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후 반짝상승 vs 지속적 강세...집값 불씨 여전 속 임대차 시장은 매물부족

경제 / 김완묵 기자 / 2022-04-11 06:15:05
서울 아파트 시장의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졌다는 분석 나와
임대차 시장도 불안 불씨 여전…대선 직후 물량 17%나 감소

▲ 서울 남산에서 내려다본 아파트 단지의 모습/사진=연합뉴스 제공

 

[소셜밸류=김완묵 기자]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끝나고 한 달이 지나면서 전국 주택 시장의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는 서울 아파트 시장의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대선 후 규제 완화로 인한 일시적인 반등일 뿐 장기적으로는 하락 국면으로 접어들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이는 향후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대출금리 상승의 부담이 가중될 수 있어 매수자들이 신중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에서다. 

 

어쨌든 최근 서울 매매 시장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민간 도시정비사업 활성화 및 부동산 세제 완화 공약에 대한 기대감으로 최근의 가격 하락세를 멈추고 반등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잠잠했던 전세 시장 또한 봄 이사 철 도래와 은행권의 전세 대출 재개가 맞물리며 가격이 꿈틀대고 있다.

 

11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과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는 937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8월 (4064건)부터 올해 2월(805건)까지 7개월 연속으로 감소해오다 8개월 만에 증가로 반전한 것이다.

 

지난 2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가 2006년 월별 통계 집계시작 이후 처음으로 1000건을 밑돌면서 바닥을 친 이후 대선을 계기로 반등했다는 분석이다. 매매 계약 등록 신고 기한(30일)을 고려하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는 1000건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재건축과 대출 규제 완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한시 배제 등 새 정부의 시장 친화적 정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매수 문의가 늘면서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 4일 한국부동산원 조사 기준으로 11주 만에 하락세를 멈추고 보합을 기록했다.

 

대선 이후 한 달 새 강남권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대통령 집무실 이전 호재가 있는 용산구의 아파트값이 상승세를 타며 오름폭을 키우는 양상이다.

 

실제로 부동산R114에 따르면 대선 직후 한 달 동안 용산구 아파트값이 0.38% 올라 서울에서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이어 중구(0.33%), 동작구(0.13%), 강남구(0.11%), 서초구(0.09%), 양천구(0.07%), 구로구(0.06%), 노원구(0.04%) 등의 순이었다.

 

특히 서울 25개 구 가운데 대선 직후인 지난달 11일 조사 당시 아파트값 상승 지역이 7곳이었으나 대선 약 한 달째인 지난 8일 조사에서는 상승 지역이 12곳으로 늘었다.

 

지난 한 달 동안 급매물이 소진되는 가운데서도 지역·단지별로 신고가를 경신하는 사례도 잇달았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11차 전용면적 183.41㎡는 지난달 17일 59억5000만원(4층)에 거래되면서 직전 최고가인 2020년 12월의 52억원(13층) 대비 7억5000만원 올라 역대 최고가를 새로 썼다.

 

◇ 임대차 시장 불안 불씨 여전…대선 직후 물량 17% 감소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전세와 월세 물건은 각각 16.9%, 16.7% 감소하면서 임대차 시장 불안의 불씨가 여전하다. 전·월세를 합한 임대차 물량은 이 기간 송파구(-24.4%)에서 감소 폭이 가장 컸고 이어 영등포구(-23.4%), 성북구(-23.3%), 도봉구(-21.6%), 강동구(-21.4%), 광진구(-21.2%), 서대문구(-19.7%) 등의 순이었다.

 

이는 겨울방학 이사 철이 끝나고 곧바로 봄 이사 철을 맞이하면서 임대 수요가 증가한 계절적 요인으로 풀이된다. 또 전세의 경우 최근 시중 은행들이 전세대출 문턱을 다시 낮추면서 수요와 가격을 자극한 측면도 있다.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보라매SK뷰 전용 84.98㎡는 지난 2일 13억원(23층)에 전세 계약을 체결해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이는 새 임대차법 시행 여파로 전셋값이 고공 행진했던 지난해 10월 19일의 종전 최고가 10억원(19층)보다 3억원 높은 가격에 거래된 것이다.

 

최근 지표상으로 서울의 전·월세 시장은 안정세를 나타내지만, 부동산 업계에서는 2년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한 전·월세 물건의 만기가 돌아오는 8월에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임대차 시장이 불안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오는 8월부터는 지난 2년간 가격을 5%밖에 올리지 못했던 임대인들이 한꺼번에 향후 4년치 인상분을 반영하면서 일시에 전·월세 가격이 치솟을 수 있기 때문이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새 정부가 임대차 3법 폐지나 축소를 검토하고 있지만, 더불어민주당의 협조가 필요한 사안인 만큼 임대차 시장의 불안은 불가피할 것"이라며"올해도 공시가격 급등으로 다주택자들의 보유세 부담이 더 커졌기 때문에 세입자에게 조세 부담을 전가하는 임대인들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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