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새 CEO 선정 앞둔 KT 발전을 위한 긴급 제언

인물·칼럼 / 김완묵 기자 / 2023-02-26 07:53:24
경륜 많은 새 CEO가 그룹 선장을 맡고 현 구현모 체제가 KT 이끄는 것도 바람직
▲ KT의 광화문 웨스트 사옥 리모델링 공사 가림막을 활용한 미디어파사드/사진=KT 제공

 

[소셜밸류=김완묵 기자] KT가 갑자기 선장을 잃고 헤매는 사태를 맞았다. 현 CEO인 구현모 대표(59)가 지난 23일 연임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을 하면서 그가 추진하던 '디지코(DIGICO)' 전략도 흔들리게 됐다.

 

디지코는 디지털 플랫폼 기업이라는 의미로 통신 위주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콘텐츠 등으로 다각화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구현모 대표는 디지코 전략을 통해 KT의 새로운 모습을 선보이며 강력한 발전 가능성을 선보인 바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디지코를 추진하던 CEO가 낙마하는 사태에 KT의 주가는  52주 신저가를 기록할 만큼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KT 수장의 갑작스런 교체에 시장이 먼저 반응을 한 셈이다.  

 

이런 사태를 맞아 필자는 조기에 KT가 안정을 찾고 한시도 쉬지 않고 경쟁의 대열에서 앞서 나아가길 바라는 마음에서 현실적인 제언을 하고 싶다. 즉 차기 CEO가 전반적인 그룹 경영을 책임지는 대신 KT의 별도 경영은 현 구현모 대표가 이어 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KT의 차기 CEO가 점령군처럼 등장해 조직을 흔들고 새로운 정책 목표를 세우며 시간을 끌 정도로 한가한 시대가 아니다. 다른 기업들은 한치의 쉼도 없이 나아가는데, KT는 3년 만에 반복해서 CEO가 교체돼 소용돌이를 겪는다면 경쟁에서 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차기 CEO가 경륜이 많은 사람으로서 정치적-경제적인 차원에서 소위 인문학적인 방향에서 안정적인 그림을 그려줄 사람이 선정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즉 외풍을 효과적으로 막아주고 새로운 먹거리도 창출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CEO를 선정해야 한다. 대신 현업에서는 실무적으로 이미 능력을 입증받은 구현모 체제가 계속해서 순항을 한다면 조기에 체제가 안정되고 그동안 해온 정책도 큰 손질 없이 이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마침 구현모 대표는 그룹의 CEO로서라기보다는 KT의 대표로서 역할을 하고 대부분의 계열사는 책임경영을 하는 시스템으로 운영을 하고 있다. 구현모 대표가 KT의 2기 수장으로 선임되는 경우 지주사 체제로 탈바꿈을 시도할 것이라는 시장의 예측도 있었던 만큼, 새 CEO가 이를 차질 없이 추진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이런 방향이라면 필자는 KT의 차기 CEO로 윤진식(77) 전 산업자원부 장관이 부각되는 것에 대해 바람직한 판단이 작용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윤진식 후보는 기획재정부, 산업자원부, 청와대 비서관, 정책실장, 국회의원 등을 두루 거치며 산업-경제-정치를 아우르는 경력을 쌓은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윤석열 후보 캠프 상임고문과 대통령직인수위 경제특별고문을 거치며 현 정권이나 정치권과도 교감이 깊은 것으로 인식된다.

 

현재 구현모 대표가 이미 차기 CEO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을 하고 주로 낙하산 인사가 유력하게 거론되는 마당에서 KT에 보다 유리한 선택이 있다면, 디지코 업무의 연속성을 이어가고 조직이 조기에 안정을 찾는 것이다. 아울러 주인 없는 KT의 약점으로 인식되던 정치권이나 정부와의 교감, 글로벌한 ICT 정책의 추진 등에서 경륜 있는 인사가 CEO를 맡아 이끈다면 KT가 한 단계 더 도약하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미국과 중국의 글로벌 주도권 싸움이 가열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지속되면서 글로벌 ICT 기업은 미래를 점치기 힘든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그냥 경제적으로 산업적으로만 잘해서는 생존하기 힘든 시대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정치적, 외교적인 분야에서 강대국과 주변국의 결정이 경제적-산업적으로도 큰 영향을 미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이런 혼돈의 시대에 경륜 있는 CEO가 외부적인 동향을 잘 읽고 대처한다면 KT가 더 크게 도약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다.  

 

실제로 반도체 분야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대규모 자금을 쏟아 부은 중국에서의 반도체 사업이 정치-외교-군사적인 사건으로 존망의 위기에 처한 것만 봐도, 현재 기업이 가야 할 길은 단지 수익성만 갖고 가는 시대는 아닌 듯하다. 따져봐야 할 변수들이 너무 많아진 셈이다. 이런 때 경륜 있는 조타수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시대가 아닌가 생각된다.

 

특히 윤진식 전 장관이 KT의 수장이 된다면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무대에서 겪고 있는 여러 문제점을 청와대에 직보할 수 있는 체제도 가동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는 우리 정부가 보다 효과적으로 산업정책을 만들어 가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단지 KT의 수장으로서만이 아닌 우리 ICT 기업들이 처한 공통과제를 도출해 빠른 시간 안에 정부와 교감을 나누고 정책을 만들어 대처해 갈 수 있는 '교통로' 같은 역할도 기대가 된다.

 

이는 KT는 물론 다른 기업에도 효과를 발휘해 어렵고 민감한 시대에 우리 산업계가 현명하게 나아가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고 보다 바른 판단으로 KT가 국민에게 크게 사랑 받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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