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보]미국증시, FOMC 0.25%p 금리인하 예상되지만 나스닥-다우 과대상승 경계감도

기획·연재 / 김완묵 기자 / 2024-12-10 07:14:33
엔비디아 주가가 크게 하락하며 3대 지수 끌어내려
비트코인 가격도 전장 대비 5%대 하락하며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약해져 있음을 드러내
▲미국 뉴욕증시는 9일(현지시간) 산타랠리를 잠시 멈춘 채 3대 지수가 일제히 중폭 정도의 하락률을 보이며 마감했다. 사진은 뉴욕증시 입회장에서 일하는 트레이더들의 모습/연합뉴스 제공

 

[소셜밸류=김완묵 기자] 미국 뉴욕증시는 이번주를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에서 시작했다. 이날 시간이 흐를수록 차익매물이 늘며 3대 지수 및 반도체지수가 모두 0.6% 내외의 하락률로 마감했다. 

 

이날 국채금리가 일제히 상승세를 기록하고 그동안 상승에 따른 피로감이 누적된 것이 부정적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정부의 추가 경기부양책 도입 가능성과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에 대한 반독점 조사 착수 소식 등이 시장을 움직였다는 평가도 나왔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12월 회의를 일주일 앞두고 통화정책 관련 발언을 삼가는 '블랙아웃' 기간에 돌입한 상태지만 시장은 대체로 이번 회의에서 0.25%포인트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9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240.59포인트(0.54%) 하락한 44,401.93을 기록하며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37.42포인트(0.61%) 떨어진 6,052.85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장보다 123.08포인트(0.62%) 하락한 19,736.69를 나타내며 마감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전장보다 42.46포인트(0.84%) 떨어진 5,018.84를 가리키며 장을 마쳤다. 

 

주요 종목으로는 애플이 1.6% 상승한 것을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 0.5%, 테슬라 0.1%, 구글의 알파벳이 0.4% 상승하며 마감했다. 이에 비해 엔비디아는 2.5%, 아마존닷컴 0.4%, 메타 1.6%, 넷플릭스 2.2%, AMD 5.5%, ARM이 0.8% 하락하며 마감했다. 

 

이날 미국 국채금리는 오후에도 일제히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현지시간 오후 3시 59분 현재 10년물이 전날보다 0.046%포인트(4.6bp) 오른 4.199%를 가리키고 2년물이 전날보다 0.029%포인트(2.9bp) 상승한 4.127%를 나타내고 있다. 

 

외신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증시 투자자들은 이번 주에 나올 최종 인플레이션 지표를 기다리며 '몸 사리기' 하는 양상을 보였다. 다우지수는 지난 4일 45,000선을 처음 돌파한 이후 3거래일 연속으로 하락했다.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전 거래일인 지난 6일 수립한 사상 최고 마감 기록에서 뒷걸음쳤다.


이날 엔비디아 주가가 2.55% 하락하며 3대 지수를 모두 끌어내렸다. 중국 규제당국이 엔비디아를 반(反)독점법 위반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는 소식이 악재가 됐다.

중국 관영 매체들에 따르면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은 엔비디아가 이스라엘 반도체 기업 멜라녹스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중국의 반독점법을 위반한 혐의가 발견돼 조사에 착수했다. 중국은 자국에서 사업하는 대형 외국 기업이 국제적 인수합병을 추진할 경우 승인 절차를 밟도록 하고 있으며, 2020년 엔비디아가 멜라녹스를 69억 달러에 인수하는 계획을 조건부로 승인한 바 있다. 엔비디아 주가는 사흘 연속 밀리면서 최근 한 달 수익률을 -4.44%로 떨어뜨렸다.

이날 대표적인 암호화폐 비트코인 가격도 전장 대비 5%대 하락하며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약해져 있음을 시사했다. 반면 안전자산으로 간주되는 금은 1% 이상 상승했다.

엔비디아 대항마로 언급돼온 전통의 반도체 설계 기업 어드밴스드 마이크로 디바이시스(AMD)는 대형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가 "엔비디아와의 경쟁에서 밀린다"는 이유를 들어 투자등급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하고 목표주가를 180달러에서 155달러로 낮춘 여파로 주가가 5.57% 미끄러졌다.

미국의 대표적인 AI 방산주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는 미국 특수작전사령부(USSOCOM)와 AI 미션 관리 시스템 개발 계약을 체결한 소식을 발표해 개장 초반 주가가 5.99%까지 뛰었다가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5.08% 하락 마감했다. 하지만 팔란티어 주가는 올해 들어 지금까지 337.03% 급등했다.

회계 부정 의혹에 휘말려 곤혹을 치른 서버제조업체 슈퍼마이크로컴퓨터는 나스닥 당국이 연례 보고서 제출 시한을 내년 2월 25일로 연장하는 방안을 승인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으나 주가는 0.52% 오르는 데 그쳤다.

이와중에 시가총액 1위 기업 애플 주가는 장중에 247.24달러까지 오르며 역대 최고가를 또다시 경신했다. 종가 기준으로도 올해 21번째 경신한 최고 기록이다. 아마존 주가도 장중에 230.08달러까지 상승하며 사상 최고가를 새로 썼다.

미국 최대 건강보험사 유나이티드헬스는 최고경영자(CEO) 브라이언 톰슨이 지난 4일 '투자자의 날' 행사가 열릴 예정이던 뉴욕 맨해튼의 금융 중심가에서 괴한이 쏜 총에 맞아 사망한 이후 2거래일 연속 5%씩 급락했던 주가가 2.39% 반등했다. 사법 당국은 이날, 펜실베이니아주 지역 경찰이 용의자로 추정되는 인물을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종별로 보면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 가운데 헬스케어(0.22%)·부동산(0.09%) 단 2개 업종만 오르고 나머지는 모두 하락했다. 특히 금융·통신서비스·유틸리티 업종은 1%대 하락률을 보였다.

CFRA 리서치 최고투자전략가 샘 스토벌은 "계절적 요인 등을 고려할 때 증시는 여전히 상승 궤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규제 당국의 엔비디아 조사' 같은 뉴스가 상승 행로에 크고 작은 장애물이 될 수 있지만 이것이 연말까지의 흐름을 뒤집지는 못할 것"이라며 금년 뉴욕증시 수익률이 작년 성과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S&P500지수는 지난해 24% 상승했으며 올해 들어 지금까지 27.56% 올랐다.

시장 전문가들은 오는 11일 발표될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 대비 0.3%, 전년 동기 대비 2.7% 상승하며 지난달 수치(0.2%·2.6%)를 소폭 웃돌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펜실베이니아대 와튼경영대학 재무학 교수 제러미 시걸은 "모든 것이 대체로 연준의 바람대로 흘러가고 있다"며 연준이 오는 17일과 18일에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12월 회의에서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미국 경제가 견조함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내년 금리 인하 횟수는 2~3차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시카고파생상품거래소그룹(CME Group)의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연준이 12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25bp(1bp=0.01%) 추가 인하할 확률은 85.8%, 현 수준(4.50~4.75%)에서 동결할 확률은 14.2%로 반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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