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바람의 본거지 내지는 랜드마크 역할을 기대할 수 있는 부분
민-관이 협력해 이제 다시 신발끈을 동여맬 차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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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지난 2021년 열린 CJ라이브시티 아레나 착공 및 비전 선포식/연합뉴스 제공 |
[소셜밸류=김완묵 기자] CJ그룹이 한류바람에 힘입어 최근 부활의 노래를 부르고 있다. 그동안 한류바람은 K-팝, K-드라마, K-콘텐츠 등 문화현상에 그치던 것이 20여 년 한류바람이 지속되면서 최근에는 한국 기업들이 생산한 상품들이 인기를 얻는 현상으로까지 심화되고 있다. 해외 대중들의 한류 사랑이 음악, 드라마, 영화, 웹툰 같은 문화적 작품은 물론 이제는 한국인들이 만든 제품까지 그 혼이 스며든 것으로 인정 받는 단계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2~3년 전만 해도 CJ그룹은 주력 사업이 삐그덕거리면서 업계에서 'CJ가 힘들다'는 소리가 자주 들렸다. 손 대는 족족 마이너스 손이 되고 있다는 자조 섞인 지적도 회자되는 상황에서 CJ는 내부적으로 혹독한 구조조정을 거치더니 최근 다시 부활의 노래가 들리기 시작했다. 급기야 지난 16일에는 CJ 주가가 10% 넘게 급등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CJ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만2500원(10.70%) 오른 12만930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CJ가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6664억원을 기록해 시장 전망치 5865억원을 13.6% 웃돌은 덕분이다. 주요 자회사의 실적이 마이너스 손에서 플러스 손으로 완전히 탈바꿈해 호조를 보인 결과라는 이야기다. 실제로 지난 2분기 실적만 보면, 전년 동기와 비교한 영업이익이 CJ제일제당은 11.4%, CJ CGV는 41% 증가했고, CJ ENM은 흑자 전환했다. 비상장 자회사인 CJ올리브영은 22%, CJ푸드빌은 12% 성장세를 기록했다.
업계는 앞으로도 CJ가 호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류 바람을 일으킨 주인공 중의 하나로서 CJ가 씨앗을 뿌리는 단계를 넘어 본격적으로 열매를 따는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한류는 대중문화를 중심으로 해외에서 인기를 얻으면서 빠르게 확산한 바 있다. 드라마를 필두로 K-팝, K-콘텐츠가 인기를 끌면서 현재는 세계적인 문화현상으로 번진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문화한류가 이제는 한국기업들 제품으로까지 스며드는 현상으로 퍼지고 있다. 즉 사람이나 문화를 중심으로 확산한 한류 바람이 이제는 한국 기업이 만든 제품까지도 덩달아 사랑을 받는 2단계 시기에 접어들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차원에서 CJ는 정작 한류 바람을 일으키는 원동력을 제공했음에도 코로나19 등으로 되레 혹독한 구조조정을 겪어야 하는 아픔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CJ ENM이 더 이상의 손실은 보지 않는 단계로 나아가고 CJ CGV도 바닥은 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CJ올리브영이나 CJ푸드빌, CJ제일제당, CJ대한통운이 국내외에서 한류바람에 힘입어 든든한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CJ로서는 아직도 아픈 손가락이 있다. 바로 경기도가 고양 K-컬처밸리 사업 시행사인 CJ라이브시티와 협약을 해제하면서 무산될 위기에 처한 것이다. 이에 대해 CJ 측은 지난 14일 "경기도가 일방적으로 사업협약을 해제한 이후 그 원인을 CJ라이브시티에 떠넘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CJ라이브시티는 이날 입장문에서 "경기도는 당사의 책임으로 협약을 해지했다면서 해제 사유를 문의하는 당사의 공문에는 한 달 넘게 대답하지 않고 있다"면서 "오히려 경기도의 사업추진 의지가 부족했다는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또 CJ ENM이 K-컬처밸리 복합개발 시행자로 선정된 이후 설립한 사업법인 CJ라이브시티는 지난 8년간 사업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면서 "CJ라이브시티가 사업에 투입한 비용만 7000억원이 넘는다"고 설명했다.
사건의 발단은 경기도가 지난 6월 28일 CJ가 CJ라이브시티의 사업 추진 의지가 없다고 판단해 2016년 5월 체결한 'K-컬처밸리 사업 기본협약'을 해제한 것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김동연 경기지사는 지난 12일 도민 청원에 'CJ라이브시티의 사업 의지 부족으로 사업협약 해제가 불가피했다'는 취지로 답했다.
하지만 CJ는 "경기도와 고양시로 이원화된 절차 탓에 생긴 각종 인허가 지연, 한국전력의 대용량 전력공급 불가 통보, 한류천 수질개선 공공사업 지연 등의 문제가 있었다"며 "이는 당사만의 노력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CJ라이브시티는 "경기도의 경직된 행정으로 사업 정상화가 점점 요원해지는 현 상황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면서 "앞으로도 사업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K-컬처밸리는 고양시 일산동구 장항동 부지 32만640㎡(10만평)에 1조8000억원(2020년 6월 기준)을 투입해 K-팝 전문 아레나와 스튜디오, 테마파크, 상업·숙박·관광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사업이 완공될 경우 고양시는 물론 경기도가 국내에서 한류바람의 본거지 내지는 랜드마크 역할을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다. 사업의 시행자인 CJ도 이득을 얻겠지만, 지자체에 파급되는 효과는 가시적인 것 외에도 보이지 않는 무형의 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CJ가 다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정도로 체력을 보충해 가고 있어 사업의 신속한 추진을 위한 결의를 다지고 있는 만큼, 경기도 역시 허심탄회한 소통을 통해 오해를 풀고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한 인허가에서 적극적인 지원을 해줄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한류가 20여 년 지속되면서 확대재생산이 이뤄졌는데, 국내에서도 그 바람을 만끽할 수 있고 그 열정을 다시 해외에 확산하는 기폭제 역할을 K-컬처밸리가 해줘야 한다. 그동안 사업이 지지부진했다고 해서 여기서 멈출 일은 아니다. 지지부진했던 원인들을 세밀하게 분석해서 긍정적인 개선책을 도출할 수 있다면 민-관이 협력해 이제 다시 신발끈을 동여맬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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