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연율 3.2%를 기록해 마이너스 탈피
노동시장이 둔화하기를 원하는 연준의 바람을 내년까지 기다려야 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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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뉴욕증시가 22일(현지시간) 성장률이 마이너스에서 플러스로 크게 호전됐다는 소식에 되레 큰 폭 하락했다. 사진은 뉴욕증권거래소(NYSE) 입회장에서 트레이더들이 업무를 처리하는 모습/연합뉴스 제공 |
[소셜밸류=김완묵 기자] 미국 뉴욕증시가 반등 이틀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특히 3분기 미국의 성장률이 잠정치보다 개선됐다는 소식에도 하락세를 보여 금융당국의 긴축에 대한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긍정적 뉴스에 시장이 부정적으로 반응하는 전형적인 모습을 나타냈다는 평가도 나왔다.
22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48.99포인트(1.05%) 떨어진 33,027.49를 기록하며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56.05포인트(1.45%) 밀린 3,822.39를, 나스닥지수는 233.25포인트(2.18%) 하락한 10,476.12를 나타내며 장을 마쳤다. 아울러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전장보다 111.17포인트(4.20%) 급락한 2,533.33을 기록했다.
주요 종목으로는 테슬라가 8.8% 급락한 것을 비롯해 애플이 2.3%, 엔비디아가 7.0%, 마이크로소프트가 2.5%, 아마존닷컴이 3.4%, AMD가 5.6%, 메타가 2.2%, 구글의 알파벳이 2.0%, 넷플릭스가 0.07% 하락하며 장을 마쳤다.
이날 오후에도 미국 국채금리는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현지시간 오후 3시 38분 현재 10년물이 전날보다 0.009%포인트(0.9bp) 하락한 3.675%를 기록한 반면 2년물이 전장보다 0.056%포인트(5.6bp) 상승한 4.271%를 기록하고 있다.
외신과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국 뉴욕증시 투자자들은 3분기 성장률 등 경제 지표를 주목했다.
지표가 강한 모습을 나타내자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상 여지가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에 주가는 아래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긍정적 뉴스에 시장이 부정적으로 반응해온 최근 모습이 또다시 나타난 것이다.
미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연율 3.2%를 기록해 1분기(-1.6%), 2분기(-0.6%)의 역성장을 되돌렸다. 특히 이날 수치는 소비지출이 상향 수정되면서 잠정치인 2.9%를 웃돌았다. 개인소비지출은 2.3% 증가해 잠정치인 1.7% 증가에서 상향 수정됐다. 지난 2분기에는 2.0% 늘어난 바 있어 미국의 소비가 여전히 탄탄하다는 점을 시사했다.
지난 17일로 끝난 한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계절 조정 기준으로 전주보다 2천 명 증가한 21만6천 명을 기록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 전문가 전망치였던 22만 명보다는 적은 수준으로 노동시장이 매우 강했던 2019년 주간 평균인 21만8천 명을 밑도는 것이다.
다만 연준이 이러한 지표를 근거로 긴축을 강화할 경우 경기는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고용이나 GDP는 선행지표가 아니기 때문에 과도한 긴축이 내년 미국 경제를 침체로 몰아넣을 수 있다는 것이다.
콘퍼런스보드가 발표한 11월 미국의 경기선행지수는 전월보다 1.0% 하락한 113.5를 기록했다. 지수는 9개월 연속 하락해 6개월간 3.7% 떨어졌다. 콘퍼런스보드의 아타만 오질디림 이사는 "11월에 노동시장, 제조업, 부동산 관련 지표가 모두 악화했다"며 "이는 경제 성장에 대한 심각한 역풍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그는 연준의 긴축이 경제활동의 모든 영역을 위축시키고 있다며 내년 초에 경기침체가 시작돼 내년 중순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연말 연휴 모드로 거래량이 줄어든 것도 시장의 변동성을 확대했다. 다우존스 마켓 데이터에 따르면 전날 뉴욕 증시 거래량은 11월 29일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뉴욕증시는 오는 26일 크리스마스 연휴를 기념해 휴장할 예정이다.
억만장자 헤지펀드 매니저 데이비드 테퍼가 각국의 긴축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자신은 주식시장에서 매도 쪽에 있다고 언급하는 등 여전히 시장의 분위기는 비관적이다.
이날 장중 S&P500지수가 심리적 지지선인 3,800포인트를 밑돌면서 낙폭이 빠르게 강화됐다. 지수는 장중 최대 2.94% 하락하기도 했다. 나스닥지수도 반도체 관련주와 테슬라 주가가 급락한 여파로 동반 추락하면서 장중 3.7%가량 떨어지기도 했다.
투자회사 베어드는 내년 전자상거래와 온라인 광고 시장 둔화 등을 이유로 아마존, 알파벳, 메타 등 인터넷 대형주들의 목표가를 줄줄이 하향했다.
개별 종목 중에 테슬라 주가는 미국 일부 제품군에 대한 가격 할인 소식에 큰 폭 하락했다.
이날 반도체 관련 기업 주가는 전날 마이크론테크놀러지의 실적이 예상치를 밑돈 것이 영향을 미쳤다. 마이크론테크놀러지는 실적 부진과 인력의 10%를 감원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3% 이상 하락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주가가 단기적으로 반등할 수는 있지만, 내년 경기와 실적 둔화 가능성을 고려하면 하락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XM의 샤랄람포스 피수로스 선임 투자 애널리스트는 "연휴를 앞두고 유동성이 줄어든 데다 다음주 연말 포트폴리오 조정으로 인해 주가가 추가로 반등할 수 있지만, 해가 바뀌는 시점에 주가가 하락세를 재개할 것"으로 예상했다.
모건스탠리 글로벌투자오피스에 마이크 로웬가르트는 "실업보험 청구 건수가 약간 늘었으나 예상치를 밑돈 점은 노동시장이 둔화하기를 원하는 연준의 바람을 내년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의 랠리 이후 오늘 시장이 숨 고르기에 들어가는 것은 놀랍지 않다"며 "내년 실적이 회복력을 보일 것이라는 기대가 과장됐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내년 2월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은 67%로 나타났다. 같은 시기 0.50%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은 33%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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