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핼러윈데이 앞둔 '이태원' 대규모 참사...방지할 수는 없었을까

인물·칼럼 / 김완묵 기자 / 2022-10-30 06:49:50
서울불꽃축제와 같이 효욜적인 관리 통해
엄격한 통제보다는 축제 욕구는 살려가야
▲ 사진은 29일 저녁 이태원 압사 사고가 나기 전 현장의 모습이다. 사람들이 너무 밀려 자신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파도처럼 떠밀려 다니는 모습을 연상시킬 정도로 밀집돼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소셜밸류=김완묵 기자] 행여 있을지 모를 나쁜 기운을 쫒아내며 열심히 달려온 일상에서 벗어나 즐거운 축제를 즐기려던 사람들에게 무슨 잘못이 있을 수는 없다. 다만 대형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데 보다 세심하지 못한 데서 드러난 인재라고 할 수 있다.

 

29일 밤 서울 이태원에서는 있어서는 안될 억장이 무너지는 참담한 대형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오후 10시가 넘어서 이태원세계음식거리 해밀톤호텔 옆 경사진 좁은 골목에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대규모 압사사고가 발생했다. 같은 유형의 사고라는 국내에서는 최대 규모로 인식된다. 

 

30일 새벽 6시까지 사망자가 149명에 이르고 부상자가 150여 명에 이른다. 사망자는 더욱 늘어날 수 있다니 8년 전 세월호 사건 이후 최대 사건사고로 기록될 전망이다.2014년 4월에는 세월호에 탑승한 안산 단원고 학생 등 304명이 사망하고 142명이 부상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연합뉴스 등을 종합하면 오는 31일 핼러윈데이를 앞둔 토요일인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는 10만 명 정도의 사람들이 몰려 축제를 즐기고 있었다. 주로 호기심이 많은 20대들로 늦은 밤이었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일제히 핼러윈의 명소인 이태원으로 몰려들었다고 한다.

 

문제는 과연 이태원이 10만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는 거리냐 하는 거다. 누가 봐도 이런 인원을 수용할 수 없는 비좁은 공간으로 판단된다.  

 

더우기 이태원 거리는 고도차가 심해 경사도가 급하고 이동이 원활하지 못한 단점이 있다. 이런 곳에 한껏 들떴던 젊은이들이 몰렸으니 이날 사고는 어쩌면 예견된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한 20대 여성은 "지하철역 쪽으로 가고 있었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오도 가지도 못하는 상황이었다"며 "떠밀려서 앞뒤로 오가기를 반복하다가 갑자기 사람들이 밀리면서 친구가 아래에 깔렸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20대 남성 김 모씨는 "밤 10시 30분쯤부터 사람이 밀려나기 시작하다가 10시 40분부터 앞쪽에서부터 차례로 사람이 넘어지면서 5∼6겹으로 쌓였다"고 당시 상황을 묘사했다. 그는 "골목 양쪽의 술집이나 클럽에 있는 사람들의 핼러윈 복장을 구경하고 사진을 찍는 사람들은 걸음을 멈추고, 또 어떤 사람들은 지나가려고 하다 보니 서로서로 부딪히며 일이 벌어졌다"고 했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가파른 클럽 골목에서 위에서 사람들이 미니까 도미노 마냥 소리 지르면서 쓰러졌다"면서 "밑에 (사람들이) 쓰러진 걸 모르는지 계속 밀어서 정말 죽는구나 싶었다"고 적었다.

 

이번 사건은 지난 8일 열렸던 서울불꽃축제와 대비된다. 서울불꽃축제는 100만명이 몰린다고 해서 걱정들을 많이 했다. 이에 시민들은 물론 서울시도 마음의 대비가 충분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축제 며칠 전부터 안전대책을 철저히 세우고 지하철을 무정차 운행시킨다든지 대책을 강구한 바 있다.  

 

서울시는 이미 핼러윈데이를 맞아 이태원에 주말 하루 최대 10만명이 몰릴 것이라는 예상을 한 것으로 알려진다. 그렇다면 이를 대비해 서울불꽃축제보다도 더 엄격하게 대책을 세웠어야 한다고 본다.

 

이태원에 10만명이 몰린다면 무슨 일이 발생할지를 시뮬레이션을 해본다든지 여러 구상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면 아마도 100만명이 몰린 서울불꽃축제보다도 더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르렀을 것이다.  

 

이를 충분히 홍보해 시민들에게 출입 자제를 당부하고 일부 구간 입장 통제 등의 대책을 통해 좁은 공간에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리는 일을 사전에 차단하는 노력을 기울였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번 사고는 그동안 코로나 19로 변변하게 야유 활동을 하지 못한 상황에서 예기치 않게 벌어진 일이라고 치부하기에는 너무 사상자가 크게 발생했다. 

 

정부 및 자치단체는 앞으로라도 유사한 사고가 발생할 여지가 있는 사안들을 잘 헤아려 사전에 사고를 완벽하게 방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엄격한 통제보다는 효율적인 관리를 통해 코로나19로 억눌린 축제 욕구를 방출할 수 있도록 기회를 살려가되 사고는 방지하는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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