반등이 점쳐지는 만큼 FOMC도 정책 경로를 조정해야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프리덤캐피털마켓츠의 제이 우즈 수석 글로벌 전략가는 "연준의 9월 첫 금리인하 이후 실업률은 안정됐으나 물가상승률 수치는 반대로 약간씩 상승했다"며 "사실 금리인하가 시작된 후 매달 상승했는데 이게 그저 '끈적한' 데서 그칠지 아니면 새로운 추세의 시작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12월 기준금리가 동결될 확률은 마감 무렵 4.6%를 기록했다. 25bp 인하 확률은 95.4%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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