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설날에 만남과 소통의 시간은 사회적 가치를 높이는 지름길이 될 수도

인물·칼럼 / 김완묵 기자 / 2023-01-22 07:23:40
소중한 사람들과 갈등을 넘어 화합의 시간이 되길
▲ 설레는 귀성길에 고속도로가 차들로 북적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소셜밸류=김완묵 기자] 민족의 명절 설을 맞아 우리 일상의 시계는 멈춰 섰다. 대신 그동안 소홀히 했던 사람들을 만나거나 인생의 소중한 사람들을 만나 특별한 시간을 갖고 있다.

 

설은 음력 1월 1일을 일컫는 말로 우리 조상은 상당히 오랜 시점부터 이날을 특별하게 기념해온 듯하다. 새해 첫날로서 신앙적 의미를 담아 소중하게 생각하는 만큼, 조상에 대한 차례를 지내며 저생의 조상과 현생의 가족이 재회하는 날쯤으로 기억되고 있다.

 

요즘은 대부분의 일상이 양력으로 이뤄지는 만큼, 새해 첫날이라는 의미는 사라진 듯하다. 저생과 현생을 연결하는 의미보다는 지금은 떨어져 살던 가족 간에 만남을 통해 유대를 강화하는 날쯤으로 여겨지지 않나 생각된다.  

 

어떻게 보면 굉장히 비효율적인 멈춤의 시간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현대적 의미에서 단절된 나와 가족을 연결하고 다양한 구성원과의 소통을 도모하며 정체성을 되찾는 시간이 된다면 나름 의미가 있어 보인다.   

 

현대사회에서 가족은 상당히 파편화된 조직으로 전락하고 있다. 1인이나 2인 가족이 늘면서 가족이라고 하지만 이웃이나 직장 동료보다 훨씬 못한 경우도 많고 가족의 뿌리를 생각하는 경우는 더구나 적다. 

 

설날에 추운 날씨를 뒤로하고 먼 길을 찾아 고향을 방문하거나 가족들과 만나 오붓한 시간을 즐기는 것은 잠시나마 가족의 원초적 관계를 복원하고 소외된 나와 가족을 연결하는 뜻 깊은 의미가 있다고 본다.

 

인간에 있어 소외감이나 외로움을 극복하는 첫 번째는 만남의 시간을 갖는 것이라고 본다. 내가 평상시 굉장히 외롭거나 소외됐다는 것을 느낀다면 어쩌면 누군가와의 만남이 부족해서인지도 모르겠다. 

 

흩어져 있던 가족들이 만나서 공동으로 제사상을 차리고 음식을 준비하며 즐겁게 대화를 나누는 시간은 그래서 더욱 소중할 수 있다. 조상에 존경심을 담은 차례라는 형식적인 의미를 넘어 누군가 대화가 필요한 사람들과 만나 진실한 화해와 소통, 스킨십을 도모한다면 설날과 같은 긴 멈춤의 시간은 결코 낭비의 시간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큰 가치를 재생산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본다. 

 

형식이나 격식에 너무 의존하기보다는 자유롭게 마음껏 많은 대화를 나누고 소통하는 자리로 설날을 활용했으면 한다. 어렵게 만난 자리에서 불쾌한 생각은 접어두고 덕담을 건네다 보면
마음의 묵은 찌꺼기가 하나하나 사라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진짜 한 해가 흘렀음을 느끼고 새롭게 시작하는 한 해를 온몸으로 받아들이는 시간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설날은 우리가 하나됨을 깨닫는 바로 인간의 정체성을 되찾는 시간인지도 모르겠다.  

 

특별할 것이 하나도 없는 날들을 맞아 새해 첫날이라는 의미를 부여하고 이를 기려온 것은 무한한 시간의 흐름 속에 인간이 살아가는 흥미로움을 되찾을 필요가 있었고, 정지된 시간을 통해 힐링하고자 하는 삶의 지혜가 숨어 있는 것 같다.

 

아무쪼록 어렵게 주어진 만남과 소통의 시간에 나 자신을 내려 놓거나 내놓음으로써 적극적인 힐링을 즐기고 갈등을 넘어 화합의 시간이 되길 바란다. 이는 사회적 동물인 인간이 인간다움을 찾고 사회적으로 가치를 향상시키는 지름길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 사회가치 공유 언론-소셜밸류.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