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세계 경제 불확실성에 청주 반도체공장 증설 계획 전격 보류

경제 / 소민영 기자 / 2022-07-19 06:20:32
지난달 29일 이사회 열어 청주공장 증설 안건을 의결하려고 했으나 최종 결정을 보류
반도체 시장상황 여의치 않은 데다 수입물가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어 비용 급상승 우려
최태원 회장 "원재료 부분이 너무 많이 올랐기 때문에 원래 투자계획이 잘 안 맞아"

▲ 청주 SK하이닉스 공장/사진=연합뉴스 제공

 

[소셜밸류=소민영 기자] SK하이닉스가 최근 이사회에서 충북 청주공장 증설 계획을 전격 보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얼마 전 고환율·고물가 등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존에 세운 투자 계획이 변경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한 가운데 SK하이닉스 이사회가 글로벌 경영 불확실성 등의 이유로 공장증설 계획에 제동을 건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업계와 연합뉴스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9일 이사회를 열어 청주공장 증설 안건을 의결하려고 했으나 논의 끝에 결국 최종 결정을 보류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사회에서 증설이 과연 필요한지 좀 더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SK하이닉스는 당초 청주 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 내 43만3천여㎡ 부지에 약 4조3천억원을 투자해 신규 반도체 공장(M17)을 증설할 계획이었다.

 

향후 2~3년 내 글로벌 시장에서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지속해서 늘 것에 대비해 클린룸(먼지·세균이 없는 생산시설)을 미리 확보해놓겠다는 것이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내년 초 착공해 2025년 완공돼야 하지만, 이사회의 보류 결정에 따라 착공은 연기될 가능성이 커졌다.

 

SK하이닉스 측은 향후 공장 증설 일정 등에 대해서는 "결정된 바 없다"고만 언급했다. 공장 증설이 보류된 데는 최근 세계 경기가 빠르게 얼어붙으면서 반도체 업황 전망이 불투명해진 것이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하락세에 진입한 글로벌 D램 업황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인플레이션, 중국 경기둔화 등에 따른 IT 수요 둔화로 한동안 하락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메모리반도체 낸드플래시의 가격도 최근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청주 신규 공장에서 D램과 낸드 중 어떤 반도체를 생산할지는 향후 시장 상황을 보고 결정한다는 방침이었는데 현재 전망으로서는 둘 다 여의치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여기에다 원화 약세로 원자잿값 등 수입 물가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어 투자 비용이 당초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도 증설 계획 보류 결정의 한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SK하이닉스가 내년 설비투자 계획도 조정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최근 블룸버그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SK하이닉스가 내년 자본지출을 25%가량 줄여 16조원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스마트폰부터 서버까지 모든 분야에 들어가는 반도체 수요 감소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당초 세웠던 내년도 생산능력 확장을 재검토한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앞서 지난 14일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기자들과 만나 "작년에 세웠던 투자계획은 당연히 바뀔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원재료 부분이 너무 많이 올랐기 때문에 원래 투자대로 하기에는 계획이 잘 안 맞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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